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여성, 콘서트만 하면 침체한 지역 경제도 활활 불타오르게 하는 ‘미스 아메리카나’. 미국의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35)를 지칭하는 수식어들이다. 스위프트는 이달 2일 발표된 미국 포브스의 2024년 새 억만장자들 명단에 다른 유명인들과 함께 이름을 올렸는데, 포브스는 스위프트를 오로지 노래와 공연만으로 10억달러 이상의 부를 축적한 최초의 음악인이자 가장 유명한 억만장자로 꼽았다.

최근 새 앨범을 낸 스위프트가 다시 미국 연예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스위프트가 전날 발표한 새 앨범의 수록곡 ‘땡큐 에이미(thanK you alMee)가 미국의 또다른 유명인 킴 카다시안을 겨냥한 노래라는 해석이 나왔기 때문이다. 노래 제목에 대문자로 표현된 글자만 읽으면 킴(KIM)이 된다. 킴 카다시안과 테일러 스위프트는 앙숙이라고 칭하기에도 부족할 정도로 수많은 일들이 얽혀 있다.

미국 맨해튼에서 공연하는 테일러 스위프트./로이터=연합뉴스

신곡에서 대놓고 ‘못된 여자애’로 지칭된 킴 카다시안
20일(현지 시각) 뉴욕타임스(NYT)는 배드 블러드(Bad blood)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스위프트와 카니예 웨스트(현 가수 ‘예’), 킴 카다시안 사이에 있었던 14년 간의 불화의 타임라인을 소개했다. 이번 앨범곡에서 스위프트는 ‘에이미’를 학교에서 동급생들을 괴롭히는 못된 여학생으로 묘사하며 분노를 표출했다. 가사에는 “네가 펀치를 날리는 동안 난 뭔가를 만들고 있어” “피가 솟구칠 때 밤하늘을 향해 ‘F---’ 에이미”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스위프트가 킴 카다시안과 그들의 관계를 노래에 담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4년 전 그녀의 싱글 ‘Look What You Made Me Do’에서는 자신을 향한 비난을 뜻하는 뱀 이모티콘을 전면에 내세워 분노를 표출했다. 또 그 전에는 MTV에서 자신에게 못된 행동을 벌인 카니예 웨스트를 용서한다는 의미의 ‘Innocent’를 발매하기도 했었는데, 그 후에 카니예가 재차 스위프트를 모욕하면서 다시 관계가 최악으로 치달은 것이다.

악연의 모든 시작은 2009년 MTV비디오 뮤직어워즈였다. 당시 스위프트는 ‘You Belong With Me’로 올해의 여성 부문 비디오상을 수상했는데, 수상 소감을 하는 도중 카니예 웨스트가 무대로 올라 마이크를 뺐었다. 그리고는 “테일러 상 받은 걸 축하해요. 하지만, 비욘세의 비디오가 최고였어요”라고 외쳤다. 시상식은 아수라장이 됐고 곳곳에서 웨스트를 향한 야유가 터져나왔는데, 당시 고작 10대였던 스위프트는 비난 마저 자신을 향한 것으로 생각하고 잠적하기도 했다. 해당 영상을 보게된 버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마저 웨스트에게 ‘멍청이’라고 칭했고, 그를 향한 여론이 날카로워지자 카니예 웨스트는 스위프트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스위프트가 받아주는 모양새로 마무리됐다.

그러나 카니예 웨스트는 2016년 새로운 앨범을 내놓으면서 한 노래에서 스위프트를 노골적으로 조롱하고 성희롱했다. 웨스트의 ‘famous’에는 “나는 테일러와 성관계를 가질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 왜냐고? 내가 그 X을 유명하게 만들어줬으니까” 등의 가사를 넣었으며, 해당 곡의 비디오에는 밀랍으로 만든 스위프트의 나체 인형이 등장한다. 이에 스위프트와 팬들은 분노하며 웨스트에게 해명을 요구했다. 이때부터 당시 그의 아내였던 킴 카다시안과, 그녀의 자매들인 카다시안 패밀리들이 참전하면서 대형 진영싸움으로 확대됐다.

미국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 /연합뉴스

연예계 넘어 경제와 정치까지 영향을 미치는 미스 아메리카나
킴 카다시안이 녹취 파일을 공개하기 전까지 웨스트는 스위프트와 아내인 킴 카다시안의 동의를 구한 내용이라고 주장했다. 스위프트는 “그런 동의를 해본 적이 없으며 웨스트는 당시 신곡 홍보를 해달라고 부탁했고 우린 거절한 뒤 앞으로 여성 비하적 가사를 쓰지 말아달라고 부탁했었다”고 주장했다. 킴 카다시안은 각종 인터뷰에서 해당 주제가 언급되면 “스위프트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 남편은 분명히 허락을 구했고 나도 그 현장에 있었다”고 주장했다.

카니예 웨스트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커져갈 때 킴 카다시안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스냅챗을 통해 웨스트와 스위프트의 통화 녹취를 공개했다. 녹취록에서 스위프트는 웨스트가 쓴 성희롱적 내용와 욕설(bitch)이 포함된 가사에 대해 멋진 것 같다고 호응하고 있었다. 이에 여론이 완전히 뒤집히고 스위프트는 거짓말쟁이의 아이콘이 되어 뱀 이모티콘과 함께 조롱당했다. 이 조롱에는 킴 카다시안의 자매들인 카다시안 패밀리 켄달 제너와 카일리 제너 자매들, 저스틴 비버, 배우 젠데이아 등이 참여했다. 반면 테일러의 진실을 믿는 스위프트의 친구들도 있었는데, 지지 하디드, 셀레나 고메즈, 블레이크 라이블리 등으로 이루어진 ‘테일러 스쿼드(테일러 사단·Taylor squad)’다.

그러나 카다시안이 공개했던 녹취는 조작된 것으로 밝혀졌다. 2020년 웨스트의 소셜미디어 계정이 해킹되면서 통화녹음 원본 파일이 공개됐는데, 원폰 파일에서 스위프트는 성희롱적 가사 및 여성비하적 단어들의 사용에 동의하지 않았다. 스위프트가 동의한 부분은 “내가 널 유명하게 만들었어”라는 한 부분일 뿐인데, 카다시안이 녹취록 중 일부만 짜깁기해 공개했던 것이다. 웨스트 부부에게 비판이 쏟아지자 카다시안은 ‘스위프트 측이 해킹을 주도했다’는 주장으로 여론전을 펼치려 했으나 옹호받지 못했고 1년 후 부부는 이혼 절차를 밟는다.

악당을 물리치고 마침내 영웅의 자리에 오른 듯한 서사에 스위프트의 팬들은 훨씬 더 커지고 견고해졌다. 웨스트의 가사대로 그가 스위프트를 더 유명해지게 된 셈이다. 이후 스위프트는 점점 더 승승장구했는데, 타임지는 2023년 올해의 인물로 연예인 최초이자 여성으로서는 두번째로 테일러 스위프트를 선정했다. 올해의 인물 선정 이유에는 그녀의 음악적 성공도 있었지만 인터뷰의 상당 부분이 카다시안과의 불화로 채워졌을 정도다. 미국의 팝 음악 산업을 상징이 된 스위프트는 콘서트가 열리는 지역 전체의 경기가 부흥하는 경제 효과를 발생시킨다는 의미의 ‘스위프트노믹스(Swiftnomics)’라는 신조어도 탄생시켰다.

스위프트의 영향력은 예술분야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스위프트는 2020년 대선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지지했는데 지지율 열세의 바이든 대통령이 최근 한번 더 스위프트의 지지를 희망하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지지자들은 “스위프트는 사실 정부의 비밀 요원”이라는 터무니없는 사실을 유포시키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월 “나는 재임기간 스위프트를 비롯한 모든 음악가들을 위한 ‘음악현대화법’에 서명했으며, 그녀가 나와의 의리를 저버릴리가 없다”는 내용의 SNS 글을 올리기도 했다.

조선비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11621 임현택 의협 신임 회장 "의료농단 바로잡겠다…2000명 의대증원 뜯어 고칠것" 랭크뉴스 2024.05.02
11620 '초통령' 도티, 철도 선로 촬영 논란…"폐선으로 오인" 사과 랭크뉴스 2024.05.02
11619 대구 ‘박정희 동상’ 도시로…홍준표, 끌려나가는 시민단체에 비웃음? 랭크뉴스 2024.05.02
11618 “46억에 왜 사냐” 기안84 낡은 건물, 5년새 16억↑ 랭크뉴스 2024.05.02
11617 "아빠 돈으로 '재개발' 엄마 땅을"‥'공수처장 후보 '딸 의혹' 파문 랭크뉴스 2024.05.02
11616 수도권남부 광역버스·전용차로 늘린다…"출퇴근시간 30분 단축"(종합) 랭크뉴스 2024.05.02
11615 오늘 국회 본회의서 ‘이태원특별법’ 처리 합의…‘채상병 특검법’은 대치 랭크뉴스 2024.05.02
11614 “아이폰 때문에 회사 지각했어요”...울리지 않는 ‘아이폰 알람’ 랭크뉴스 2024.05.02
11613 초등생이 3층서 던진 킥보드 맞고 중학생 '기절'… "처벌 어려워" 랭크뉴스 2024.05.02
11612 단월드 "절대 종교 아냐, BTS와 무관"…하이브 연관설 부인 랭크뉴스 2024.05.02
11611 [속보] 황우여, 국민의힘 새 비대위원장으로 확정 랭크뉴스 2024.05.02
11610 두배로 뛴 '배'값…과일발(發) 밥상물가 불안 계속되나 랭크뉴스 2024.05.02
11609 오늘부터 '빅맥세트' 7천원대···맥도날드·피자헛 가격 인상 랭크뉴스 2024.05.02
11608 "황교안에게 50억 줘야 공천"‥전광훈 검찰 송치 랭크뉴스 2024.05.02
11607 [단독] 김오수, 로펌으로 못 돌아간다…정부 "취업 불승인" 랭크뉴스 2024.05.02
11606 尹정부 '국가비상금' 어디 썼나‥용산이전·해외순방 '1순위' 랭크뉴스 2024.05.02
11605 심문받는데 옆방에 아내와 딸이…87살 오병철의 진실규명 랭크뉴스 2024.05.02
11604 국민의힘 "민주, 채상병 특검법 강행 없어야‥혹독한 대가 치를 것" 랭크뉴스 2024.05.02
11603 프랑스 “18세 미만 청소년 인스타그램 금지 검토” 랭크뉴스 2024.05.02
11602 민주당 "尹, 예비비 쌈짓돈처럼 꺼내 써... 민생 예산은 외면" 랭크뉴스 2024.0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