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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민, 23일부터 서울 전 지역 확대
“소비자 불신 해소 위한 것…가게에도 도움”
자영업자 “가격까지 통제하나” 불만 고조

서울 마포구에서 디저트 카페를 운영 중인 A씨는 최근 배달 플랫폼으로부터 한 고객의 컴플레인을 전달받았다. 내용은 배달 가격이 매장 가격보다 비싸다는 불만 제기였다. A씨는 “배달 수수료 등을 감안해 몇백원 올려 받은 것뿐인데 이렇게 신고를 당할 줄은 몰랐다”며 “사장이 가격도 마음대로 정하지 못하느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배달의민족이 배달과 매장가격이 동일한 가격임을 인증하는 ‘매장과 같은 가격’ 제도를 23일 서울 전역에 확대 도입하는 것을 두고 자영업자들이 반발하고 있다. 배민 측은 배달 가격이 매장보다 비쌀 수 있다는 소비자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이같은 제도를 운영한다는 방침이지만, 자영업자들은 “가격까지 플랫폼이 통제하는 것이냐”며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매장과 같은 가격’ 인증은 배민에서 실제 가게의 메뉴 가격과 배민 앱 판매 가격이 같은 지 검증한 후 플랫폼 화면에 인증 배지를 부착해주는 제도다. 배민은 지난해 11월부터 서울 구로구 지역에서 이 제도를 시범적으로 시행했다.

배민 측은 이 제도가 안착하면 배달 가격에 대한 의구심을 없애 소비자가 안심하고 주문할 수 있게 되고, 이는 매장 매출 증가로 이어진다고 강조한다. 배민에 따르면 해당 배지를 받은 가게들은 3주 후 방문 수가 약 28.9%, 주문 수는 23.8%, 매출은 31.1% 증가했다. 배민 관계자는 22일 “외식업의 기본을 잘 지키는 가게가 인증 제도를 이용한다면 가게 경쟁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현장에서도 사장님들의 호응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의 배달 가격에 대한 우려는 최근 배달 앱들이 일제히 무료배달을 시행하면서 더 커졌다. 혹여 플랫폼사가 출혈 경쟁에 따른 비용을 점주들에 부담하게 하고, 점주들은 음식 가격을 높여 소비자들에 전가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실제 상당수의 식당이 배달 가격을 매장 가격보다 비싸게 받고 있다는 점도 소비자들에겐 달갑지 않다. 한국소비자원이 지난해 2월 배달 앱에 입점한 서울 시내 34개 음식점을 조사한 결과 20곳(58.8%)이 매장과 배달 가격을 다르게 책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영업자들은 매장과 배달로 각각 제공되는 음식의 양, 용기 등이 다른데도 같은 가격을 받아야 하느냐고 항변한다. 앱 중계수수료와 광고 비용 등이 더해진 만큼 가격을 높여 받아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인천에서 국숫집을 운영하는 B씨는 “배달 용기가 커서 담기는 음식량이 많고, 함께 제공되는 수저·반찬그릇 등 일회용기 가격을 감안해 1000원을 더 받는데 마치 부당한 행동을 하는 것처럼 비춰져 불쾌하다”고 말했다. 경남 지역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C씨는 “인증 제도가 업주 자발적으로 시행된다지만 결국 인증을 안 받는 가게가 어떤 형태로든 패널티를 받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배민을 제외한 배달업계는 자영업자들의 반발을 의식해 가격 관련 인증 표시를 도입할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시장 점유율 60% 이상을 차지한 배민이기 때문에 업주 반발을 무릅쓰고 도입이 가능한 것”이라며 “점주들은 장기적으로 상당한 압박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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