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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애쓰지(ESG) 저 회사는 정의로울까? 과거 기업의 평가 기준은 숫자였습니다. 요즘은 환경(Environmental)에 대한 책임, 사회(Social)적 영향, 투명한 지배구조(Governance) 등 이른바 ‘ESG 관점’에서 기업을 판단합니다. 비크닉은 성장과 생존을 위해 ESG에 애쓰는 기업과 브랜드를 조명합니다.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격언은 잠시 잊어주세요. 착한 일은 널리 알리는 게 미덕인 시대니까요.
0.028톤(이산화탄소상당량톤·tCo2-eq).
K팝 콘서트를 보러 가는 관객 한 명이 만드는 온실가스 양이다. 이 숫자의 근거를 만든 건 YG엔터테인먼트로(이하 YG). 이 회사는 지난 연말 악뮤(AKMU)의 콘서트 ‘악뮤토피아’에서 배출량을 실제 측정했다. 콘서트장에 쓰인 전력·용수·폐기물은 물론 관객이 타고 온 이동수단의 이산화탄소 배출량까지 집계했다.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한 첫걸음은 ‘현실 파악’부터라는 취지에서다.

최근 문화예술계에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바람이 일고 있다. 주요 엔터 기업과 미술관을 중심으로 지속가능한 공연과 전시를 만들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관객의 눈과 귀를 만족하게 하기 위해 과도하게 사용했던 자원을 줄이고, 공연과 전시를 즐기는 데 어려움을 겪는 관람객의 접근성을 높이는 등의 해법이 주를 이룬다.
지속가능공연을 위한 탄소배출량 산정 등을 진행한 걸그룹 블랙핑크의 공연 모습. 사진 YG엔터테인먼트

모두를 위한 지속가능공연 YG는 지난해 열린 ‘블랙핑크 월드투어 서울’에서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른바 ‘접근성 매니저’로, 공연장에 오는 장애인 관객을 지원하고 주차장·매표소·화장실 등에 상주하며 장애인 관객의 이동을 직접 도와주는 역할이다. YG는 이외에도 예매 웹페이지에 시각장애인을 위한 안내를 추가하고, 휠체어 이용 관객을 위한 시설 안내 영상을 만들기도 했다.

공연장에 오는 장애인 관객의 이동을 돕는 접근성 매니저. 사진 YG엔터테인먼트
이같은 시도는 K팝의 영향력이 커진데 따른 엔터 업계의 고민이 담겨 있다. 아이돌 그룹의 초대형 공연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으면서 공연의 사회적·환경적 책임 역시 회피할 수 없게 된 것. YG는 그 해법의 일환으로 지난달 국내 엔터테인먼트사 최초로 지속가능공연 보고서를 발간하고, 7가지 원칙을 발표했다.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온실가스를 줄이는 동시에 신체적 약자까지 아우른다는 것이 골자로, ▶K팝 공연 최초 공연 온실가스 배출량 산정 ▶접근성 매니저 배치 및 공연장 접근성 안내 영상 제작 ▶티켓 부정 판매 방지 조치 ▶지식재산권 보호를 위한 위조 상품 단속 ▶공연 단계별 잠재적 안전 리스크 관리 ▶폐기물 및 물 사용량 관리를 약속했다.

YG는 올해 업무 추진 프로세스 개발 및 기반 구축하고, 2027년까지 해외 일부 공연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2030년까지는 국내외 공연 전반에 지속가능공연 적용 및 엔터테인먼트 산업 내 7가지 선언을 확산시키는 것이 주요 목표다. “매 공연마다 하나씩 개선해나갈 것을 찾아 나가면서 진정성 있는 지속가능공연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는 게 YG 관계자의 설명이다.

박지성과 함께 걸어가는 미술관 수많은 관람객이 찾는 미술관도 지속가능한 전시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게 국립현대미술관이 이달 선보이는 'MMCA 런 디토' 캠페인이다. ‘함께(Ditto) 달리며(Run) 지속 가능한 미래미술관을 실천하자’는 뜻을 담은 국민 참여형 온라인 달리기 프로젝트로, 세 가지 챌린지 중 하나인 ‘MMCA 뚜벅뚜벅 미술관’은 관람객 스스로 탄소 배출 줄이기에 동참할 것을 제안한다. 가령 전국 미술관 어느 곳이든 대중교통을 통해 인근 정류장에 하차 후 정류장에서부터 미술관까지 15분 동안 걷거나 달리면 성공을 인증한다. 애플리케이션 ‘런데이’를 내려받으면 챌린지에 참여할 수 있는데, 음성 코치로 전 국가대표 축구선수 박지성이 나섰다.

전시 후 폐기물량을 줄이기 위해 모듈 칸막이를 도입한 리움미술관. 사진 리움미술관

국내 대표 사립미술관인 리움·호암미술관을 운영하는 삼성문화재단의 경우 2022년부터 ESG 보고서를 발행하고 있다. 매달 에너지 사용량을 분석하는 동시에 전시에 친환경 자재를 사용하고 폐기물 발생을 최소화하는 모듈 칸막이를 도입하기도 했다.

앞으로 지속가능한 공연과 전시를 만드는 시도는 계속될 전망이다. 최철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공연이나 전시 등 문화소비를 할 때도 기후위기나 탄소중립 등 지속가능성을 고려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면서 “기업과 공공 모두 ESG 측면에서 진정성을 가지고 사회적 가치와 미래를 생각하는 문화행사가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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