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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률 14%를 앞세워 투자자를 모집해 온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체(온투업)에서 60억원대 금융사고가 발생했다. 투자 자금을 모은 온투업체 대표는 차주가 잠적해 원금 상환이 불가능하다며 연락 두절 상태이고, 투자자들은 사기를 의심하며 집단소송을 추진중이다. 경찰에 고소장이 접수돼 금융당국도 수사결과를 주시하고 있다.

2022년 5월 금융위원회에 온투업체로 등록된 디에셋펀드는 수입축산물을 담보로 차주가 대출을 신청하면 펀딩 금액 1억8000만~2억5000만원, 3~4개월 만기의 수익률 14% 상품을 출시해 투자 자금을 모았다. 상환 재원은 축산물 판매 수익금으로 마련됐고, 개인투자자는 동일 차주에 대해선 500만원, 총 금액 2000만원 한도로 투자할 수 있었다.

온투업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유치해 필요한 차주에 대출해주고 원금과 이자를 투자자에게 돌려주는 것으로, 2020년 관련 법이 시행되며 제도권으로 들어왔다. 동산을 담보로 대출이 필요한 차주에게 온투업체가 크라우드 펀딩 형식으로 자금을 연결해준다는 점에서 P2P(Peer to Peer)금융으로도 불린다.

디에셋펀드가 고시한 바에 따르면 2016년 설립 이후 이번 달까지 1341개의 상품을 출시해 2647억원을 유치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25일 출시된 1312호 상품부터 지난 4일 출시된 1341호 상품까지 총 30개 상품의 투자금 61억8000만원은 금융사고로 현재 상환 불능 상태에 빠졌다.

금융사고 사실이 고지된 것은 지난 5일 회사 홈페이지를 통해서다. 디에셋펀드는 “그간 당사와 정상적인 금융거래를 해오던 차주사들의 연락 두절 및 일부 채무불이행으로 창고 내 담보물 확인불가 상태”라고 밝혔다. 이후 세 차례 추가 공지를 통해 ‘금융사고로 원금 상환이 불가능하다’며 금감원에 관련 내용을 신고하고 차주를 대상으로 강남경찰서에 고소장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대표이사 명의의 사과문도 냈다.

지난 18일 경향신문이 방문한 디에셋사옥이 불이 켜진 상태로 비워져있다. 김경민기자


이후 디에셋펀드 대표이사 조모씨도 투자자들의 연락을 받지 않은 채 잠적 중이다. 회사도 사실상 셧다운 상태다. 지난 18일 경향신문이 찾은 디에셋펀드 사옥은 불은 켜져있지만 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같은 층에서 근무하는 A씨는 “지난주부터 사람이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은 사기를 의심하고 있다. 디에셋펀드 측은 지난 3일 금감원에 금융사고 신고를 했다고 했지만 그 이튿날인 4일에도 투자자를 모집했고, 모집이 완료된 5일에야 사고 사실을 고지했다.

디에셋펀드 담보물 사진. 독자 제공


담보물 자체도 의혹 투성이다. 투자자 C씨는 “대표이사는 자기도 당했다고 하지만, CCTV도 있고 냉동 창고도 관리해 확실히 담보물을 관리하고 있다더니 어느 순간 없어졌다는 게 가능한 말이냐”고 했다.

실제로 디에셋펀드는 상품 판매시 담보물에 대한 정기 검수를 진행한다고 밝혔지만, 공식 블로그에 게시된 창고 시찰 사진은 2020년 11월이 마지막이다. 담보 사진은 제공됐지만, 선하증권(화물을 수령·선적했음을 인증하는 증권) 등 주요 내용은 가려져 있어 투자자가 직접 담보물의 세부 내용을 확인할 수 없었다.

이 때문에 투자자들은 2016년 동양생명 육류담보대출 사기 사건과 비슷하다는 의혹을 제기한다. 당시 동양생명 등 금융사 10곳은 차주의 창고에 보관된 담보 수입 축산물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상태로 대출을 해 약 6000억원 규모의 손실을 입었다.

경향신문은 수 차례 디에셋펀드와 대표이사에 연락을 시도했으나 회신이 오지 않았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창고 담보물에 대해선 권한이 없어 경찰 수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며 “만약 담보없이 (대출)했다면 형법상 사기에 해당하고, 온투업법상 위반 사항이 있었는지는 확인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담보물 관리는 업자가 해야될 의무이고, 업자가 잘못했을 땐 제제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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