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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기 힘들 수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제조업과 대기업 중심으로 성장해 온 한국식 국가 주도 성장 모델이 한계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감도

22일(현지 시각)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한국 경제의 기적은 끝났나(Is South Korea’s economic miracle over?)’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투자하기로 한 정부 결정으로 일각에서 우려가 나오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FT는 “한국 정부가 전통적인 성장 동력인 제조업과 대기업을 통해 다시 성장을 밀어붙이려 한다”면서 “그러나 이는 기력이 떨어진 기존 모델을 개혁할 의지와 능력이 없다는 것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FT는 “연금, 주택, 의료 개혁은 정체됐다”면서 “대기업에 대한 국가 경제 의존도를 줄이고, 기업가치를 제고하고, 서울을 아시아 금융 중심지로 만들겠다는 오랜 캠페인은 거의 진전이 없었다”라고 평가했다. FT는 6.4% 수준이었던 1970∼2022년 한국의 연평균 성장률이 2020년대 2.1%, 2030년대 0.6%로 둔화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한국은행 보고서도 인용하며 한국의 경제 성장이 위기에 직면했다고 강조했다.

한국 성장 모델 주축이었던 ‘값싼 에너지’와 ‘노동력’이 최근 흔들리고 있다고 FT는 지적했다. 이와 함께 저출산에 따른 인구 위기로 미래 성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FT는 보건사회연구원의 조사 결과를 인용해 2050년에는 생산가능인구가 2022년 대비 35% 가까이 감소하면서 국내총생산(GDP)이 28%가량 낮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FT는 한국의 이런 문제들이 가까운 시일 내에 개선될 것 같지 않다고 지적했다. FT는 “정치는 좌파가 장악한 입법부와 인기가 없는 보수 행정부로 양분돼 있으며, 이번 총선에서 좌파가 승리하면서 2027년 차기 대선까지 3년 이상의 교착 상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라고 했다. 차기 대선까지 정부가 개혁을 위한 동력을 확보하기도 어려운 상태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FT는 한국이 ‘너무 성공적’이었던 기존 모델에 쉽게 손대려 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FT는 “반세기도 안 되어 가난한 농촌 사회를 기술 강국으로 이끈 한국의 국가 주도 자본주의의 성과는 ‘한강의 기적’으로 알려졌다”면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한국이 훨씬 더 가난하고 덜 민주적이던 시기에 처음 개발된 경제 모델을 유지하려는 한국의 노력이 한계에 부딪쳤음을 보여준다”라고 평가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한국의 경제적 미래에 대한 경고가 과도하다는 지적도 내놓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한국과 달리 첨단 제조업을 포기했던 많은 서방 국가들이 후회하고 있으며, 미·중간 기술 경쟁도 한국에 유리하다는 것이다. 미국의 견제로 중국 반도체·배터리·바이오 기업들의 서방 시장 진출이 제한될 경우 한국이 혜택을 볼 가능성도 거론됐다. 또한 FT는 “방산, 건설, 제약, 전기차,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한국 기업들은 동남아시아, 중동, 남미 등에서 서구 기업들보다 뛰어난 역량을 보여주고 있다”라고 전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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