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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경찰 "독일서 왔다"는 청년에게
"진짜 어디에서 온 것이냐" 재차 물어
법원 '베를린 차별금지법 위반' 판결
게티이미지뱅크


독일 지방법원이 베를린주(州) 경찰이 아프가니스탄 이주자의 후손인 청년에게 인종차별 언행을 했다고 인정하고 750유로(약 110만 원)를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2020년 6월 베를린에서 차별금지법이 시행된 이래 경찰이 인종차별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것은 처음이다. 인종차별로 인정받은 발언은
"너는 진짜 어디에서 왔느냐"
는 질문이었다.

20일(현지시간) 독일 차별금지협회(advd), 독일 언론 포커스 등에 따르면 '셰드 N'이라는 이름의 원고는 대학생이었던 2020년 7월 베를린 미테에서 친구와 함께 자전거를 타던 중 두 명의 경찰에게 제지를 당했다. 자전거를 타던 중 통화를 했다는 이유에서다. 신원 확인 과정에서 경찰은 신분증을 요구했고 N은 건강보험증을 제출했다. 이어 경찰은 '어디에서 왔냐'고 물었고,
독일 서부 도시인 보훔에서 태어난 N은 "보훔 출신"이라고 답했다. 그러자 경찰 중 한 명이 다시 물었다. "'진짜' 어디에서 왔냐."


N은 경찰의 질문이 단순히 출생 지역이 아닌 출신 국가를 묻고 있다는 점에서 인종차별이라고 봤다. 베를린 차별금지법인 '일반평등대우법'(LADG)은 '어느 누구도 성별, 민족, 인종 및 유대주의적 속성, 종교 및 세계관, 장애, 만성 질환, 나이, 언어, 성 및 성적 정체성, 사회적 지위로 차별받지 않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를 위반했다고 본 것이다. 경찰이 심문 과정에서 N을 윽박질렀다는 점도 의심을 키웠다. 경찰은 '태어난 곳을 물어본 것일 뿐'이라고 해명하며 보상금으로 100유로(약 14만7,000원)를 제안했지만, N은 이를 거부하고 2021년 말 소송에 돌입했다.

약 3년간의 소송을 거쳐 미테 지방법원은 지난 15일 경찰의 행위를 인종차별로 판단하며 750유로 배상 판결을 내렸다.
소송 과정에서 경찰이 "원고가 차별받았다고 느꼈다는 점에 대해 후회한다"는 식으로 에둘러 사과한 것이 '충분한 사과'가 아니라고도 지적했다.
N의 소송을 지원한 독일 비정부기구 베를린차별금지네트워크(adnc)는 해당 판결에 대해 "법원이 경찰의 행동을 인종차별로 평가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면서도 "우리는 경찰에 의한 인종차별 및 폭력을 매일 접하지만 당국이 책임을 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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