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뉴스데스크]
◀ 기자 ▶

꿀벌에 대한 유해성 때문에 유럽에서는 실외 사용이 전면 금지된 네오니코티노이드 계열의 농약.

특히 이렇게 꽃이 피는 시기에는 네오니코티노이드 계열 농약 사용에 더 주의가 필요하다고 하는데, 이번 봄 서울에서는 많은 벚나무에 주사 형태로 농약이 주입됐다고 합니다.

정말 괜찮은 걸까요?

개화기 농약 사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2주 전, 벚꽃이 만발한 서울 안양천.

벚나무 밑동마다 무언가 꽂혀 있습니다.

수간 주사, 즉 나무주사 형태로 주입되는 농약입니다.

안양천 수백 그루의 벚나무가 꽃이 피기 전에 이렇게 주사를 맞았습니다.

약 성분은 디노테퓨란.

살충제로 널리 쓰이는 네오니코티노이드 계열 농약입니다.

유럽에서는 이미 오래전 꿀벌 위해성이 크다며 실외 사용을 전면 금지했고, 국내에서도 실외에서 뿌리는 것을 점차 줄여가고 있습니다.

[최진우/서울환경연합 생태도시전문위원]
"(지상 살포는) 무분별하게 퍼져나간다고 하는 그런 우려도 있고 그래서 요즘 나무주사로 주입하는 경향이 많거든요."

주사로 주입된 약 성분은 하루가 채 되기 전에 나무 전체로 퍼지게 됩니다.

꽃에도 예외 없이 농약이 퍼집니다.

꿀벌처럼 꽃을 찾아오는 곤충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최진우/서울환경연합 생태도시전문위원]
"(벌이) 접촉을 하게 되면 신경계가 교란이 되어서 집을 찾아가게 되는 길을 잃게 된다든지 점점 건강이 쇠퇴해서 죽게 되는‥"

미국 일부 주에서는 꽃이 피는 시기에는 주사 형태로도 네오니코티노이드 계열 농약 주입을 자제하라고 권합니다.

관할 구청은 꿀벌 위해성 표시가 없는 약제라 사용했지만, 내년부터는 대체 농약을 사용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취재팀은 농약이 주입된 나무에서 벚꽃을 채취해 잔류농약 검사를 의뢰했습니다.

벚꽃 1킬로그램당 0.021밀리그램의 디노테퓨란 성분이 검출됐습니다.

높은 수치는 아니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디노테퓨란의 경우 고구마, 마늘 등의 잔류 허용치는 1킬로그램당 0.05밀리그램입니다.

하지만 정말 안전할까?

화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한 중국 시난대의 뤼첸셩 교수.

뤼 교수는 미국 하버드대 교수로 재직 중이던 2014년 네오니코티노이드 계열 농약과 꿀벌 군집 붕괴의 상관관계를 밝힌 논문을 썼습니다.

적은 양이라도 만성적으로 노출된다면 겨울에 꿀벌의 집단 폐사, 즉 군집 붕괴가 일어날 수 있다는 연구였습니다.

[뤼첸셩/중국 시난대 교수]
"만약 벌통이 봄이나 여름에 네오니코티노이드 농약에 조금 노출되면 그 효과는 겨울로 넘어가 군집 붕괴로 이어질 겁니다."

적은 농도라도 주입된 나무의 수가 많고 또 꽃가루가 퍼진다는 것을 감안하면 인간 역시 위험합니다.

[뤼첸셩/중국 시난대 교수]
"누구든지 나무 아래를 걷거나 벚꽃이 많은 공원 근처에 살고 있다면 모두 약간의 네오니코티노이드가 포함된 꽃가루를 흡입해요. 저는 공중 보건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뤼 교수는 열매를 수확할 것도 아닌 공원의 벚나무에까지 농약을 쓴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며, 네오니코티노이드는 퇴출이 시급하다고 말했습니다.

[뤼첸셩/중국 시난대 교수]
"사람들이 먹을 수 있는 충분한 음식을 재배하는 것과 환경을 보존하는 것 사이에 타협점이 있다는 것을 이해해요. 하지만 네오니코티노이드는 반드시 퇴출돼야 합니다."

생물 다양성 그리고 우리의 건강을 위해서라도 네오니코티노이드 위험성에 대한 면밀한 평가가 시급해 보입니다.

MBC뉴스 김민욱입니다.

영상취재 : 김준형·전인제 / 영상편집 : 고무근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email protected]
▷ 카카오톡 @mbc제보

MBC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21043 ‘명품백 의혹’ 위법성 인식 없이 ‘사과’만…특검엔 “정치 공세”[윤 대통령 2주년 회견] 랭크뉴스 2024.05.10
21042 "3만원 밀프렙, 1주 버텨"…코로나 때보다 문닫는 식당 늘었다 랭크뉴스 2024.05.10
21041 국내 반도체 웨이퍼 핵심기술 中업체 넘긴 산업스파이들 징역형 랭크뉴스 2024.05.10
21040 '살인 의대생'으로 주목받는 의사 되기 조건... 복역 5년 후면 시험 응시 랭크뉴스 2024.05.10
21039 '명품백' 첫 사과‥'여사 특검'엔 선 그어 랭크뉴스 2024.05.10
21038 올여름 코로나 재유행? 변종 'FLiRT' 확산 공포…증상은 랭크뉴스 2024.05.10
21037 지뢰로 다리 잃은 15세 미얀마 소녀의 절규…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아세안 속으로] 랭크뉴스 2024.05.10
21036 17개 뼈 골절에도 살아남은 그녀…남편이 절벽 밑으로 밀었다는데 왜? 랭크뉴스 2024.05.10
21035 아이브 뜨자 고성∙욕설 터졌다…난장판 된 대학 축제, 무슨 일 랭크뉴스 2024.05.10
21034 11개월 아기 아파트 24층 추락사…친고모, 현행범 체포 랭크뉴스 2024.05.10
21033 美 221년만에 매미 1조 마리 몰려온다…매미 김치까지 등장 랭크뉴스 2024.05.10
21032 코끼리만한 느림보 동물은 왜 100미터 땅굴을 팠을까[멸종열전] 랭크뉴스 2024.05.10
21031 美국방부 "우크라이나 지원 품목은 한국이 스스로 밝힐 일" 랭크뉴스 2024.05.10
21030 윤 대통령의 속마음은 무엇일까?[인터랙티브] 랭크뉴스 2024.05.10
21029 ②인원 부족에 이송·처치 주 업무 아닌 ‘진압’ 맡겨…위험천만[영웅들은 왜 돌아오지 못했나] 랭크뉴스 2024.05.10
21028 하이브 ‘민희진 쫓아내기’ 향방은…어도어 이사회 열려 랭크뉴스 2024.05.10
21027 [K-농업외교]② 대관령을 닮은 캄보디아 몬둘끼리에 전해지는 韓 농기술 랭크뉴스 2024.05.10
21026 "라인야후 사태, 소송 갈 수 있는 사안"... 일본 소프트뱅크도 네이버 압박 랭크뉴스 2024.05.10
21025 의대생, 부모 통화 뒤에야 “약 놓고 와”…피해자 80분 만에 발견 랭크뉴스 2024.05.10
21024 서울시민 다 아는 ‘내부순환로’, 이름을 다시 붙인다고?[설명할경향] 랭크뉴스 2024.05.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