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산하 공론화위원회(이하 공론화위)가 선택한 ‘더 내고 더 받는’ 연금 개편안에 대한 청년들의 반응은 회의적이다. 선택된 안(보험료율 13%·소득대체율 50%)대로 가면 국민연금 기금고갈 시기가 6년 늦춰진다. 2030세대는 22일 중앙일보 통화에서 “그때 우리는 노인이 될텐데 국민연금의 혜택을 받을 수 있을까”라고 반문한다.

김상균 연금개혁 공론화위원장이 22일 국회 소통관에서 숙의토론회 및 시민대표단 설문조사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청년들은 ‘더 내고 더 받는’ 연금 개편안은 미래세대를 외면한 선택이라고 비판했다. 숙명여대 김민경(23)씨는“더 받는다는 것 자체가 미래세대 의견을 반영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저출산·고령화 현상이 계속되는 미래에는 연금 수급 인구는 늘어나지만 보험료 내는 사람은 줄 것”이라면서 “앞으로 보험료를 납부하는 세대의 의견은 포함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국민연금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불신도 나온다. 보험료는 더 많이 내지만, 연금은 못 받는 세대가 될 수 있다는 걱정이다. 김 씨는 “국민연금에 대해 공부하지 않아도 청년층은 확실히 줄고, 노인층은 더 늘어나는 건 모두가 다 아는 사실”이라면서“직장인 친구들이 ‘보험료 많이 떼 간다. 받지도 못할 것 같은데’ ‘국민연금 보험료 안 내는 방법 없냐’고 불만을 토로한다”고 말했다.

연금개혁과 관련 청년세대 입장을 전파해 온 김설(32) 연금유니온 집행위원장도 이번 결정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김 위원장은 “2060년 이후에 우리 세대가 연금을 받게 될 때, 높은 보험료율을 누가 감당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걱정했다. 그는 “현재 세대부터 보험료율을 높이는 쪽으로 가는 게 맞는 방향이다”면서 “그런데 소득대체율을 같이 올리면 보험료율 인상의 효과가 상쇄되고 만다”고 말했다. 이어 “‘이만큼 내니까, 이만큼 받아야 한다’는 게 당연한 생각이라고 이해하면서도, 누구를 위한 개혁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런 점에서 1,2안보다 더 많은 선택지가 공론화위원회에 제시됐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1안이 ‘더 내고 더 받자’, 2안이 ‘더 내는데 그대로 받자’로 제시됐는데, 심리적으로는 ‘더 내면 더 받아야 하는 거 아니야’하는 의견으로 기울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래세대를 위한 적극적인 개혁이 아닌 미루는 결정을 한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향후 국민연금이 고갈되지 않는다면, 이번 안이 낫다고 하는 의견도 있다. 경북대 김주영(21)씨는“추가적인 개혁 조치가 이뤄져 국민연금의 생명이 계속 연장된다면, 어른 세대뿐만 아니라 청년 세대도 국민연금 혜택을 더 받아야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 우리끼리 ‘국민연금을 폐지해라’고 하지만. 그렇지 못할 것 같다”면서 “그렇다면 미래에 ‘더 받게 하는’ 국민연금이 청년 세대를 보듬어 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12703 "스프반 물반" 놀라운 변화…한라산 라면국물, 90% 줄었다 랭크뉴스 2024.05.05
12702 한국 상조업이 낯선 美 사모펀드... 프리드라이프 매각 길어지는 이유 랭크뉴스 2024.05.05
12701 '대통령 격노설' 김계환 사령관 15시간 조사 랭크뉴스 2024.05.05
12700 [7시 날씨] 어린이날, 전국 비…곳곳 강한 비바람 랭크뉴스 2024.05.05
12699 출시 석달만에 5조원 넘긴 신생아 대출…3분기엔 소득기준 완화 랭크뉴스 2024.05.05
12698 "그들은 누구로든 변장" 대놓고 홍보하는 中스파이, 유럽 골치 랭크뉴스 2024.05.05
12697 [중견기업 해부] 현대차 따라 인도 간 서연이화, 올해도 최대 실적 기대 랭크뉴스 2024.05.05
12696 "벨기에 상원의원, 3년 간첩 활동"…中스파이에 골치 아픈 유럽 랭크뉴스 2024.05.05
12695 "눈물 난다"…교실 드러눕던 아이, 1300만 울린 '초등래퍼' 됐다 랭크뉴스 2024.05.05
12694 국회에도 어린이날이 올까?…21대 국회 잠들어 있는 아동 법안들 랭크뉴스 2024.05.05
12693 [삶-특집] "아이들을 내놓을리 없습니다…그들에게는 돈이니까요" 랭크뉴스 2024.05.05
12692 '청년희망적금→청년도약계좌' 50만명 육박…4명 중 1명꼴 가입 랭크뉴스 2024.05.05
12691 “올해 금리 인하” VS “대선 전 안돼”…선거철 앞두고 흔들리는 중앙은행 랭크뉴스 2024.05.05
12690 [단독]‘멍때리기 대회 어떻게 여나요’ 문의하곤 무단 개최한 지자체 축제…민간 기획 도용 ‘비상’ 랭크뉴스 2024.05.05
12689 "난 꿈 많아" 교실 드러눕던 아이, 1300만 울린 '초등래퍼' 됐다 랭크뉴스 2024.05.05
12688 홍삼이 이것도? 호흡기 질환 ‘뚝’ 랭크뉴스 2024.05.05
12687 "목욕탕서 내 치부 드러냈다" 여자 목사님의 고백 랭크뉴스 2024.05.05
12686 "돈 벌어도 투자할데가 없다" 워런 버핏의 한탄…버크셔 헤서웨이 현금 자산 '역대 최고' 랭크뉴스 2024.05.05
12685 미국 지켜주는 미사일?…1기당 163억, 비싸고 말 많은 SM-3 [이철재의 밀담] 랭크뉴스 2024.05.05
12684 ‘인간 몰살’이 꿈인 고양이···근데 너무 귀엽잖아?[오늘도 툰툰한 하루] 랭크뉴스 2024.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