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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강서구 일대에 조성 중인 에코델타시티. 2028년까지 3만여 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부산 강서구 강동동과 명지1동, 대저2동 일대 11.7㎢ 규모 부지에 조성 중인 에코델타시티. 오는 2028년까지 약 3만 가구, 7만 6천여 명의 주민이 입주할 예정입니다. 서부산을 대표할 신도시로 조성 중인데, 완공을 한참 앞두고 법정동 명칭 선정으로 전국적인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전국 첫 외국어 법정동 명칭 추진

부산 강서구는 에코델타시티가 들어서는 강동동과 명지1동, 대저2동 일부를 합쳐 하나의 법정동을 신설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주민 불편과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는 건데요.

이 과정에서 동 명칭을 정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지역주민과 입주예정자 등을 대상으로 선호도 조사도 벌였습니다. 대상자 8,168명 중 3,719명이 응답했고 , '에코델타동'이 1,787표(48%)로 가장 많은 표를 얻었습니다. 또 가람동(608표·16%), 삼성동(336표·9%) 순으로 많았습니다.

부산 강서구는 선호도 조사를 토대로 구의회 의견 등을 청취해 법정동 설치 승인 요구안을 부산시에 냈고, 부산시는 지난달 초 시민단체 등 의견을 덧붙여 이를 행정안전부에 제출했습니다. 만약 승인이 난다면 전국에서 처음으로 법정동 명칭이 외국어로 만들어지는 겁니다.

법정동은 등기부등본 등에 쓰이는 법적 주소입니다. 행정동은 관할 기관에서 행정 효율성 차원에서 설정하는 주민센터 기준의 행정 기준을 뜻합니다. 행정구역상 행정동과 같은 곳도 있고 다른 곳도 있습니다. 부산의 경우 법정동은 249곳이지만 행정동은 205곳입니다.

지난달 8일 전국 한글단체 등에서 외국어 법정동 설립을 반대하며 집회를 벌이고 있다.

■"나쁜 선례 될 것"..."우리 마을 명칭은 우리가"

계획이 발표되면서 한글 단체 등 반발이 잇따랐습니다. 외국어 이름을 선호하는 현상이 법정동 명칭 선정에도 나타났다는 건데, 한글문화연대 등 전국 75개 한글단체가 참여해 '에코델타동 취소 운동본부'를 결성했습니다. 전·현직 국회의원 1,350명에게 호소문을 보내고 서명 등을 받아 시민운동 동참을 요구하고 있고, 부산시청 앞에서 1인 시위 등도 벌여왔습니다.

에코델타동 취소 운동본부 원광호 본부장은 "(에코델타동 명칭이)확정된다면 외국어로 동 이름을 정하는 나쁜 선례가 될 것"이라며 "비슷한 방식으로 동 이름을 바꾸려는 시도가 잇따를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반면 에코델타시티 입주 예정자들은 애초 에코델타시티라는 사업으로 신도시가 조성된 만큼 "익숙한 이름으로 법정동 명칭을 정하길 바라는 것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국제화 시대에 외국어라고 해서 무조건 배척하는 것은 시대 퇴행적인 인식"이라고 비판했습니다. 특히 "자신들이 살아갈 마을 이름은 자신들이 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는데요.

에코델타시티 발전연합회 이선빈 의장은 "입주를 해서 살아갈 입주예정자들 의견이 더 중요하다"며 "외부에서 지적이 잇따라 당황스럽다"고 말했습니다.

두 단체 모두 행정안전부 결과에 따라 추가 행동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행안부는 강서구의 외국어 법정동 신청에 대해 먼저 부산시에서 명칭 타당성 검토 등을 해달라고 요구했다.

■행안부, 부산시에 명칭 타당성 검토 요구

이런 상황에서 행안부는 부산시가 제출한 요구안에서 동 명칭 등에 대한 부산시 타당성 검토 등이 빠졌다며 보완을 요청했습니다. 외국어 법정동 명칭에 대한 부산시 입장을 말해 달라는 의미입니다.

부산시나 주변 의견은 참고사항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명칭 적절성을 놓고 시민단체와 입주예정자 등 사이에 갑론을박이 이어지는데다 전국적인 논란거리가 되면서 행안부도 결정을 내리는데 부담을 느끼는 거로 풀이됩니다.

부산시가 입장을 놓고 고심 중인 가운데, 행정안전부는 오는 6월쯤 법정동 신설 승인 여부를 결정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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