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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주 임산부 사망 비극…남편·4살 딸도 숨져
지난 20일(현지시각) 이스라엘군의 공격을 받고 사망한 엄마의 배 속에서 태어난 팔레스타인 아기. 라파흐/로이터 연합뉴스

지난 20일(현지시각) 이스라엘군의 공격이 이어졌던 가자 남부 라파흐에 한 생명이 기적같이 찾아왔다.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어린이 13명을 포함한 최소 19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그날 밤, 엄마 배 속에 있던 1.4㎏ 아기가 응급 제왕절개 수술을 통해 세상에 나왔다고 의사 모함메드 살라마가 로이터 통신에 밝혔다. 임신 30주였던 아기 엄마인 사브린 알사카니는 이스라엘군 공격을 받아 사망한 후였다. 남편과 4살짜리 딸 마락도 세상을 떠났다.

아기는 위태로운 상황이었다. 수술을 맡은 쿠와티 병원의 의료진은 가슴을 두드리는 등 응급조처를 했고, 아기는 안정을 되찾아 가자지구 내 설치된 아랍에미리트(UAE) 야전 병원 인큐베이터 안에서 회복 중이다. 의료진은 아기에게 ‘순교자 사브린 알 사카니의 아기’라는 표식을 붙여뒀다. 아기의 이름은 엄마를 따라 ‘사브린 주다’로 정해졌다고 에이피(AP) 통신은 21일 밝혔다.

지난 20일(현지시각) 이스라엘군의 공격을 받고 사망한 엄마의 배 속에서 태어난 팔레스타인 아기(왼쪽)가 가자지구 남쪽 라파흐의 한 병원 인큐베이터에서 회복하고 있다. 라파흐/로이터 연합뉴스

의료진은 아기가 앞으로 3~4주 동안 회복을 한 뒤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것이라면서 “병원을 떠나 가족, 이모나 삼촌에게, 조부모에게 갈지 우리가 지켜볼 것”이라고 했다. 이어 “가장 큰 비극이 여기에 있다. 아기가 살았지만, 태어나자마자 고아가 된 것”이라고 했다. 가자 보건당국은 지난해 10월 전쟁이 시작된 뒤 가자지구에서 사망한 팔레스타인인 3만4천여명 가운데 3분의 2가 어린이와 여성이었다고 밝혔다.

가자의 참상은 되풀이되고 있지만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스라엘 인질 구출을 위해 하마스에 군사적 압박을 가하겠다고 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텔레그램을 통한 유월절(유대민족의 출애굽 기념일) 영상 연설에서 “불행히도 하마스는 모든 인질 석방 제안을 거절했다”며 “따라서 우리는 하마스를 고통스럽게 타격할 것이다. 곧 그렇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어 “며칠 안에 우리는 하마스를 군사적, 정치적으로 압박할 것”이라며 “그것만이 인질 구출과 승리 쟁취를 위한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8일 “승리를 위해 라파흐에 진입해 테러 부대를 제거해야 한다”며 “이 작전은 반드시 실행할 것이다. 우리는 날짜도 잡았다”고 밝힌 바 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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