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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양이 잡거나 분양받기도
목 조르거나 흉기로 훼손해
재판부 "범행 수단·방법 잔혹"
기사 내용과 관련없는 부산 을숙도 고양이 사진. 부산동물학대방지연합 제공


길고양이들이 자신의 차에 흠집을 냈다는 이유로 고양이 수십마리를 잔혹하게 죽인 20대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창원지법 형사1단독 정윤택 부장판사는 최근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20대 A씨에게 징역 1년 2개월을 선고했다.

A씨는 2022년 12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10개월 간 경남 김해, 부산, 경북 성주, 대구, 경기 용인 등에서 총 54차례에 걸쳐 고양이 76마리를 잔혹하게 죽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인터넷 사이트에서 고양이를 분양받거나 길에서 잡은 고양이를 목 졸라 죽이고, 흉기로 몸을 훼손하는 등 잔혹한 방법으로 살해했다. 그는 한 번에 1마리에서 최대 4마리의 고양이를 죽이기도 했다.

A씨는 수사기관에 평소 자신이 주차해 놓은 차량에 길고양이가 흠집을 냈다는 이유로 고양이에 대한 혐오감이 생겨 이같은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계획적으로 반복해 범행을 저지르는 점, 범행 수단과 방법이 잔혹한 점 등을 보면 생명에 대한 소중함을 일깨우기 위해서라도 시설 내 격리가 불가피하다"며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초범이고, 반성하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어 "성장 과정에서 사람에 대한 실망이나 반감이 생겨 범행으로 이어진 측면이 보이는 등 정신 건강 상태가 범행의 단초가 된 것으로 보인다"며 "모친 등 사회적 유대 관계가 유지되고 있고, 그들의 관심과 사랑으로 교화할 여지가 있다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판시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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