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봉수 작가의 <4학년>은 초등학교 교사 정미린이 학생 이우빈에게 스토킹을 당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카카오웹툰 제공




흥미로운 만화 콘텐츠를 소개합니다. 매주 금요일 찾아옵니다.

정미린은 서정초등학교 4학년 2반 담임교사입니다.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시기를 맞았습니다. 아파트 청약에 당첨됐고, 임용고시에 합격했고, 반 아이들도 정말 예쁩니다. 오랜 애인과는 결혼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원래 불면증 때문에 수면제가 필요했지만 최근에는 잠도 잘 옵니다. 하지만 정미린의 꿈과 행복은 스토킹 때문에 산산조각납니다. 스토킹 가해자는 바로 정미린의 학생인 11살 남자아이 이우빈입니다.

이번주에는 봉수 작가의 웹툰 <4학년>을 소개합니다. 교사가 초등학생에게 스토킹 범죄를 당하는 이야기를 그렸습니다. 어른은 강자고 아이는 약자라는 현실 세계의 통념을 전복하는 도발적 상상입니다. 미성년자는 사회적 약자이기 때문에 특별한 보호를 받습니다. 더구나 고교생이나 중학생도 아닌 초등학생은 약자 중의 약자로 보호됩니다. 어떤 중범죄를 저질러도 형법으로 처벌할 수 없는 ‘형사미성년자’이기도 합니다.

우빈은 미린과 교실에 둘이 남기 위해 일부러 천천히 가방을 쌉니다. 처음에는 귀엽다며 웃고 넘길 정도였습니다. 우빈의 이상한 행동들에 미린은 섬뜩함을 느끼지만 교사로서 따뜻하게 품어주겠다고 결심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우빈의 집착은 광적으로 변해갑니다. 일부러 소변을 바지에 지리거나 손가락을 자해하기도 합니다.

봉수 작가의 <4학년>은 초등학교 교사 정미린이 학생 이우빈에게 스토킹을 당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카카오웹툰 제공


봉수 작가의 <4학년>은 초등학교 교사 정미린이 학생 이우빈에게 스토킹을 당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카카오웹툰 제공


미린은 나름의 방식으로 최선을 다해 대응하지만 주변 사람들에게 ‘어른답지 못하다’고 취급받습니다. 학교도, 언론도, 심지어 가족과 애인도 미린의 괴로움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네가 애가 없어서 그래” “모르고 그랬을 거야” “좀 감정적인 거 아냐?” 사람들은 아이를 위한다는 선의(善意)로 미린에게 책임을 떠넘깁니다. 미린은 아무에게도 이해받지 못하는 사회적 단절 상태에서 절망적 공포에 빠집니다.

스토킹은 피해자의 일상을 파괴하는 범죄입니다. 연인 사이였지만 헤어진 남성이 여성을 스토킹하는 사건은 너무 많아 익숙할 정도입니다. 일부는 폭행이나 살인까지 이르기도 합니다. 최근 스토킹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높아졌지만, 경찰에 신고해도 오히려 ‘남자친구가 많이 좋아하는데 다시 잘 해보라’며 화해를 종용했던 야만의 시절이 오래 지나지 않았습니다.

<4학년>은 도발적 상상을 통해 누구나 스토킹 범죄의 가해자도, 피해자도 될 수 있음을 이야기합니다. 연재 후기에서 예민한 주제를 다루는 작가의 고민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스릴러 장르물로서 빼어납니다. 전체 30편이라는 비교적 짧은 분량에 속도감과 몰입감이 높습니다. 카카오웹툰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봉수 작가의 <4학년>은 초등학교 교사 정미린이 학생 이우빈에게 스토킹을 당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카카오웹툰 제공

경향신문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12345 박수친 가세연…'조민, 포르쉐 탄다' 발언 2심도 '무죄' 랭크뉴스 2024.04.23
12344 [신동엽의 글로벌 기업 탐구] CEO도 면전서 공박당하는 끝장토론, 혁신을 체질화 랭크뉴스 2024.04.23
12343 1분기 서학개미 계좌 보니…테슬라 25% 줄고 엔비디아 104% 늘어 랭크뉴스 2024.04.23
12342 [속보] ‘조민 포르쉐 탄다' 명예훼손 혐의, 강용석·김세의 항소심도 무죄 랭크뉴스 2024.04.23
12341 안철수 "윤 대통령, 이제야말로 정식 기자회견 해야 할 때" 랭크뉴스 2024.04.23
12340 "합의 성관계" 성폭행男 주장에…"난 동성애자" 울분의 커밍아웃 랭크뉴스 2024.04.23
12339 윤재옥 “전국민 25만원, 민주노총도 질책…생산적 의제 다뤄야” 랭크뉴스 2024.04.23
12338 '16억대 사기 혐의' 전청조 아버지, 1심서 징역 5년 6개월 랭크뉴스 2024.04.23
12337 "내 차를 긁다니"... 고양이 76마리 잔인하게 죽인 20대 실형 랭크뉴스 2024.04.23
12336 “광진구 아파트 1채로 서대문구 3.5채 산다”…분양가 격차 커져 랭크뉴스 2024.04.23
12335 일본 국회의원 90여명, 야스쿠니신사 집단 참배 랭크뉴스 2024.04.23
12334 윤 ‘정진석 비서실장’ 임명에 야권 “악수하자며 따귀 때려” 랭크뉴스 2024.04.23
12333 윤재옥 "사회 각계 '전 국민 25만 원 지원금' 우려‥영수회담엔 생산적 의제 올려야" 랭크뉴스 2024.04.23
12332 ‘투쟁하는 민주당’ 선명성 경쟁…원내대표·국회의장 선출까지 랭크뉴스 2024.04.23
12331 “한국인 女승객 3시간 난동” 인천 오던 항공기 비상착륙 랭크뉴스 2024.04.23
12330 윤재옥 "영수회담서 '전국민 25만원'보다 생산적 의제 다뤄야" 랭크뉴스 2024.04.23
12329 대체 뭘로 핸드백 만들었기에…'브리트니 백' 디자이너 징역형 랭크뉴스 2024.04.23
12328 "소형 아파트 인기 여전"…분양가 1년 전보다 19.7% 올라 랭크뉴스 2024.04.23
12327 하이브 내전에 새우등 터진 투자자…“주가 변동성 불가피…뉴진스 활동 중단에도 실적 영향 10% 미만” 랭크뉴스 2024.04.23
12326 네이버·유튜브 넘어선 ‘인스타’…한국인이 자주 사용한 앱 2위 랭크뉴스 2024.04.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