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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부모와 전 남자친구를 살해해 달라고 의뢰한 10대 여학생의 돈만 받아 가로챈 20대 남성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지법 형사 6단독은 사기와 공갈미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20)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고, 사회봉사 160시간을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1월 2일께 부모와 전 남자친구를 살해해 달라며 연락한 B(16)양으로부터 70여만 원을 가로챈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A씨는 “청부살인이나 장기 매매를 대신해주겠다”며 인터넷에 올린 광고 글을 올렸고 B양이 이를 보고 연락했다.

A씨는 “3000만 원을 주면 원하는 대로 청부살인을 해주겠다”며 “일단 있는 돈을 먼저 입금하라”고 요구했고, 2차례 돈만 받아 챙겼다.

이틀 뒤 B양이 “더는 돈이 없어 청부살인 의뢰를 취소하겠다”고 하자 A씨는 “취소는 안 된다. 이미 조선족(중국동포) 애들이 (너희 부모를) 찾고 있다”고 요구를 거절했다.

또 “돈을 보내지 않으면 장기 매매로 진행한다”며 “만약 돈이 나오지 않으면 타깃은 너로 바뀐다. 어떻게 해서든 (추가로) 30만 원을 보내지 않으면 네 신상을 다 뿌릴 수 있다”고 협박했다.

B양은 고민 끝에 부모와 상의해 경찰에 이 사실을 알렸고, 경찰은 B양에 살인 예비죄를 적용했다.

A씨는 2022년 11월부터 청부살인, 장기매매 등 불법적인 일을 대신 해주겠다는 광고 글을 게시한 뒤 불특정 다수에게 금품을 가로채기로 계획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죄질이 좋지 않고 피해자와 합의도 못 했다”면서도 “반성하고 있고 과거에 다른 범죄를 저지른 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한편 검찰은 B양이 살인을 구체적으로 행하고자 하는 확정적인 인식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로 불기소 처분했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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