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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금토드라마 <수사반장 1968>의 한 장면. MBC 제공


“파하~”

장장 18년에 걸쳐 큰 사랑을 받은 ‘박영한 형사’가 35년 만에 돌아왔다. MBC 금토드라마 <수사반장 1958>을 통해서다.

<수사반장 1958>은 한국형 수사물의 시초 격인 <수사반장>(1971~1989)의 프리퀄이다. 1958년 소도둑 검거 전문 박영한(이제훈)과 동료 형사 3인의 활약을 그린 레트로 범죄수사극이다.

19일 방송된 1회는 원조 박영한 형사 최불암의 등장으로 문을 열었다. 1992년 종남경찰서장으로 퇴직한 그는 떡을 사들고 종남서로 찾아간다. 경찰서에서 후배 경찰들의 경례를 받은 그는 대를 이어 형사가 된 손자(이제훈)와 포옹을 한다. “할아버지, 사랑해요.” 원작 주인공에 대한 존중의 의미를 담은 이 장면은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하기 충분했다.

이어진 방송에서는 1958년 황천 출신으로 소도둑 검거율 1위인 박영한 형사가 서울의 중심 종남경찰서로 부임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가 펼쳐졌다. 한국 전쟁 직후, 정계 진출을 꿈꾸는 정치 깡패 이정재와 그 부하들이 판을 치고 부패한 경찰이 이들과 결탁하면서 서민들의 살림은 팍팍해진다. 경찰을 향한 신뢰가 바닥인 가운데 정의로운 형사 박영한과 동료들은 서민들을 위해 나선다. 정통 수사극보다 활극에 가까운 분위기를 지닌 드라마이지만, 격동기를 배경으로 하는 만큼 1960년 3·15 부정선거와 4·19혁명, 1961년 5·16 쿠데타 등 굵직한 사건을 다룰 것으로 보인다.

박영한 형사 역의 이제훈은 최불암 특유의 웃음소리인 “파하~”를 그대로 선보이며 원작을 기억하는 옛 세대에 웃음을 선사했다. 중장년 시청자들은 40년 전 봤던 <수사반장>을 떠올리며 리모컨을 들었다. <수사반장 1958>을 챙겨봤다는 60대 초반의 A씨는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제목 때문에 봐야겠다는 마음이 생겼다”며 “어린 시절 생각이 나서 좋았다”고 말했다.

2030 시청자들은 최근 대중문화 전반에 불고 있는 ‘레트로 열풍’의 연장선상에서 드라마를 봤다. 방송 직후 X(구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드라마 속 등장인물들의 패션과 ‘기생오래비’ ‘포도대장’ 같은 대사를 두고 “재미있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수사반장 1958>의 박영한(이제훈)은 소도둑 검거율 1위 형사다. 고향 황천에서 이름을 날린 그는 서울의 중심 종남경찰서로 새로 부임한다. MBC 제공


<수사반장> 외에도 추억의 드라마를 되살리려는 움직임은 활발히 일고 있다. 국내 최초 SF스릴러로 평균 시청률 38%를 기록한 MBC 드라마 <M>(1994)은 <M: 리부트>로 돌아올 예정이다. 심은하의 1인3역을 소화한 주인공 마리 역에는 <재벌집 막내아들>(2022) 박지현의 출연이 검토되고 있다.

‘한류 드라마’ 대표 격인 MBC 드라마 <대장금>(2003) 역시 리메이크가 확정됐다. 의녀가 된 서장금의 일대기를 다룬 <의녀 대장금>으로, 주연 이영애는 이미 지난해 출연을 결정했다. 대본 집필 작업을 마친 뒤 오는 하반기 촬영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윤은혜·주지훈 주연의 MBC <궁>(2006)도 리메이크된다. 제작사는 출연진과 방영 시기를 확정한 뒤 올해 안에 촬영을 시작한다.

방송가 리메이크·리부트 바람은 예능프로그램에서 먼저 불었다. 지난해 SBS는 토크쇼 <강심장>(2009~2013)을 되살린 <강심장리그>를 선보였다. 연애와 사랑을 주제로 한 토크 버라이어티 JTBC <마녀사냥>도 막 내린지 7년 만에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티빙을 통해 부활했다.

추억의 드라마·예능의 리메이크는 넘쳐나는 콘텐츠 속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으려는 방송가의 노력 중 하나다. 고정적 팬층이 확보된 IP를 활용하면 새로운 콘텐츠 론칭의 위험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추억의 프로그램 리메이크는 고령화한 TV 시청자층을 TV 앞으로 불러들이는 데도 유리하다. MBC가 <대장금>, <허준> 등 옛 인기 드라마를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하는 유튜브 채널 ‘옛드’는 300만명 넘는 구독자를 확보하고 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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