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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셔터스톡
최근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에서 아편 중독에 걸린 주민들이 사망하는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아편은 양귀비의 덜 익은 꼬투리에서 유액을 말려 채취한 마약의 일종이다.

22일 데일리NK 보도에 따르면 함경북도 소식통은 "지난 13일 길주군에서 아편 중독으로 이혼을 당해 혼자 살던 50대 남성이 태양절(4월 15일, 김일성 생일) 포치(선전·선동을 통해 사업을 조직하고 홍보하는 행위)를 위해 찾아갔던 인민반장에 의해 사망한 채로 발견됐다"고 전했다.

평소 하루에 2번 이상 아편을 복용해온 그는 올해 들어 빚진 돈을 갚지 못할 정도의 경제난에 아편을 구하지 못하면서 정신 이상 증세를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지난 3일에는 아편에 중독돼 제대로 경제 활동을 하지 못하고 집까지 팔아 떠돌이 생활을 해오던 50대 남성이 길거리에서 사망한 채로 발견됐다는 목격담이 나오기도 했다. 그의 신원은 군 안전부가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확인됐다고 한다.

북한에서 아편은 오래전부터 만병 통치약으로 여겨지고 있다. 설사 등 비교적 흔한 질병에 걸려도 아편을 복용할 만큼 의약품 대용으로 많이 쓰인다고 전해졌다.

심지어 아편 주사를 6개월에 한 번 씩 맞으면 뇌경색이나 뇌출혈 방지에도 효과가 있다는 인식이 있어 노년층에서 정기적으로 아편을 주사하는 경우도 흔한 것으로 전해진다.
미얀마의 양귀비 꽃밭. 아편은 양귀비의 덜 익은 꼬투리에서 유액을 말려 채취한 마약의 일종이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AFP=연합뉴스

문제는 이렇게 의약품 대신으로 아편을 사용하다가 그 과정에 양을 조절하지 못하거나 과도하게 자주 복용하면서 중독자들이 생겨나기도 한다는 것이다. 특히 농촌 지역에서는 일부 개인 집들에서 단속을 피해 몰래 아편을 심고 재배하면서 중독자가 점점 늘어났다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소식통은 “한번 아편 중독에 걸린 사람들은 끊지 못하고 집안의 재산을 다 팔아서라도 아편을 산다”면서 “이런 실정으로 아편 중독에 걸린 사람들은 길가에 나앉거나 이혼 당해 혼자 사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아편 중독자들이 최근의 경제난으로 식량이 떨어져 배를 곯는 데다 돈이 없어 아편을 구하지 못하면서 떨림, 두통, 불안 등의 증상에 시달리다 결국 숨을 거두는 사건들이 발생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다른 소식통에 따르면 함경남도 함흥시에서도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필로폰 대신 아편을 찾는 주민들이 늘어나 아편 중독에 걸리는 경우가 다수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함경남도 소식통은 “함흥시는 빙두(필로폰)를 생산하는 지역이어서 그런지 전국에서 빙두 사용률이 가장 높은 도시에 속했는데, 최근에 사람들이 돈이 없어 빙두 대신 아편 주사를 맞기 시작했다”며 “그러다 보니 아편에 중독돼 고통에 시달리는 사람들도 생겨났다”고 밝혔다.

그는 “아편 중독에 걸린 사람들은 발음도 정확하지 않고 온몸을 사시나무 떨듯이 떠는 등 별의별 증상을 보인다”면서 “흥남구역의 경우에는 이런 증상을 보이는 사람들이 한 인민반에 2명 정도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아편이나 빙두 같은 마약을 사고파는 것은 원래 단속 대상인데 안전원들이 뇌물을 받고 무마해주는 식으로 돈벌이 수단으로 여기고 있다”며 “중독자들이 늘어나고 사람들이 이로 인해 죽어가는 심각한 상황임에도 대책은 없고 제대로 된 단속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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