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쌍방울 사외이사 시절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과 비비안 행사장에서 촬영한 사진. 독자 제공
쌍방울그룹의 대북송금 의혹 등으로 재판을 받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검찰청 술판’ 의혹 제기에 이어 이번엔 “검사가 검찰 고위직 출신의 전관 변호사를 동원해 회유했다”고 새롭게 주장했다. ━
이화영 ‘술판’ 의혹 이어 ‘전관 변호사 회유’ 주장
이 전 부지사는 22일 변호인인 김광민(경기도의원) 변호사를 통해 공개한 자필 자술서에서 “검찰 고위직 출신의 변호사를 수사 검사가 연결해 만났고 1313호실의 검사 사적 공간에서 면담했다”고 썼다. 그는 “해당 변호사가 ‘김성태의 진술을 인정하고, 대북송금을 이재명을 위해서 한 일이라고 진술해주면 재판 중인 사건도 유리하게 해주고 주변 수사도 멈출 것을 검찰에서 약속했다’고 설득했다”며 “해당 변호사와 검찰 주선으로 몇 차례 더 면담했다”고 주장했다.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변호인이 공개한 이 전 부지사의 자술서. 김광민 변호사 제공
이 전 부지사는 “김성태, 방용철 등 쌍방울 관계자와 검사, 검찰 수사관 등과 연어회와 소주를 곁들여 저녁 식사를 했다”고 재차 주장했다. 하지만 식사와 술을 마신 정확한 일시는 제시하지 못했다.
그는 술과 식사를 한 장소로 ‘1313호실 영상녹화조사실’을 꼽으며 “김성태가 연어가 먹고 싶다고 하자 연어회·회덮밥·국물 요리가 배달됐다. 흰 종이컵에 소주가 따라졌다. 나는 한 모금 입에 대고 더 이상 마시지 않았다”고 썼다. 이어 “김성태는 여러 잔을 마셔서 얼굴이 불콰해졌고 교도관 2~3인이 영상녹화조사실 밖에서 대기하고 있었다”며 “김성태가 붉어진 얼굴이 가라앉으면 가야 한다고 해서 검사, 수사관 등과 환담을 계속했다”고 했다.
또 “검찰 조사를 받으러 가서 김성태, 방용철 등을 만날 때마다 수발을 들러 온 쌍방울 직원들이 1313호실 앞 창고라고 쓰인 공간에 모여 있었다. 김성태가 먹고 싶다고 하면 짜장면·갈비탕이 준비됐다”며 “김성태, 방용철의 행태를 말리는 교도관과 ‘그냥 두라’고 방조하는 검사와의 충돌도 있었다”고도 적었다.
이 진술은 이 전 부지사가 지난 4일 62차 공판 당시 법정 진술했던 내용과 차이가 있다. 당시 그는 “창고라고 쓰인 곳에서 술도 한번 먹었던 기억이 있다”며 “소주였다. 얼굴이 벌게져서 한참 얼굴이 진정되고 난 다음 귀소했다”고 했었다.
수원지검이 작성한 이화영 측의 허위 주장 번복 경과. 수원지검
━
회유 의혹 제기 전관 변호사 신상은 공개 안해
김 변호사도 이날 별도의 입장문을 통해 “적대적 공범 관계인 김성태·방용철과 이 전 부지사를 같은 날, 같은 시간, 같은 검사실에서 피고인 신문조차 없는데도 소환한 것은 매우 큰 문제이고 ‘김성태·방용철을 같은 날 같은 장소에 소환해 회유·협박했다’는 이 전 부지사의 진술과도 일치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검찰은 (회유에 넘어오지 않는) 이 전 부지사에게 검찰 고위직 전관 변호사를 만나게 하고, 해당 변호사는 검찰과의 메신저 역할을 했다”고 주장하면서도 해당 변호사의 명확한 신상은 공개하지 않았다.
대신 “수원지검과도 특수한 관계가 있는 전관 변호사로, 수원구치소에서 이 전 부지사를 접견하기도 했으니 구치소 접견 기록으로 확인이 가능할 것이고, 수원지검 출입자 명단에도 기록이 남아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 전 부지사의 출정기록 등 정확한 정보가 확보되기 전까지 구체적인 반박, 특히 연어 음주 날짜에 대한 반박은 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는 음주 날짜와 관련해선 기존 6월 말 ~7월 초라던 주장과 달리 지난해 5월 2·5·10·13·17·19·22·23·24·25·26·29·31일과 6월 2·6·7·9·12·14·15·16·18·20·21·22·28·30일 등을 제시하고 수원지검에 “해당 일자의 출정기록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