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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 불륜·거짓말로 스톡옵션 취소
"회사에 손해 입혔다고 볼 수 없어"
사측 미이행에 따른 배당금도 인정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한국일보 자료사진


국내 안마의자 전문 기업 바디프랜드가 사내불륜을 이유로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박탈한 건 잘못됐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2부(부장 최욱진)는 A씨가 바디프랜드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12일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인용된 금액은 청구액 약 3억4,000만 원 중 8,400여만 원이다.

바디프렌드의 사업전략 본부장이던 A씨는 2014년 보통주 2만 주에 대한 스톡옵션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얼마 뒤, 사내 불륜사실이 발각될 위기에 처하자 이를 모면하기 위해 잘못을 다른 임원에게 뒤집어 씌웠다. 거짓말에 속은 회사는 다른 임원을 전보발령하고 이듬해 A씨에게 4만 주를 더 부여했다.

A씨의 꼼수는 금방 드러났다. 사건의 전말을 알게 된 바디프랜드는 2018년 4월 "회사에 중대한 손해를 입힌 경우 스톡옵션 부여를 취소할 수 있다"는 정관 조항을 근거로 들어 A씨의 스톡옵션을 취소하고 같은 해 6월 그를 해고했다.

A씨는 "주식 6만 주에 대한 권리를 인정해 달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자신의 비위 행위로 회사가 손해를 입은 건 없다는 취였다. 1심은 A씨 손을 들어줬고, 2심은 "A씨 모함이 발단이 돼 지급된 4만 주는 제외하라"고 판단했다.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되자 그는 2만 주에 대한 스톡옵션 행사가 4억 원을 공탁했다.

하지만 법원 판결에도 바디프렌드가 버티자 A씨는 다시 한번 소송을 걸었다. 회사가 스톡옵션에 따른 권리를 인정해 자신이 받을 배당금을 내놓으라는 것이었다. 회사는 다시 한 번 "비록 앞선 소송에서 스톡옵션 취소가 인정되지는 않았지만 당시로서는 취소할 만한 정당한 사유가 있었다"고 맞섰다.

손해배상 소송 재판부는 A씨 주장이 옳다고 봤다. 다만 공탁 전에는 주식 매입을 위한 '주금납입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보고, 공탁 이후 지급된 배당금만 인정했다. 재판부는 "관련 소송에서 취소사유가 없다는 것이 확정됐다는 점에서 회사의 주장은 받아들일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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