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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집무실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4·10 총선 아흐레 뒤인 19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22대 총선 낙선자 간담회는 무거운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사흘 전 참패에 아랑곳없이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열린 당선자 총회와는 대조적이었다. 이들은 관리형 비상대책위원회가 아닌 혁신형 비대위를 꾸려야 한다고 강하게 요구했다.

전체 지역구 낙선자 164명 가운데 9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3시간가량 열린 간담회에서는 혁신과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낙선자들은 당이 당선자 총회에서 비대위 성격을 다음 전당대회 준비를 위한 관리형으로 결정한 것에 반발했다. 서울 구로갑에서 낙선한 호준석 전 후보를 비롯한 여러 참석자들은 “비상 상황이란 각오로 혁신 비대위를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간담회 뒤 윤재옥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은 “오늘 혁신형 비대위를 주장하는 분들이 많았다”며 “아직 한쪽으로 방향을 정한 것은 아니다. (다시 열리는) 22일 당선자 총회에서 이야기를 들어보겠다”고 말했다. 낙선자 간담회에서는 또 현재 ‘당원 100% 룰’인 전당대회 규칙이 민심을 반영하지 못한다며 당원 의사 비율을 70%나 50%로 낮춰야 한다는 의견도 다수가 제기했다. 서울 중·성동을에서 낙선한 이혜훈 전 후보는 “당대표를 뽑는 시스템을 변경했으면 좋겠다”며 “민심을 담자는 반성이 나왔던 때로 돌아가 당원, 국민 비율을 5 대 5, 혹은 그게 힘들면 7 대 3으로 복원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아랫줄 오른쪽)이 19일 국회에서 열린 원외조직위원장 간담회에서 굳은 표정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참석자 다수는 총선의 패인이 윤석열 대통령과 용산이었고, 당이 이에 잘못 대처한 탓이라고 했다.

서울 노원을에서 낙선한 김준호 전 후보는 “(언론인 회칼 테러 발언의) 황상무 전 시민사회수석 사건이나 (채 상병 사건 핵심 피의자인) 이종섭 전 호주대사 사건 이후로 어떤 분들은 ‘대통령실이나 당을 봤을 때 찍어줄 수 없다’고 했다”며 “송사리가 아무리 열심히 헤엄쳐도 고래가 잘못된 꼬리 짓 하면 송사리는 다 죽을 수밖에 없다. 우리가 듣기 싫어하는 목소리를 들어야 그게 민심”이라고 말했다. 손범규 전 후보(인천 남동갑)도 “패인을 용산을 빼놓고 얘기할 수 없다는 데 대부분 동의했다”고 말했다. 이혜훈 전 후보는 “성난 민심이 후보들의 개인기와 노력 등 모든 걸 쓰나미처럼 덮을 수밖에 없었던 선거다”라고 했다.

영남 중심의 당 지도부와 당 운영을 바꿔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국민의힘은 4·10 총선에서 수도권 122석 가운데 19석을 얻는 데 그쳤다. 지역구 당선자 90명 중 59명(65.5%)은 영남 출신이다. 서울 광진을에서 낙선한 오신환 전 후보는 “영남 중심의 지도부가 느끼는 민심과 (수도권 민심은) 차원이 다르다”라며 “수도권 민심을 즉각 반영하고 전략을 짜는 방향으로 가지 않으면 지금 같은 상황이 계속 벌어질 것이다. 그러면 ‘영남 자민련’으로 계속 남을 것”이라고 했다. 김준호 전 후보도 “수도권에서 당 지도부에 입성하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나 대구 달서병에서 당선된 권영진 당선자는 이날 페이스북에 “선거 때만 되면 영남에 와서 표 달라고 애걸복걸하고, 무슨 문제만 생기면 영남 탓을 한다. 참 경우도 없고 모욕적이다”라고 썼다. 이날 간담회에서 일부 참석자는 발언 중 “반성한다”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고 한다.

한편, 서울 도봉갑에 당선된 김재섭 당선자와 인천 서갑에서 낙선한 박상수 전 후보를 포함한 30∼40대 당선자와 후보들은 ‘첫목회’(매달 첫번째 목요일에 모인다는 뜻)를 만들어 쇄신 목소리를 내겠다고 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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