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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국립대 총장 중재안 수용에도 날 선 비판
“의대 증원 비과학적·주먹구구식 방증”

한덕수 국무총리가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 참석해 의과대학 정원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2025학년도 의대 증원 규모를 줄여 모집하게 해달라는 국립대 총장들의 건의를 수용했다. 의사들은 “의대 증원 원점 재논의가 아니면 무의미하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19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한 후 특별 브리핑에서 “증원 대상 32개 대학 중 희망하는 경우 증원된 인원의 50% 이상, 100% 범위 안에서 2025학년도에 한해 신입생을 자율적으로 모집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고 밝혔다.

정부가 올해 고3이 대학에 진학하는 2025학년도 입시부터 전국 40개 의대 정원을 종전 3058명에서 5058명으로 늘리겠다는 방침을 총선 이후에도 고집한 가운데 국립대 총장들이 증원 규모 조정을 요구했다.

강원대·경북대·경상국립대·충남대·충북대·제주대 등 6개 국립대 총장들은 지난 18일 정부에 내년도 의대 증원분을 50~100% 범위 안에서 자율적으로 뽑게 해달라는 건의문을 보냈다.

총장들은 건의문에서 “학교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수업에 복귀하지 않는 학생이 상당수에 이르는 초유의 사태에 참담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며 “정부는 학생들이 하루빨리 배움의 공간으로 돌아와 학습권을 보장받고, 교육 현장의 갈등이 더 이상 심화되지 않도록 학생들 보호를 위해 책임을 다해주기를 건의한다”고 했다.

정부가 국립대 총장들의 건의문을 받아들인 것은 의대 입학 정원 2000명 증원에 반발한 의대생들의 ‘집단 유급’이 현실화하면서 파국을 향해 가고 있다는 세간의 우려를 의식한 결과로 보인다.

하지만 정작 의사 단체와 전공의들은 정부가 중재안을 받아들인 것과 관련해 여전히 싸늘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김성근 의협 비상대책위원회 언론홍보위원장은 “국립대 총장들이 의대 증원 규모 축소를 건의한 이유를 살펴보면 교원 확보가 어렵고 교육 여건이 미비하다는 것”이라며 “결국 의대 정원 증원과 배정이 비과학적이고 주먹구구식이란 점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의료계가 주장해 온 원점 재검토가 합리적인 안”고 주장했다.

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마치 노예(전공의)가 해방운동을 벌이는데, 노예상(총장)과 노예주(정부)가 협상한 결과와 다름이 없다”고 지적했다. 노 전 회장은 “원점 회귀 외에 숫자의 조정은 무의미하다는 메시지를 의료계가 지속해서 전달했지만 정부와 대통령실은 ‘숫자만 조정하면 협의가 될 것’이라는 헛된 희망 사항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며 “아까운 시간만 허투루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의대 교수 모임인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관계자는 “증원 결정의 전 과정에서 의대 교육의 당사자인 교수들의 의견은 한번도 수렴된 적이 없었다”며 “2000명 증원은 교육 현실을 반영하지 않은 숫자일 뿐더러 과학적 근거를 기반으로 책정된 게 아니기 때문에 50% 줄이든 60% 줄이든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전공의들과 의대생들도 의대 증원의 원점 재검토가 아니면 학교와 병원으로 돌아가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전공의 복귀 조건으로 필수의료 패키지와 의대 2000명 증원 전면 백지화, 의사 수급 추계 기구 설치를 요구하고 있다. 또 수련병원 전문의 인력 채용 확대, 불가항력 의료사고 부담 완화,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부당한 명령 전면 철회·사과, 업무개시명령 폐지 등 7가지를 요구해 왔다.

현재까지 신청 규모가 큰 국립대 위주로 50%로 감축할 경우 증원 규모는 기존 정부 안인 2000명에서 1500명대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다른 지방 사립대까지 증원분 감축에 동참할 경우 증원 규모는 최대 1000명 수준으로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추후 세부 조정안을 공개할 예정이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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