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반차쓰고 마음투어️ 마음이 괴로울 때, 딱 반나절만 나를 위해 써 보면 어떨까요? '더, 마음'이 반차 쓰고 가 볼만한 일상의 오아시스를 추천해드립니다. 속 시끄러운 생각은 떨쳐버리고, 이 공간에서 오로지 나의 행복에 집중해 보세요.
말할 수 없는 카페가 있다니, 도대체 어떤 곳일까요? 2시간 동안 오롯이 커피 향에 집중할 수 있는 공간인데요. 카페 '침묵'을 소개합니다.

카페 '침묵'은 어떤 곳?
카페 '침묵' 전경.
서울 서대문구 작은 골목엔 독특한 카페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겉보기엔 여느 카페와 다르지 않지만, 이곳엔 특별한 규칙이 있는데요. 바로 '대화 금지'입니다. 주문을 제외하곤 이야기할 수 없어요. 그마저도 종이에 적을 수 있도록 메뉴판과 메모지를 함께 줍니다. 공간 사용료 1만원을 내면 2시간 동안 카페를 이용할 수 있고, 음료 한 잔이 나옵니다.

도대체 왜 '침묵'하는 카페일까요? 이 공간을 만든 정윤영 대표는 "내가 필요해서 만들었다"고 답합니다. 카페 다니기를 좋아했던 정 대표는 커피 맛이 아무리 좋아도 시끄러운 곳에선 오롯이 내 시간을 즐길 수 없었다고 해요. "손님들이 잘 쉬다 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공간을 열었다고 합니다.
카페 '침묵' 문 앞에는 '대화 금지'라는 안내 문구가 적혀 있다. 선희연 기자

직접 '침묵'하며 앉아 있어 보니 자리를 잡으면 메뉴판을 내어주는데요. 메뉴판에 이용 수칙이 적혀 있어요. '귓속말도 금지. 휴대전화는 무음으로. 노트북 사용과 사진 촬영은 가능하지만 소리가 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기자는 조용한 분위기를 깨고 싶지 않아 포스트잇에 '커피 리브레 아이스로 주세요'라고 적었습니다.
메뉴를 적어서 건네면, 정윤영 대표가 고개를 끄덕이며 '알겠다'는 표시를 보낸다. 선희연 기자
'침묵' 카페라고 해서 쥐죽은 듯 고요한 건 아닙니다. 클래식 음악 사이로 원두 가는 소리, 얼음이 달그락 부딪치는 소리가 들려요. 오히려 생활 소음이 이 공간을 숨 막히지 않게 만들어줍니다. 손님들은 침묵이 익숙한 듯 책을 보거나 방명록을 작성하거나 음악을 감상하는데요. 혹시 시끄러운 손님은 없었나 묻자, 정 대표는 "아직 그런 분은 없었다"고 합니다. 대화가 필요한 사람들은 문 앞에 내건 안내문을 보고 돌아가기 때문이죠. "입장까지 문턱이 높다는 주위의 말도 있었지만, 포기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합니다.

반차쓰고 가볼 만 한가요?
카페 '침묵' 내부 모습. 스피커 앞에 둔 의자에 앉아 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 선희연 기자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할 때 제격인 공간입니다. 억지로 대화 거리를 찾을 필요도 없고, 관심 없는 주제에 맞장구치지 않아도 되니까요. 그 에너지만 줄여도 나에게 더 집중할 수 있습니다. 처음엔 좀이 쑤실 수 있어요.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이 공간에 익숙해지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동안 내가 얼마나 많은 말을 하며 살았는지 깨달으며, 자신에게 잠깐 쉬는 시간을 주는 건 어떨까요? 수요일부터 일요일, 오후 1시~ 9시까지 영업. 저녁엔 위스키도 마실 수 있습니다.

'대화 금지'인 공간, 또 없나요?
낮 시간에는 무인으로 운영하고 있어 사전 예약만 가능하다. 사진 마이시크릿덴
마이시크릿덴 : 서울 중구 덕수궁 옆에 위치한 공유 서재입니다. '나의 비밀 소굴'이란 뜻으로 낮에는 예약제 '대화 금지' 서재로, 밤에는 '대화 가능' 와인바로 변신해요. 창가에 앉으면 덕수궁이 한 눈에 보이는데요. 고즈넉한 궁을 배경으로 사색을 즐길 수 있어요. 브랜딩 관련 서적, 국내외 사진집, 에세이 등이 있어 자유롭게 꺼내 읽을 수 있습니다. 밤에는 외부 음식을 가져와 먹을 수 있어요.

서울 중구에 위치한 골방 3호점 '인현 골방' 내부 모습. 사진 인현골방 SNS
골방 : 제주·서울·부산 등 전국 13곳에 있는 '대화금지 혼술 음악바(bar)'입니다. 리클라이너 소파에 기대 직접 고른 음악을 들을 수 있습니다. 고급 스피커를 갖추고 있고, 예약제입니다. 이용 시간은 110분. 골방 인스타그램(@golbangworld)에서 가까운 곳을 검색해 방문해보는 건 어떨까요?

매주 금요일 '더, 마음 레터'로 마음을 챙기세요. 어떻게 살아야 할까, 행복이란 무엇일까. 모든 것은 '마음'의 문제죠. 중앙일보 '더,마음'은 마음챙김·명상·정신건강·인생 철학 등을 다룹니다. 현재 연재 중인 '반차쓰고 마음투어' '마음책방' '마흔공부 인터뷰 시리즈'를 매주 금요일 아침, 메일로 받아보세요.
[구독] https://www.joongang.co.kr/newsletter/themaum


중앙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12726 북한, 이란에 대표단 보내‥대외경제상 파견 랭크뉴스 2024.04.24
12725 경기지수 전망치 다시 하락 전환…26개월 연속 기준선 아래 랭크뉴스 2024.04.24
12724 장애학생 부모가 수업보조해야 했던 20년 전···“달라진 게 있나요?”[‘장애’를 지우는 교실] 랭크뉴스 2024.04.24
12723 “애 낳으면 1억, 당신 의견은?” 귄익위 설문 두고 시끌 랭크뉴스 2024.04.24
12722 OECD, 한국에 검수완박 실사단 파견키로…"부패대응 약화 우려" 랭크뉴스 2024.04.24
12721 ①방시혁·민희진 승자는? ②뉴진스 활동 가능? ③왜 싸우나? [하이브 내분 Q&A] 랭크뉴스 2024.04.24
12720 서울대·아산병원 교수 ‘주 1회’ 휴진키로…자율증원·특위 다 거부한 의료계의 '비토크라시' 랭크뉴스 2024.04.24
12719 北 해킹 1년 넘게 몰랐다…국내 방산업체 10곳 뚫은 그들 수법 랭크뉴스 2024.04.24
12718 몸사리는 건설사, 식어버린 정비시장… “수주 자체가 리스크” 랭크뉴스 2024.04.24
12717 서울대·서울아산병원 ‘주 1회 휴진’ 결정…정부 “의료계 1대1대화도 거절” 랭크뉴스 2024.04.24
12716 내년 의대 선발규모 결정, 5월 중순까지 늦춰질 수도 랭크뉴스 2024.04.24
12715 의대 교수들 "내일부터 사직"‥대통령실 "유감" 랭크뉴스 2024.04.24
12714 젠틀몬스터, 年매출 6000억 돌파… 해외서 잘 나가는 韓 신명품 랭크뉴스 2024.04.24
12713 영수회담 첫 조율‥'25만 원 지원금' 의제 오를까 랭크뉴스 2024.04.24
12712 ‘더 내고 더 받는’ 연금개혁안에…여 “개악” 야 “국민 뜻” 랭크뉴스 2024.04.24
12711 “임신 숨긴 입사 40일차 직원, 출산휴가를”…사장 한숨 랭크뉴스 2024.04.24
12710 뉴욕증시, 기업 호실적에 상승 마감…나스닥 1.59%↑ 랭크뉴스 2024.04.24
12709 우리나라 취업자 중 대졸 이상 학력자 '절반 처음 넘었다' 랭크뉴스 2024.04.24
12708 MG손해보험 매각 걸림돌 제거했지만… 실적·재무건전성이 장애물 랭크뉴스 2024.04.24
12707 1년간 공전하는 랩·신탁 손해배상… 투자자만 발 동동 랭크뉴스 2024.0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