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가 지난해 10월 18일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 남부지방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가 SM엔터테인먼트 시세 조종 의혹으로 기소돼 1심 재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카카오가 그의 결심공판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배 대표는 현재 보석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다. 회사 일에는 전혀 관여하지 않고 있는데, 1심 판결이 나오면 그런 제약에서 벗어나 계열사 매각을 재추진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물론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고 법정구속될 수도 있으나 배 대표 측은 그럴 가능성이 낮다고 기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배 대표가 ‘자유의 몸’이 되면 가장 먼저 카카오모빌리티 매각에 착수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2대주주인 재무적 투자자(FI)의 매각 의지가 매우 강하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카카오의 ‘애물단지’인 포털 사이트 다음이 매각 후보로 거론된다.

석방됐지만 여전히 구속 강해… 김범수와도 교류 없어
19일 투자은행(IB) 및 법조계에 따르면, 배 대표는 지난달 6일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5부(양환승 부장판사)의 보석 허가를 받아 석방된 상태로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배 대표 등이 작년 2월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사모펀드 운용사 원아시아파트너스와 공모해 SM 주가를 띄웠다는 게 검찰 시각이다.

배 대표는 여전히 카카오 이사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투자총괄대표라는 직책도 그대로 유지 중이며, 영향력도 여전하다고 한다. 일례로 배 대표가 보석으로 풀려난 지 약 열흘 만에 김정호 전 카카오 CA협의체 경영지원총괄이 해고됐다. 김 전 총괄은 작년 말부터 욕설 및 명예훼손 등의 논란을 일으켜 사내 윤리위원회의 내부 감사 끝에 징계를 받은 것이지만, 결국 배 대표 세력과의 ‘힘겨루기’에서 패한 셈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설명한다.

다만 배 대표는 자신의 본업인 투자 및 M&A에는 전혀 관여하지 않고 있다. 카카오의 계열사 매각 작업은 지난해 10월 배 대표의 구속과 함께 ‘올 스톱’된 상태인데, 그가 구속으로 풀려난 지금까지도 시계제로다. 배 대표는 김범수 창업자 겸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과도 만나지 않는 건 물론이고 통화조차 삼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주요 공범과 참고인을 만나선 안 된다는 보석 조건 때문이다.

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배 대표가 이 같은 제약에서 벗어나 계열사 정리를 진두지휘하려면 적어도 1심 판결은 나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1심 판결 이후엔 보석 요건의 효력 자체가 사라진다.

카카오는 여러 차례 크고 작은 M&A를 통해 몸집을 불려온 만큼, 봉건제 같은 조직 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김 의장의 복심과도 같은 배 대표가 M&A를 다시 총괄하게 된다면 정신아 카카오 대표와 갈등이 불거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범수 창업자의 ‘운명’이 배 대표의 입에 달렸다는 점도 배 대표의 영향력을 더 키울 수 있는 요인이다.

배재현 다시 칼 잡으면 모빌리티부터 팔 듯
배 대표가 다시 M&A를 총괄한다면, 카카오는 우선 카카오모빌리티 매각에 재시동을 걸 가능성이 크다.

카카오모빌리티의 매각이 시급한 이유는 2대주주인 사모펀드 텍사스퍼시픽그룹(TPG)의 엑시트(투자금 회수) 의지가 강하기 때문이다. TPG는 2017년 한국투자증권·오릭스와 컨소시엄을 이뤄 카카오모빌리티에 5000억원을 투자했으며, 2021년 1307억원을 추가로 투입했다. 누적 투자금이 6307억원이며 지분율은 29.6%에 달한다.

카카오모빌리티의 기업가치는 2022년 8조5000억원까지 올랐으나, 골목상권 침해 및 분식회계 논란 등에 휩싸이며 기업공개(IPO)와 경영권 매각이 줄줄이 무산됐다. 2022년에는 MBK파트너스에 매각하려 했으나 노조의 강한 반발을 샀고, 결국 홍은택 당시 대표가 철회를 결정했다.

인터넷 포털 ‘다음’ 역시 카카오가 오래전부터 매각하고 싶어 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다음이 진보 성향 플랫폼이라는 이미지가 강해, 카카오에서는 이 때문에 이번 정권에 밉보이게 됐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며 “카카오는 (다음의) 기업가치에는 큰 욕심이 없으며 헐값에라도 털어버리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미 지난해 사내독립기업(CIC)으로 분리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다만 다음을 사갈 만한 기업이 없고 매각 시 노조의 반발이 극심할 것으로 예상돼 현실적으로 손절이 쉽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비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12481 민주당, '찐명' 박찬대 원내대표 굳히나… 김민석도 불출마 랭크뉴스 2024.04.23
12480 [단독] SM엔터 시세조종 의혹 관련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고발당해 랭크뉴스 2024.04.23
12479 주가 상승에 美 CEO들 연봉도 훨훨…연봉킹은 호크 탄 브로드컴 대표 ‘2230억 원’ 랭크뉴스 2024.04.23
12478 가세연에 또 '무죄' 준 법원‥"앞으로 조심하라" 이례적 질타 랭크뉴스 2024.04.23
12477 “어차피 안 낳아”… 20대, 국민연금 ‘더내고 더받자’ 과반 랭크뉴스 2024.04.23
12476 한·루마니아 정상회담…김건희 여사는 비공개 일정만 랭크뉴스 2024.04.23
12475 “새 남친 생겨?” 임신한 전처 살해한 40대 기소… 뱃속 아기는 랭크뉴스 2024.04.23
12474 민희진에 반박한 하이브 “회사 탈취 시도 명확… 아일릿과 무관” 랭크뉴스 2024.04.23
12473 [강준만의 화이부동] 이준석의 ‘윤석열 죽이기’ 랭크뉴스 2024.04.23
12472 대통령실 "의사, 전공의 두 자리만 비었다"… 의료개혁특위 25일 가동 랭크뉴스 2024.04.23
12471 [단독] 尹 "이재명 번호 저장했다, 언제든 전화해 국정 논의할 것" 랭크뉴스 2024.04.23
12470 야권 단독 처리 ‘가맹사업법·민주유공자법’ 쟁점은? 랭크뉴스 2024.04.23
12469 대통령실 "의사단체, 의료특위 참여 거부 안타까워…증원 원점 재검토 고수 유감" 랭크뉴스 2024.04.23
12468 원광대병원 비대위 "교수들, 매주 금요일 외래진료·수술 중단" 랭크뉴스 2024.04.23
12467 가톨릭 의대 8개 병원 교수들 26일 일제히 사직서 제출 랭크뉴스 2024.04.23
12466 "그런 웹툰 안 봤다니까요!"‥"이 상황 뭐지?" 여성의 '촉' 랭크뉴스 2024.04.23
12465 서울대병원 '소아 투석' 교수 모두 사직…"타병원 보내드리겠다" 랭크뉴스 2024.04.23
12464 윤석열과 박근혜, 그 불길한 도돌이표 [아침햇발] 랭크뉴스 2024.04.23
12463 [단독] 20대 절반 이상 ‘국민연금 더 내고 더 받기’ 원한다 랭크뉴스 2024.04.23
12462 추미애 "국회의장이 무조건 '중립 기어' 넣으면 안 돼‥맹목적 협치 아닌 위기 타개가 중요" [뉴스외전 포커스] 랭크뉴스 2024.04.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