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정진석(오른쪽) 국민의힘 의원의 신임 비서실장 임명 발표를 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어제 신임 대통령실 비서실장에 5선의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을 임명했다. 언론계와 국회부의장, 이명박 정부 시절 정무수석까지 지낸 '정무형' 비서실장 기용이다. “여야에 두루 원만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는 윤 대통령의 소개로 볼 때 압도적 여소야대라는 정치 지형에서 가교 역할을 당부한 것으로 해석된다.

윤 대통령은 이례적으로 정 비서실장과 홍철호 정무수석 임명까지 직접 발표하고, 1년 5개월 만에 처음으로 기자들의 질문도 받았다. 그간의 불통 이미지를 씻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보인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국정방향과 정책에 국민과 야당을 더 설득하고 소통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영수회담에 대해서도 “제가 하고 싶은 말을 하기보다 얘기를 좀 많이 들어보려 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이 야당과의 협력 의지를 보인 만큼 정 비서실장이 대화와 소통의 정치를 복원하는 데 역량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정 비서실장은 ‘백성을 지모로 속일 수도, 힘으로 누를 수도 없다’는 조선의 개국공신 정도전의 말을 인용하면서 “오직 국민의 눈높이에서 대통령께 객관적인 관점에서 말씀을 드리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일방통행식 국정운영과 인사문제 등 국정 전반을 두루 염두에 둔 발언으로 이해된다. 대통령의 자세 전환과 함께 견제나 반대 의사도 적극 개진할 수 있는 이른바 ‘레드팀’ 자세를 비서실이 갖지 않고는 하루아침에 국정운영이 바뀔 리 없다는 점을 명심하기 바란다.

정 비서실장은 여당의 총선 참패 이후 안팎으로 어수선한 대통령실 기강을 조속히 바로잡고, 총리와 후속 참모진 인사도 탕평과 소통에 중심을 둔 인사가 기용될 수 있도록 고언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야당은 “제1야당 대표에게 무수한 막말과 비난을 쏟아낸 인물”이라며 정 비서실장의 보수적 색채를 들어 “국민 기준에 현저히 떨어지는 인사”라고 비판하고 있다. 정치 복원의 가교 역할을 맡은 이상 정 비서실장이 사과할 부분은 사과하면서 원만한 대야 관계 구축에 힘써야 한다. 대통령의 변화와 정 비서실장 임명이 대화정치가 본격화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한국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13459 “의대 증원 회의록 없다” 장·차관 또 고발 랭크뉴스 2024.05.07
13458 “바이든, 역대 최저 지지율에도 트럼프와는 박빙” 랭크뉴스 2024.05.07
13457 ‘영웅’만 부각시킨 죽음: 소방관은 왜 돌아오지 못했나[프롤로그] 랭크뉴스 2024.05.07
13456 이젠 떡볶이 주문도 '벌벌'‥고공행진 외식물가 랭크뉴스 2024.05.07
13455 “휴전안 수용” “라파 작전 계속”…미국은 지상전 반대 랭크뉴스 2024.05.07
13454 “전세계약 종료 연락 받았어요”… 전셋값 급등에 임대차법 4년차 덮친다 랭크뉴스 2024.05.07
13453 청담동 한복판 새벽 4시부터 ‘쾅쾅’… 과태료 11번 맞아도 막무가내 공사 랭크뉴스 2024.05.07
13452 성심당 서울 오는데…"죄송, 안 팝니다" 입맛 다시는 이유 랭크뉴스 2024.05.07
13451 미 컬럼비아대 졸업식 취소…하버드·MIT는 시위 해산 최후통첩 랭크뉴스 2024.05.07
13450 모레 2주년 '회견'‥김여사·채상병 답변은? 랭크뉴스 2024.05.07
13449 "서울 근무 중 첫사랑과 재혼…이렇게 좋은 한국, 딱 하나 아쉬워" [시크릿 대사관] 랭크뉴스 2024.05.07
13448 공무원 등 특수직역연금 평균수급액, 국민연금보다 5.5배 많아 랭크뉴스 2024.05.07
13447 “외벽 휘고 타일은 수평도 안 맞아”… 신축 ‘하자’ 논란 랭크뉴스 2024.05.07
13446 차기 당대표 변수, 한동안은 한동훈 랭크뉴스 2024.05.07
13445 ‘세 번째 가석방 심사’ 받는 윤석열 대통령 장모, 5월 심사서 풀려날까 랭크뉴스 2024.05.07
13444 채상병 특검법·김 여사 의혹·의대 증원… 尹, 주제 제한 없이 터놓고 질의응답한다 랭크뉴스 2024.05.07
13443 "짜고치기"? "용산-검찰 갈라서나"?‥예의 주시 랭크뉴스 2024.05.07
13442 한국계 우일연 작가, 美 최고 권위 퓰리처상 수상 랭크뉴스 2024.05.07
13441 [사설] 600일 만의 대통령 기자회견…전향적 변화 보이길 랭크뉴스 2024.05.07
13440 총선 책임론? 되레 지지자 두 배 늘어난 한동훈, 당권 도전 수순 밟나 랭크뉴스 2024.05.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