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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일 운행 전 서울역발 시승 행사…넓은 실내공간·개별 창 적용
'동력분산식' 구조로 힘 좋고 가속 잘돼…2027년부터 17편성 도입


KTX-청룡 시승열차 운행 기념촬영
[촬영 임성호]


(서울·대전=연합뉴스) 임성호 기자 = "어! 파란 기차다. 아빠, 저게 청룡 기차 맞죠?"

22일 오전 9시 52분, 서울역 4번 승강장으로 처음 보는 디자인의 하늘색 열차가 천천히 들어왔다. 옆면에는 창문 주변의 검은색 도색 아래로 황금색 곡선이 쭉 뻗어 있었다. 맨 앞 출입문 옆에는 'KTX 청룡'이라는 이름이 선명했다.

국토교통부와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오는 5월 1일 신형 고속열차 KTX-청룡의 운행을 앞두고 이날 언론과 330여명의 국민 시승단에 무료 시승 기회를 제공했다. KTX-청룡이 일반 국민을 태우고 운행하는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서울역에 진입하는 KTX-청룡(GIF)
[촬영 임성호]


시승단은 플랫폼에서 저마다 열차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고 열차에 올라탔다. 다자녀 회원을 별도로 모집한 만큼 자녀들과 동승한 부모들이 많았다.

시승 행사는 서울역에서 출발해 대전, 동대구를 지나 부산역까지 왕복하는 여정으로 진행됐다. 취재진은 이 가운데 서울∼대전 구간을 약 58분 동안 탑승했다.

KTX-청룡은 객실에 들어서자마자 '전반적으로 넓어졌다'는 느낌이 들었다. 레일에서 지붕까지 높이는 4천㎜로 2010년 도입된 KTX-산천보다 75㎜ 늘었다. 폭은 3천150㎜로 180㎜ 넓어졌다.

덕분에 통로가 커져 두 명이 부딪히지 않고 엇갈려 지나갈 수 있게 됐다. KTX-산천은 통로 폭이 450㎜였는데, 청룡은 604㎜다.

아울러 좌석 간 앞뒤 공간이 126㎜로 20㎜ 늘어났다. 자리에 앉아 보니 무릎 앞에 주먹이 들어가고도 공간이 넉넉히 남았다.

'개별 창'이 적용된 KTX-청룡(위)와 기존의 KTX-산천
[촬영 임성호]


현장에서는 객실 창문이 '개별 창'으로 바뀐 점이 가장 편리하다는 반응이 많았다. 기존 KTX-산천, 수서고속철도(SRT) 등 고속열차는 앞뒤로 두 좌석이 하나의 큰 창을 공유하는 형태여서 다른 승객과 블라인드를 같이 써야 하거나, 다른 승객 모습이 창에 비쳐 보이는 등의 불편함이 있었다.

이기철 코레일 차량 본부장은 "자리마다 설치된 창문으로 프라이버시도 존중하고, 조망권을 확보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편의 사항도 대폭 확충됐다. 좌석마다 무선 충전기와 USB 포트, 220V 콘센트가 장착돼 휴대전화 등을 손쉽게 충전할 수 있다. 객실 내 와이파이 중계기를 '열차 2량당 1개'에서 '1량당 2개'로 늘린 것도 특징이다.

KTX-청룡에서 휴대전화 무선 충전을 하는 모습
[촬영 임성호]


천장에 부착된 모니터는 19인치에서 21.5인치로 키웠다. 우등실에는 좌석마다 주문형 비디오(VOD)를 시청할 수 있는 스크린을 장착했다.

아내, 두 자녀와 함께 시승한 송희웅(44)씨는 "정말 편하고 쾌적해 감격스러울 정도"라며 "좌석마다 충전기와 창문을 설치해 승객을 많이 배려한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KTX-청룡은 뛰어난 순간 가속력을 갖춘 것도 특징이다. 열차가 광명역을 지나 고속 선로에 진입하자 일반 KTX보다 훨씬 더 속도가 빨리 높아지는 듯했다.

KTX-청룡이 정지 상태에서 시속 300㎞까지 내는 데 걸리는 시간은 3분 32초로, KTX-산천(5분 16초)보다 1분 44초 줄었다. 전체 객차 아랫부분에 동력장치를 분산 설치한 '동력분산식' 구조를 채택해 기관차가 앞뒤에서 객차를 끌고 밀며 가던 '동력집중식'보다 힘이 좋고 가·감속 능력이 뛰어나다.

KTX-청룡 열차를 설명하는 이기철 코레일 차량본부장
[촬영 임성호]


출력을 기존 KTX-산천의 8천800㎾(1만1천800마력)에서 9천120㎾(1만2천230마력)으로 높인 덕에 최고 속도도 시속 320㎞로 20㎞ 더 빨라졌다. 다만 2028년 평택∼오송 2복선화 사업이 완료되기 전까지는 KTX-산천과 같은 속도로 운행할 예정이다.

객차마다 동력장치가 달렸지만, 소음과 진동이 크지 않았다. '공기 스프링'을 설치해 고속 주행 중 흔들림을 잡고 승차감을 높였다.

KTX-청룡은 다음 달부터 경부선 4회·호남선 2회 등 하루 6회 운행한다. 서울∼부산은 단 2시간 17분, 용산∼광주송정은 1시간 36분이 걸리도록 정차역을 최소화한 급행 고속열차로 운행한다. 경부선은 기존 KTX보다 18∼24분가량 단축된다.

5월 1∼19일 사이 운행하는 열차 승차권은 1만7천884명이 구매해 예매율 33.1%를 기록했다. 도입 첫 주의 예매율은 4월 마지막 주 같은 시간대에 운행하는 다른 열차 예매율의 2배에 달한다.

노준기 코레일 마케팅처장은 "KTX-청룡에 대한 국민의 기대가 높은 것으로 보인다"며 "5월 2편성 운행을 시작으로 2027년부터 17편성을 도입해 수원·인천발 KTX 등에 투입하고 전국적으로 운행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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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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