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유족, 혼인무효 소송 제기
법원 "합의된 결혼 아니다"
'계곡 살인' 사건의 피의자 이은해가 2022년 4월 16일 인천지검으로 압송되고 있다. 뉴스1


'계곡살인' 사건 주범 이은해(33)와 피해자인 윤모(사망 당시 39세)씨의 결혼이 9년 만에 무효가 됐다. 윤씨 유족이 "두 사람의 결혼을 무효로 해 달라"며 낸 소송에서 법원은 "합의된 결혼이 아니다"라며 유족 손을 들어줬다.

19일 한국일보 취재에 따르면, 인천가정법원 가사3단독 전경욱 판사는 윤씨 유족이 이씨를 상대로 청구한 혼인무효 확인 소송에서 이날 원고 승소 판결했다. 이에 따라 두 사람의 결혼은 법률적으로 존재하지 않았던 상태로 돌아가게 됐다.

앞서 윤씨 유족은 2022년 5월 "고인(윤씨)이 저승에서라도 평화를 되찾게 하고 싶다"며 법원을 찾았다. 실제 결혼 생활을 할 의사가 없었던 이씨가 오로지 재산상 이득을 취할 목적으로 윤씨와 결혼했다는 취지였다. 민법 815조는 '당사자 간 혼인의 합의가 없는 경우' 무효의 사유가 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법원은 이씨에게 '참다운 부부 관계'를 바라는 의사가 전혀 없었다고 판단, 유족 손을 들어줬다. 두 사람은 2011년 무렵 교제를 시작한 뒤, 2017년 3월 혼인신고를 했지만 가족 간 상견례와 국내 결혼식은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이씨는 윤씨와 단 한 번도 함께 살지 않았고, 혼인 기간 내내 다른 남성과 동거했다. 스스로 윤씨와의 혼인을 '가짜 결혼'이라고 말했으며, 동거하던 남성들도 이씨가 윤씨와 혼인해 신고까지 했던 걸 몰랐던 것으로 파악됐다.

재판부는 윤씨 역시 이은해가 '2,000만 원 있으면 나와 살아줄 사람' '장례식 때 안 올 거 같은 사람' '연인보다 멀고 썸타는 사이보다 조금 가까운 사이'라고 인식했던 것으로 봤다. 아울러 두 사람이 경제적으로도 공동 생활을 이어나갔다기 보다는, 이씨가 윤씨를 일방적으로 '착취'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한 사람에게만 참다운 부부 관계의 설정을 바라는 의사가 있고, 상대방(이은해)에겐 그러한 의사가 결여됐다"면서 "혼인신고를 통해 법률상 부부가 됐다고 하더라도, 그 혼인은 당사자 간에 혼인의 합의가 없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씨는 2019년 6월 사망보험금을 목적으로 내연 관계인 조현수(33)와 공모해 남편 윤씨를 계곡에서 뛰어내리도록 유도해 죽게 한 혐의로 기소돼 유죄 판결을 확정받았다. 1·2심과 대법원 모두 심리적 지배(가스라이팅)에 의한 직접 살인 혐의는 인정하지 않았으나, 적절한 구호조치를 하지 않아 윤씨를 죽게 내버려둔 점, 앞서 복어 독 등을 이용해 윤씨를 살해하려 했던 살인미수 혐의 등을 유죄로 판단했다. 이씨와 조씨는 지난해 9월 대법원에서 각각 무기징역과 징역 30년을 확정받았다.

한국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11386 한여름 지하철에서 가장 시원한 자리는? 랭크뉴스 2024.06.20
11385 ‘유치원~대학 모든 공립 교실에 십계명 걸어라’ 미 루이지애나주 입법에 위헌 논란 랭크뉴스 2024.06.20
11384 젠슨 황 "미래 가장 큰 수익은 전력망 통한 에너지 공급에 AI 적용" 랭크뉴스 2024.06.20
11383 헤즈볼라 지도자 “전면전 시 규칙·한계 없는 싸움할 것”···키프로스에 첫 경고 랭크뉴스 2024.06.20
11382 [2024 사이버보안] 조원희 사이버작전사령관 “AI 시대, 사이버 공격 시·공간 초월… 민·관·군 협력으로 대응” 랭크뉴스 2024.06.20
11381 써브웨이, 25일부터 15㎝ 샌드위치 판매 가격 평균 2.8% 인상 랭크뉴스 2024.06.20
11380 현대차, 상품성 개선한 2025 아반떼 출시… 1994만원부터 랭크뉴스 2024.06.20
11379 "옵션 추가하면 10억"…전기차 첫 출시 앞둔 '이 브랜드' 판매 전략은 랭크뉴스 2024.06.20
11378 원희룡, 국민의힘 당대표 출마 임박... "소통 단합으로 민심 받드는 변화 필요" 랭크뉴스 2024.06.20
11377 금융업, AI 자동화로 일자리 뺏길라..."근무일 3.5일 단축 가능성↑" 랭크뉴스 2024.06.20
11376 황우여 "노인 올해 1천만 명 넘어‥80∼90대 비례대표 고려해야" 랭크뉴스 2024.06.20
11375 “월세로 갈아타자” 전세 사기에 월세 거래 늘었다 랭크뉴스 2024.06.20
11374 조국, 한동훈 저격 "대통령 재판 진행될 수 없어‥엉터리 헌법해석" 랭크뉴스 2024.06.20
11373 의협 회장 ‘무기한 휴진’ 독단 발표…‘장기판 졸 아니다’ 의사 반발 랭크뉴스 2024.06.20
11372 북한산 장군봉서 60대 등산객 30m 아래로 떨어져 숨져 랭크뉴스 2024.06.20
11371 ‘아버지 고소’ 박세리, 회견 이후 첫 심경…“더 단단하게 나아가겠다” 랭크뉴스 2024.06.20
11370 “상관 명령 거부하라” ‘얼차려 중대장’이 부른 나비 효과 랭크뉴스 2024.06.20
11369 "자식 돈에 어디 숟가락 얹나"… 박세리 父 논란에 손웅정 발언 재조명 랭크뉴스 2024.06.20
11368 [속보] 북러 "전쟁상태 처하면 지체없이 군사 원조"…조약문 공개 랭크뉴스 2024.06.20
11367 직장인들 설렐 소식…내년 추석 연휴 열흘간 ‘가을방학’ 가능 랭크뉴스 2024.06.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