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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워싱턴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조찬 간담회
하반기 금리 인하 놓고 ‘깜빡이’ 켜기도 어려워
농산물 공급 늘리기 위해 ‘수입’ 검토에 긍정적
고공행진 환율에도 통화스와프 가능성 단호히 차단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우리나라는 (금리 인하를 결정할 때) 주요국 통화정책보다 유가가 어떻게 될지가 더 문제”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금리 인하 시점을 결정하기 위해 최소한 1~2개월을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18일(현지 시각) 미국 워싱턴D.C.의 웨스틴 호텔에서 기재부 출입 기자 조찬 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 총재는 금리 인하를 결정하는 데 유가가 가장 큰 전제가 된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다른 나라 통화정책은 환율에 영향을 받지만, (우리나라는) 유가가 90달러 밑에 있을지 더 오를지가 문제”라고 강조했다. 근원물가에 비해 소비자물가(CPI)가 끈적한데 유가가 더 올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한은 전망치(2.3%)보다 높아지면 하반기 금리 인하가 어려울 수 있다고 시사한 셈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8일(현지 시각) 미국 워싱턴D.C.의 웨스틴 호텔에서 열린 기재부 출입 기자 조찬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DC=김민정 기자

이 총재는 금리를 내릴 것이란 깜빡이를 켜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직 깜빡이를 켤 상태가 아니다”라며 “경제 상황 등 여러 요인을 고려해 깜빡이 얘기를 하려면 최소한 1~2개월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1%로 두 달 연속 3%대를 이어 가고 있는데, 하반기에는 2%대 중반까지 내려와야 금리 인하도 검토될 수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이 총재는 “저를 제외한 금융통화위원회 다섯 분은 아직 금리 인하를 시사하는 게 성급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한 분은 내려도 된다는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고 했다.

중동 사태로 인해 유가가 오를 경우 소비자물가가 2%를 훌쩍 넘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이 총재는 “한은이 하반기 소비자물가 2.3%를 전망한 것은 유가가 최소한 80달러 후반에 머무른다는 전제”라며 “유가가 평균 100달러 이상 올라갈 경우 상당 수준 물가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유가는 한은이 예상한 유가 전망치보다 4~5달러 정도 높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물가에 부담으로 작용하긴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전기·가스요금이 정상화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냈다. 이 총재는 “전기요금은 당장 유가가 오르면 전반적으로 오를 가능성이 있다”며 “중장기적으로는 전기요금이 정상화되는 쪽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요금이 오르면 소비가 줄어야 문제가 해결된다”며 “한전 채권발행도 문제지만 궁극적으로는 전 세계적으로 우리나라가 농산물, 집값이 비싸고 공공요금, 교통비, 전기요금이 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정부가 어디에 보조금을 주는지 드러나는 것이고, 중장기적으로 전기요금을 정상화해 소비량을 줄이는 쪽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농산물 가격이 치솟는 상황에서 공급을 늘리기 위해 수입을 검토할 수도 있다고 봤다. 그는 “농산물 (수입을) 완전히 개방하자고 주장하는 건 아니다”라면서도 “기본적으로 기후변화 등으로 일어나는 공급 충격을 재정으로 도와주는 건 당연히 필요한데, 공급 충격이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걸 뻔히 알면서 둘 거냐는 측면에서 다른 방식도 생각해 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중 한 방식으로 사과 (수입을) 전면 개방 하지 않는 건 병충해 문제가 있으니, 당장 (수입으로) 해결하자는 건 아니다”라면서도 “국민 공감대가 농산물, 과일만큼은 국가 안보처럼 보호해야 한다고 하면 할 수 없지만, 소비자도 한 축이니 수입 물량을 확보하고 공급 유연성을 갖출 때가 됐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8일(현지 시각) 미국 워싱턴D.C. 웨스틴 호텔에서 기재부 출입 기자 조찬 간담회에서 발언하는 모습. /G20재무장관회의 공동취재단

최근 원·달러 환율은 1400원까지 치솟았다. 이에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이 공동으로 “지나친 외환시장 쏠림 현상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구두 개입에 나선 뒤 원·달러는 1370원대로 떨어지며 ‘강달러’가 진정되는 모양새다.

이에 대해 이 총재는 “환율 수준이 펀더멘털(기초 체력)에서 벗어난 정도가 클수록 개입 효과가 크다”라며 “최근 이란-이스라엘 사태 이후 며칠간 환율 움직임은 어떤 측정 방법으로 봐도 과도하다”고 말했다. 그는 “(환율이) 벗어나는 정도가 펀더멘털에 비해 확실히 벗어났다는 확신이 있을 때 메시지를 주고, 그래야만 성공한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통화스와프 가능성에 대해 단호하게 일축했다. 이 총재는 “일본은 (미국과) 상시적인 통화스와프를 가지고 있다. 영국도 상시적 통화스와프를 가지고 있는데 (최근 환율이) 우리만큼 절하됐다”라며 “통화스와프는 채무 불이행(디폴트) 등 우리나라만 평가절하된 상황에서 도움 되는 건 맞지만, 달러 문제로 전 세계적으로 환율이 변할 때는 (우리만) 받아봐야 소용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우리나라는 환율이 변동될 때마다 통화스와프를 얘기한다”라며 “그런데 (환율이) 왜 움직이는지 생각해야 한다”라며 “일본은 통화스와프가 있는데도 엔화가 우리보다 더 많이 절하됐다. (지금은 통화 스와프의) 효과도 없을 뿐 가져올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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