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29일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가진 국민의힘 지도부와의 오찬에서 창밖을 보며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오찬 회동이 불발되면서 여권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 전 위원장은 지난 21일 “지난 금요일(19일) 오후, 월요일(22일) 오찬이 가능한지 묻는 대통령 비서실장의 연락을 받았다”며 “지금은 건강상 이유로 참석하기 어렵다고 정중히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김용태(경기 포천-가평) 당선인은 22일 YTN 라디오에서 “건강상의 이유로 대통령과 만나지 않는다면 국민께서 많이 불안해하시고 불필요한 오해가 날 것”이라며 “적절한 시기에 대통령과 한 전 위원장 간 오찬이 빨리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 재선 의원도 “한 전 위원장이 불편할 부분도 있을 수 있다”면서도 “날짜를 멀찍이 잡더라도 일단은 대통령 초청에는 만나는 것이 맞다”고 했다.
전여옥 전 의원도 전날 밤 늦게 자신의 블로그에 “중요한 것은 지금이 위중한 시기라는 것”이라며 “니 탓 내 탓하며 성질부리고 꼬장 부릴 때 아니다”라고 적었다. 이어 “지금 윤 대통령과 한 전 위원장이 함께 손을 잡고 ‘위기의 강’을 건너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동훈(왼쪽)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김경률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 연합뉴스
국민의힘에선 두 사람의 오찬 불발을 갈등으로 해석하지 말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출신의 강승규(충남 홍성-예산) 당선인은 이날 SBS 라디오에서 “한 전 위원장 입장에서는 쉼표가 필요한 시간”이라며 “갈등을 양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두 분이 오랫동안 일을 같이해왔던 것만큼 적절히 관리해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성일종 의원도 MBC라디오에서 “윤 대통령과 한 전 위원장 간 결별이라고 표현하는 것에 동의하기 어렵다”며 “성급하게 생각할 것은 없다”고 했다. 오신환 전 의원은 KBS라디오에서 “여러 가지 정치적 해석을 할 수는 있겠지만 대통령이나 한 전 위원장이나 상황은 굉장히 심플하다”며 “현재 한 전 위원장은 심신이 지쳐있고 힘든 상황”이라고 했다.
반면 한 전 위원장 측에선 오찬 회동 제안 방식에 대한 불만이 나왔다. 김경율 전 비상대책위원은 이날 CBS라디오에서 “아무리 지금 한 전 위원장이 백수 상태라고 하더라도 금요일에 전화해 월요일 오찬을 제안한 부분은 이해가 안 된다”며 “정말 만나려고 했더라면 시간을 두고 ‘날짜 두세 개 줘 봐라’, ‘적절한 시간을 정해 봐라’고 해야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직접 연락하면 되실 텐데 비서실장과 원내대표, 이렇게 두 다리를 건너서 제안한 것도 좀 그렇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