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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인 정국' 푸는 타개책... 결과 늘 좋진 않아
최초는 1965년 박정희, DJ는 '의약분업' 합의
참여정부 들어 빈도 급감... 2018년이 마지막
지난 2000년 김대중 대통령이 영수회담을 위해 청와대를 방문한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를 환한 웃음으로 반갑게 맞이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2년 만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영수회담을 갖기로 했다. 역대 정부에서 대통령과 제1야당 대표의 양자 회동은 정국 현안의 중요 변곡점이었지만 성과가 좋았던 전례는 찾기 힘들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의약분업' 의견 합치 사례가 대표적 성과로 꼽히지만, '대연정 퇴짜'로 당내 반발에만 직면했던 노무현 전 대통령 등 신통치 않았던 경우가 더 많았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의 이번 영수회담이 꽉 막힌 협치의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더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박정희 때 첫 영수회담... DJ는 '의약분업' 성과

1965년 박정희 대통령과 박순천 민중당 대표최고위원. 연합뉴스


헌정사상 최초의 영수회담은 박정희 정부 시절 성사됐다. 1965년 7월 20일 박정희 전 대통령은 박순천 당시 민중당 대표최고위원을 만나, 임시국회를 소집해 한일 협정 비준안과 베트남전쟁 파병 동의안을 다루기로 합의했다. 이후에도 박 전 대통령은 1970년 유진산 당시 신민당 총재를 두 차례 만나는 등 재임기간 총 5회에 걸쳐 영수회담을 가졌다.

1987년 6월 24일 이뤄진 전두환 전 대통령과 김영삼 당시 민주당 총재 간 영수회담은 민주화의 중요한 변곡점이었다. 김 총재는 회담 자리에서 4·13 호헌조치의 철폐와 김대중 민주화추진협의회장의 사면복권, 6·10 민주항쟁 관련 구속자 석방 등을 요구했지만 전 전 대통령은 미온적이었다. 김 총재는 즉각 '영수회담의 결렬' 발표와 함께 강경 투쟁을 선언했다. 결국 5일 뒤 당시 여당이었던 민주정의당 노태우 대표위원이 6·29 선언을 발표하게 된다.

김대중 전 대통령(8회)은 역대 정권 중 영수회담을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2000년 6월 의약분업 문제로 발발한 '의료대란'과 관련해 김 전 대통령은 이회창 당시 한나라당 총재와 영수회담을 갖고 '예정대로 의약분업을 실시하되, 임시국회에서 여야 합의로 약사법을 개정한다'는 합의를 이뤄냈다. 양자 담판으로 사회적 갈등을 풀어낸 영수회담의 대표적 성공 사례다.

'자책골' 된 盧의 대연정 제안... 영수회담의 쇠락

2005년 노무현 대통령과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의 영수회담 모습. 연합뉴스


영수회담은 '당정분리' 원칙을 도입한 참여정부가 들어선 뒤 줄어들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여당 대표를 겸하지 않게 된 영향이 컸다. 2005년 9월 노 전 대통령과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의 단독 회동은 '실패한 영수회담'의 대표 사례다. 노 전 대통령은 박 전 대표에게 '대연정' 러브콜을 보냈지만, 돌아온 건 "앞으로는 그런 말을 꺼내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차가운 반응이었다. 영수회담은 합의문도 도출하지 못한 채 끝났다.

이명박 정부 들어서도 세 차례 회담이 열렸지만 소득은 없었다. 주된 현안은 미국산 소고기 수입 재개 논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처리였다. 손학규 당시 통합민주당 대표는 오히려 대통령의 사과와 소고기 수입 재협상 등을 촉구해 평행선만 달렸다. 박근혜 정부는 1965년 이후 양자회담 형식의 영수회담이 성사되지 않은 유일한 정부다.

가장 최근에 열린 영수회담은 2018년 4월 문재인 전 대통령과 홍준표 당시 자유한국당 대표의 만남이다.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성사된 회담이었지만, 대북 정책 등에 대한 이견만 확인한 채 성과 없이 막을 내렸다.

역대 대통령의 영수회담 횟수와 주요 의제. 그래픽=이지원 기자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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