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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국제사회 확전 만류에 ‘제한적 타격’
직접 대결 피해던 양국, 상호 영토 공격
‘보복 악순환’ 반복 땐 전면전 전환 위험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한 재보복 공격을 단행한 19일(현지시간) 예루살렘에 이스라엘 국기가 휘날리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스라엘이 19일(현지시간) 미국 등 국제사회의 강한 만류에도 이란에 재보복을 단행하면서 중동 정세가 시계제로 상태에 빠져들고 있다.

이스라엘은 국제사회의 확전 우려에 ‘제한적인 타격’을 가한 것으로 보이지만, 양국이 지금처럼 공격과 반격을 주고 받으며 ‘보복의 악순환’이 계속될 경우 자칫 본격적인 전면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란은 이스라엘이 다시 공격해온다면 “두 배의 전력으로 갚아주겠다”고 으름장을 놓은 바 있다.

건국 이래 처음으로 이란에 본토를 공격 당한 뒤 대응 수위를 저울질 해오던 이스라엘은 결국 이날 엿새 만에 이란 영토를 겨냥해 재보복을 단행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 발발 이후 ‘직접 대결’ 만큼은 피하고자 했던 두 중동 국가가 이제 서로의 영토를 겨냥해 공격을 주고받은 것이다.

다만 이스라엘의 공격은 제한적인 방식으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주요 외신과 이란 현지 언론을 종합하면 이날 새벽 이란 중부 이스파한주의 군사기지 인근에서 폭발음이 감지됐고 무인기(드론)로 의심되는 물체에 대해 방공망이 가동됐다. 이스파한은 이란의 우라늄 농축 중심지인 나탄즈 핵시설을 비롯해 다수의 핵 시설이 모여 있는 지역이다.

CNN은 미 당국자를 인용해 “이스라엘 공격이 이란 핵시설을 겨냥하진 않았다”고 전했다. 이란 당국도 “이스파한 핵시설은 모두 무사하다”고 밝혔다.

호세인 달리리아 이란 국가사이버센터 대변인은 “방공망이 드론 3대를 성공적으로 격추했다”며 “현재로선 미사일 공격에 대한 보고는 없다”고 말했다. 한때 중단됐던 항공기 운항이 재개됐고, 공격에 따른 피해가 발생했다는 보고도 아직까지는 없다.

이스라엘, 이란 본토에 재보복 감행…군사 거점 이스파한 때렸다이스라엘이 19일(현지시간) 국제사회 만류에도 이란 본토에 재보복을 감행했다. 이란이 이스라엘군의 시리아 주재 영사관 폭격에 대한 보복으로 지난 13일 무인기(드론)와 미사일...https://www.khan.co.kr/world/mideast-africa/article/202404191051001

‘확전 열쇠’ 쥔 네타냐후, 재보복 강행 까닭은

지난 1일 시리아 주재 자국 영사관을 폭격 당한 이란이 13~14일 이스라엘 본토를 보복 공격한 뒤 주요 외신들은 이스라엘이 ‘확전의 열쇠’를 쥐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란이 공격 시점과 계획을 주변국과 미국 등에 사전 통보해 사실상 대비할 시간을 벌어주고, 이스라엘의 군사시설만 겨냥하는 등 공격 수위를 조절해 ‘형식적인 보복’을 하는 선에서 분쟁을 마무리하려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재반격에 나서 전쟁의 판을 키울 것인지, 아니면 이란이 피해를 최소화했다는 점을 받아들여 사태를 이쯤에서 매듭지을지에 대해 국제사회의 이목이 집중됐다.

이스라엘은 이란의 공습 이후 ‘즉각 보복’하겠다고 밝혔으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만류와 전시 내각 내 이견 등으로 즉각 보복 의사를 철회했다. 그러면서도 전면전을 초래하지 않는 선에서 “고통스러운 보복”을 하겠다고 예고했다.

이후에도 영국과 독일 외교장관이 이스라엘을 방문하는 등 국제사회의 만류와 경고가 계속됐으나 네타냐후 총리는 전날 “이란 대응에 대한 결정은 주체적으로 내릴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로이터연합뉴스


이번 공격은 네타냐후 총리의 ‘정치적 생존’을 위한 선택으로 보인다. 전쟁 이전 강행한 사법부 무력화 입법으로 강한 국민적 저항에 부딪혔던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해 10월 전쟁 발발 이후엔 하마스 공격을 막지 못한 안보 실패 책임론과 인질 구출 실패로 정치적 궁지에 몰린 상황이다.

여기에 국제적으로는 가자지구에서 일으킨 대규모 민간인 피해로 최대 지원국 미국조차 지원 중단을 경고하는 등 점차 고립되는 실정이다. 최근에는 공격 자제를 촉구하는 미국과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국내 강경파 사이에 끼인 처지였다. 이런 상황에서 이란 공격 강행은 연정 붕괴의 키를 쥐고 있는 국내 극우파를 달래는 동시에 분열된 국내 정치를 재결집시킬 수단이 될 수 있다.

국제사회 만류에 ‘제한적 공격’…공은 다시 이란에게?

다만 이스라엘은 미국 등의 강력한 경고로 확전을 피하려는 제스처를 분명히 했다. 이는 미국 등 우방의 도움 없이는 이란 본토에 대한 대대적인 공격이라는 ‘도박’을 감행하기 어렵다는 현실적인 고려도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앞서 이스라엘은 미국 등 서방의 지원으로 이란이 발사한 미사일과 드론의 99%를 격추할 수 있었다. 이미 가자지구에선 하마스와, 이스라엘 북부 국경 일대에선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와 전투를 벌이고 있는 이스라엘 입장에선 미국의 도움 없이 또 하나의 전선을 만들고 승리하는 게 쉽지 않은 상황이다. 미국은 줄곧 ‘이스라엘 방어엔 나서겠지만,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엔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공은 다시 이란으로 넘어갔다. 현재까지 이란은 이스라엘의 공격 여부와 대응 방법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공격으로 인한 피해가 제한적인 만큼 대응 수위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란은 지난 14일 이스라엘을 공습한 뒤 “이번 사태는 이것으로 결론이 났다”며 사실상 공격 종료를 선언했지만, 이스라엘이 보복할 경우 “두 배의 전력으로 갚아주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블룸버그통신의 국제관계 수석 분석가인 바비 고쉬는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분쟁이 미지의 영역으로 접어들었다”며 “이란의 대응을 예측할 수 없다”고 말했다. CNN의 국제관계 분석가인 킴 도지어는 “두 국가 사이의 갈등 고조가 언제든 전면적인 대결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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