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폭 줄더라도 '증원 분명' 기대…"2학년 중에도 재도전 사례 있어"
외부 시선 의식해 입시학원 등록 않고 집·스터디카페에서 준비


조용한 의대 강의실
(대구=연합뉴스) 윤관식 기자 = 동맹휴학 등 의대생들의 집단행동이 이어지는 가운데 학생들이 대량 유급하는 상황을 막기 위해 전국 의대 80%가량이 수업을 재개한 15일 비대면으로 수업을 재개한 대구 한 의과대학 강의실이 조용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4.4.15 [email protected]


(서울=연합뉴스) 계승현 안정훈 이율립 기자 = 의대 증원에 반발해 동맹휴학 중인 의대 예과생(1·2학년) A씨는 요즘 '반수'를 고민 중이다.

고등학교 시절 우수한 성적으로 남들의 부러움을 받으며 의대에 합격했지만, 막상 대학교에 진학한 뒤에는 의대 사이에도 엄연한 서열이 있다는 사실을 새삼 실감했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청한 A씨는 21일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의대에 이미 입학한 상태에서 수능에 응시하는 것이라 '밑져야 본전'이고 부담도 덜 할 것"이라며 "주변 동기들도 내색하지는 않지만 몇 명은 대입 재도전을 고민하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A씨는 올해 수능을 앞두고 탐구Ⅱ 과목 공부에 집중하겠다는 세부 계획까지 세웠다.

이처럼 동맹휴학 중인 의대생 중에 대입 재도전을 노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

지방 의대생들은 수도권 의대 진학을 노리고, 수도권이나 '인서울' 의대생은 서울대·연세대·성균관대·울산대·가톨릭대 등 '빅5' 의대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서울 소재 의과대학 본과 3학년생인 B씨는 "예과생 중에는 1학년뿐 아니라 2학년 중에도 수능 준비를 다시 하는 경우가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의대생들이 보다 상위권 의대로 진학하기 위해 수능을 다시 보는 사례는 매년 적지 않았다.

종로학원의 대학알리미 공시자료 분석 결과에 따르면 2022년 의대 중도 탈락생은 203명으로, 이 가운데 149명(73.4%)이 비수도권 의대 출신이었다. '반수'를 위해 일단은 의대 공부에서 손을 뗀 경우가 많다는 분석이다.

올해는 그 수가 대폭 늘어날 것으로 학원가는 전망한다.

휴학으로 공부할 시간이 많아진 데다 의대 증원으로 내년에는 현재 자신이 다니는 의대보다 상위권 의대에 합격할 가능성이 크다고 기대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는 입학 이후 수업에 참여하지 않은 신입생들이 학교에 느끼는 소속감이나 동기·선배들과 유대감이 적어 다시 수능을 치르겠다고 결심하기 더 쉬운 분위기라는 것이 학생들과 학원가의 얘기다.

조용한 의대 강의실
(대구=연합뉴스) 윤관식 기자 = 동맹휴학 등 의대생들의 집단행동이 이어지는 가운데 학생들이 대량 유급하는 상황을 막기 위해 전국 의대 80%가량이 수업을 재개한 15일 비대면으로 수업을 재개한 대구 한 의과대학 강의실이 조용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4.4.15 [email protected]


정부가 지난 19일 내년도 의대 신입생 증원 규모를 조정할 수 있게 해달라는 일부 비수도권 국립대의 건의를 수용하면서 2천명인 내년도 의대 증원폭이 최대 1천명까지 줄어들 수도 있기는 하다.

하지만 올해와 비교하면 늘어날 가능성이 매우 크기 때문에 '반수'에 나서는 의대생이 많다는 것이 학원가 예측이다.

명문대와 의대·치대 등 성적 최상위권 학생들이 가입하는 한 인터넷 카페에서는 최근 자신을 지방 의대 예과 2학년생이라고 밝힌 누리꾼이 쓴 글이 화제였다.

이 누리꾼은 "올해 11∼12월에 현역 입대를 할 예정인데, 동맹휴학 기간인 1학기에 이어 6월부터는 방학과 군휴학을 이용해 독재(독학 재수)할 생각"이라고 적었다.

다만 입시학원에서는 의대 소속 반수생들을 찾아보기는 어렵다고 한다.

이미 대학 입시에 관한 한 기본기가 다져진 만큼 독학할 가능성이 큰 데다가, 의대 증원에 반발해 휴학하면서 이를 기회로 삼으려 한다는 곱지 않은 시선을 우려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의대생 반수생들은 집이나 스터디카페에서 혼자 공부하다가 6∼7월께 마무리 정리를 위해 입시학원을 잠시 찾는 패턴을 보인다"고 말했다.

상위권 수험생들이 주로 찾는 한 대형 입시학원 관계자는 "의대생들이 휴학한 김에 한 번 더 수능을 보려 한다는 이야기가 공공연하게 들리지만, 학원을 등록할 때 자신의 현재 소속을 굳이 밝히지 않기 때문에 그 수를 집계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지난 18일 기준 교육부의 집계에 따르면 전국 40개 의대 재학생(1만8천793명)의 56.5%인 1만623명이 유효 휴학을 신청한 상태다. 유효 휴학 신청은 학부모 동의, 학과장 서명 등 학칙에 따른 절차를 지켜 제출된 휴학계다.

이번 주까지 40개 의대 중 30곳이 수업을 재개했으나, 대다수 의대생은 여전히 수업을 거부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연합뉴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13454 벽에 구멍 ‘숭숭’…아파트 ‘불량 시공’ 어쩌나 랭크뉴스 2024.04.25
13453 오세훈 “TBS 지원 연장 요청”… 서울시의원들에 편지 랭크뉴스 2024.04.25
13452 [단독] “냉동육에 투자한다더니”…800억 원 받아 ‘먹튀’한 50대 대표 랭크뉴스 2024.04.25
13451 “저커버그 누나 영입” 허위 공시한 회사 대표 재판행 랭크뉴스 2024.04.25
13450 ‘채상병 수사 외압’ 의혹 중심,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 유임 랭크뉴스 2024.04.25
13449 이재명-조국, 총선 후 첫 비공개 만찬회동…'범야권 연석회의' 물살 타나 랭크뉴스 2024.04.25
13448 [단독] 아시아나 화물 인수전에 제주항공 빠졌다…MBK 손잡은 에어프레미아 다크호스로 [시그널] 랭크뉴스 2024.04.25
13447 민희진, 회견중 욕설 "하이브 X저씨들…뉴진스 부모들도 불만 많다" 랭크뉴스 2024.04.25
13446 영수회담 의제 조율 불발‥"자유로운 회담"-"구체적 의견부터" 랭크뉴스 2024.04.25
13445 반도체 핵심 기술 빼돌려 中에 회사 차린 前 삼성 부장 등 재판行 랭크뉴스 2024.04.25
13444 ‘김건희 여사 통화녹음 공개’ 서울의소리, 1000만원 배상 확정 랭크뉴스 2024.04.25
13443 날짜 또 못 잡은 ‘윤-이 회담’…민주 “의제 검토 결과 못 들어” 랭크뉴스 2024.04.25
13442 결국 막장으로...하이브 "민희진, 무속인과 어도어 경영 문제 상의했다" 랭크뉴스 2024.04.25
13441 대통령실 "대통령이 결정불가한 것도 요구"…금주 회담 불투명(종합) 랭크뉴스 2024.04.25
13440 이재명·조국 오늘 비공개 만찬… 영수회담 의제 논의할 듯 랭크뉴스 2024.04.25
13439 "두 달 동안 뭐하는 짓인지"... 의대 교수 사직 D-데이, 체념한 환자들 랭크뉴스 2024.04.25
13438 “대한민국 쑥대밭, 환자는 제물될 것”…서울대병원에 붙은 대자보 랭크뉴스 2024.04.25
13437 민희진 “차별 호소하던 사담 짜깁기해 마녀사냥” 오열 랭크뉴스 2024.04.25
13436 [단독] 항우연 전문가 6명 한화에어로 입사 완료...민간 발사체 개발 본격 시동 랭크뉴스 2024.04.25
13435 이준석 "대통령, 여러 개 특검 가동되는 초유의 사태 맞게 될 것" 랭크뉴스 2024.0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