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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를 선택하는 기준이 과거와 다르게 많이 바뀌고 있죠. 돈을 더 많이 준다고 해도 근무 시간이 길거나 노동 강도가 세면 선호하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면서 직업 선택의 기준도 달라지고 있는 건데요.

특히 여성과 저연령, 고학력자일수록 직업을 선택할 때 임금보다 더 좋은 근무 여건을 주요 고려사항으로 여긴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한국은행 조사국이 오늘(23일) 발표한 '근무여건 선호와 노동시장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여성과 저연령, 고학력 근로자들이 근무여건(Job amenity)이 양호한 일자리에 많이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은은 "여성의 경우 육체적으로 힘들지 않고 유연한 근무 형태가 가능한 일자리를 더 선호하고 고학력 근로자들은 육체적 능력을 덜 요구하는 전문직 일자리에 더 많이 근무하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한은은 '근무여건'을 구체화하기 위해 유연근무, 재택근무, 육체적 강도, 업무 강도, 업무 자율성, 업무 독립성, 발전 가능성, 직업보람 등 8개 항목을 토대로 산출해 지수화했습니다.

■ 근무여건 좋을수록 직업 만족도↑

실제 근무여건은 직업 만족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은은 "직업 만족도가 높다고 응답할 확률은 근무여건 지수가 가장 높은 그룹이 가장 낮은 그룹에 비해 14.9%p 높았다"며 "여성, 저연령, 고학력 근로자가 남성, 고연령, 저학력 근로자보다 근무여건에 따른 직업만족도가 상대적으로 더 높게 나타났다"고 설명했습니다.


한은에 따르면 '근무여건 지수'가 높은 직업은 법률 및 감사 사무 종사자, 상품 기획과 홍보 및 조사전문가, 디자이너, 작가 및 언론 관련 전문가, 대학교수, 의회 의원과 고위공무원, 종교 관련 종사자 등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건설 및 광업 단순 종사자, 기계장비 설치 및 정비원, 하역 및 적재 단순 종사자 등은 근무여건 지수가 낮은 직업으로 꼽혔는데, 대체로 육체적 활동이 수반되며 단순 반복 위주의 강도 높은 업무가 많은 특징을 보였습니다.

산업별로는 정보통신, 금융보험, 교육, 전문과학기술 등에서 근무여건 지수가 높은 직업들이 많이 분포했고, 임금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더라도 업무 특성상 제조업과 건설업은 근무여건 지수가 평균을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소득 높을수록 근무여건 좋아…소득 불평등 악화


근무여건을 반영해 소득 불평등을 새롭게 측정할 경우 소득 불평등은 더 악화됐습니다.

소득 1분위 시간당 임금이 근무여건 반영 시 33.3% 증가하는 반면 소득 5분위는 42.9% 상승했습니다.

이로 인해 소득 5분위 배율은 근무여건 반영 전 4.0에서 반영 후 4.2로 증가했습니다. 한은은 이는 고소득 근로자들이 근무여건이 양호한 일자리에 종사하는 비중이 높은 데 기인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반면 남성과 여성 간 임금 격차는 줄어들었습니다.

근무여건을 반영하면 남성의 시간당 임금은 38.8% 증가하는 반면 여성은 44.8% 상승했습니다. 이로 인해 남성 대비 여성의 소득 수준은 근무여건 반영 전 70.5%에서 반영 후 73.6%로 3.1%p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여성들이 근무여건이 높은 일자리에 더 많이 종사할 뿐 아니라 더 많은 가치를 부여한 결과로 분석됐습니다.

■ "근무여건 중시" 더 강화될 듯…고령층·일자리 미스매치 문제

한은은 향후 경제활동인구에서 여성과 고령층 비중이 점차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근무여건'은 직업 선택 시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렇게 되면 근무여건 수준이 낮은 일자리의 인력난은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큰 만큼 해당 업종 근무 방식의 변화와 기술발전 등이 수반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고령층의 경우 임금보다는 근무여건에 대한 선호와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분석됐지만 현재 낮은 교육 수준 등으로 다른 계층과의 취업 경쟁에서 밀리면서 실제로는 근무여건이 양호한 일자리에 종사하는 비중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앞으로 일자리 미스매치 문제가 해결돼야 할 것으로 보이는 또 다른 지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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