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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2년 전 강원도 강릉에서 할머니가 몰던 차량 사고로 손자가 숨졌던 '강릉 급발진 의심 사고' 기억하는 분들 많을 겁니다.

여전히 법정 공방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유가족 측 요청으로 당시 상황을 재연하는 시험 감정이 진행됐습니다.

결과는 어떻게 나왔는지, 진상 규명은 어디까지 진행됐는지 친절한 뉴스에서 전해드립니다.

김세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2022년 12월 강릉에서 안타까운 급발진 의심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이 사고로 운전자였던 60대 할머니가 크게 다치고 뒷좌석에 앉았던 12살 손자, 도현 군이 숨졌는데요.

차량 결함으로 인한 급발진이냐 운전자인 할머니의 과실이냐 법원의 결론은 아직 내려지지 않았습니다.

법정 공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사고 차량과 같은 연식의 차량으로 같은 장소에서 '재연 시험'이 진행됐습니다.

국내에서 발생한 급발진 의심 사고 중 현장에서 이뤄진 첫 재연 시험입니다.

경찰이 통제하며 도로가 비워졌고 승합차 1대가 빠른 속력으로 내달리기 시작합니다.

해당 시험은 유가족 측의 요청으로 기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분석을 뒤집기 위해 진행됐습니다.

앞서 지난해 국과수는 차량 결함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경찰에 통보했습니다.

주된 분석 근거는 사고 직전 차량에 자동 저장된 마지막 5초의 기록이었습니다.

가속 페달을 100% 모두 밟은 것으로 저장돼 있다는 겁니다.

결국 국과수는 운전자 과실이 사고 원인일 수 있다는 취지의 감정 결과를 내놓았습니다.

하지만 유가족 측은 5초 동안 가속 페달을 밟았는데도 속도가 시속 110km에서 116km까지만 올라간 게 이상하다며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모두 4번 이뤄진 시험에서 가장 중요한 건 4번째 시험이었습니다.

시속 110㎞에서 5초 동안 가속 페달을 밟았을 때의 속도 변화를 관찰했는데, 차량 속도는 시속 140km까지 올라갔고 법원에서 선정한 전문 감정인의 분석치도 시속 136.5km가 나왔습니다.

[하종선/유가족 측 법률대리인 : "(마지막 5초의) EDR(사고기록장치)에 찍힌 (시속) 116km보다는 한 20km 더 높은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희가 주장하던 대로 (국과수가 분석한) EDR 신뢰성이 상실된 거로 볼 수 있다."]

이번 재연 시험의 차량 확보와 교통 통제 협조, 수천만 원의 감정 비용 등은 모두 유가족의 몫이었습니다.

현행 제조물 책임법은 차량 결함의 원인을 피해자가 입증하도록 했기 때문입니다.

유가족 측은 이런 원인 규명을 비전문가인 운전자 측이 아닌 자동차 제조사가 해야 한다며 법률 개정을 호소했습니다.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이른바 '도현이법' 제정이 논의됐지만, 법안만 발의됐을 뿐 21대 국회 통과는 불투명합니다.

[이상훈/고(故) 이도현 군 아버지 : "(21대) 국회에서 정말 민생을 위한다고 한다면 더 이상 대한민국이 급발진 의심 사고에 대한 불안감으로 살아가지 않도록 (법률을 개정해 주십시오)."]

앞서 경찰은 할머니에게 혐의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지만, 검찰은 추가 자료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재수사를 요청한 상태입니다.

유가족 측은 차량 제조사를 상대로 낸 7억 6천만 원 규모의 손해 배상 소송도 이어가고 있습니다.

망가질 수 있다는 걸 알면서도 자신의 차를 제공한 차주, 기꺼이 자원한 전문 운전자, 교통 통제에 협조한 시민들.

재연 시험에 시민들도 한마음 한뜻으로 나섰습니다.

모두, 하루빨리 진상 규명이 이뤄지길 바라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세희입니다.

영상편집:강지은/그래픽:민세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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