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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감사원의 한 직원이 공기업 감사 과정에서 서류를 조작해 멀쩡한 제품을 성능 미달로 둔갑시킨 사실이 적발됐습니다.

당시 피해를 입은 업체가 6년에 걸쳐 문제를 제기한 끝에 이같은 조작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습니다.

정재우 기잡니다.

[리포트]

발전소 급수펌프에 달아 전력 소모를 절감시켜주는 장비입니다.

한국남부발전은 지난 2011년과 2012년 이 장비 3대를 16억 원에 구매했습니다.

이 장비들은 2018년 감사원의 감사 과정에서 성능이 기준에 못 미친다는 지적을 받았는데, 성능 시험 결과 자료가 사실과 다르게 조작됐던 것으로 최근 감사원 내부감찰에서 밝혀졌습니다.

당시 현장 감사를 맡았던 감사원 5급 감사관은 성능 기준을 충족한다는 시험 성적서를 감추고, 대신 '기준 미달'로 나온 비전문가의 자문서를 정식 자료로 보고했습니다.

감찰 결과 자문서를 작성한 비전문가는 감사관의 지인이었고, 피감기관인 남부발전에는 정상적인 성적서를 제출하지 말라고 지시한 정황도 드러났습니다.

이 같은 서류 조작과 은폐는 장비 납품업체의 6년에 걸친 이의제기와 정보공개청구 소송 끝에 드러나게 됐습니다.

[장비 납품업체 관계자 : "바로잡는 데 너무 많은 시간이 걸려서 그 기간 동안 고스란히 피해를 감내할 수밖에 없었던 부분에 대해서는 억울한 측면이 큽니다."]

해당 감사관은 감찰 과정에서, 다른 피감기관에 대한 고압적 행태 등도 문제가 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감사원은 징계위를 통해 감사관을 해임시키고, 직권남용과 업무 방해, 허위 공문서 작성 혐의로 검찰에 수사의뢰했습니다.

KBS 뉴스 정재우입니다.

영상편집:김형기/그래픽:최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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