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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이재용 당시 삼성전자 상무가 쪽방촌의 극빈 환자를 치료하는 요셉의원을 방문한 모습. 오른쪽은 요셉의원 설립자 고(故) 선우경식 원장./위즈덤하우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쪽방촌의 극빈 환자들을 무료 진료하는 병원인 요셉의원에 20년 넘게 후원해 온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 회장의 후원은 서울 영등포 요셉의원 설립자인 고(故) 선우경식 원장의 삶을 담은 책 ‘의사 선우경식’을 통해 공개됐다.

이 책에는 ‘쪽방촌 실상에 눈물을 삼킨 삼성전자 이재용 상무’라는 소제목으로 2003년 6월에 이 회장이 상무 시절이던 요셉의원을 방문한 일화가 담겼다. 선우 원장이 삼성 호암상을 받은 지 얼마 되지 않았을 시기였다.

이 회장이 방문한 쪽방촌에는 맹장 수술을 받고 회복 중인 엄마가 아이 둘을 데리고 누워있었다. 저자는 “이 상무는 작은 신음 소리를 내며 손으로 입을 가렸다”고 했다. 당시 동행했던 직원은 “열악한 환경에서 사는 사람의 모습을 처음 봤기에 터져 나오는 눈물을 참은 것이었다”고 했다.

이후 선우 원장이 “빈곤과 고통으로 가득한 삶의 현장을 보셨는데 어떤 생각이 드셨습니까?”라고 묻자 이 회장의 얼굴은 굳어 있었다고 한다.

이 회장은 선우 원장에게 “솔직히 이렇게 사는 분들을 처음 본 터라 충격이 커서 지금도 머릿속에 하얗다”고 했다.

그리고는 이 회장이 양복 안주머니에서 1000만원이 들어 있는 봉투를 꺼냈다고 한다. 그 이후부터 매달 월급의 일정액을 기부하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의 이같은 선행은 외부에는 공개되지 않았다가 이번에 책이 출간되며 세상에 알려졌다.

선우경식 원장은 1945년 평양에서 태어나 가톨릭의대를 졸업했다. 미국 뉴욕 브루클린에 있는 킹스브룩 유대인 메디컬 센터에서 내과 전문의로 수련한 뒤 귀국했다.

교수 생활을 하며 주말에 무료진료 봉사를 다니던 선우 원장은 1987년 서울 관악구에 노숙자, 알코올 의존증 환자 등 가난한 이들을 위한 무료 의료시설 요셉의원을 설립했다.

그는 독신으로 지내며 오로지 환자들을 위해 헌신했다. 위암 투병 중에도 마지막까지 환자를 진료하던 선우 원장은 2008년 4월 뇌출혈로 쓰러져 63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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