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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대비 세계 주요국 통화 가치 비교해보니
4월 보름새 원화 3.42% ‘뚝’… “가장 큰 낙폭”
美 정책 변수 따른 ‘강달러’, 일차 원인이지만
‘유가 취약’ 亞 효과에 ‘내수↓’ 국내 요인 겹겹

원·달러 환율이 1400원으로 급등(원화 가치 하락)하는 사상 4번째 위기가 찾아왔다. 한·일 양국의 최초 ‘공동 구두개입’이 이뤄지는 등 위기감마저 고조되고 있다. 외환당국은 원화의 약세가 ‘나 홀로’ 연출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비(非) 달러 통화 전반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과도한 우려를 불식시키는 모습이다. 하지만 ‘약체’인 아시아 주변국 통화 중에서도 유독 원화의 약세가 더욱 두드러져 문제로 지적된다.

지난 16일 서울 중구 명동거리 한 환전소에서 거래되고 있는 환율 모습. /연합뉴스

4월 1~16일 韓 원화 가치 ‘-3.42%’ 낙폭 두드러져
19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ECOS) 분석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16일까지 한국 원화의 달러 대비 가치는 3.42%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비교 가능한 41개국 통화 중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슈퍼 엔저’를 겪고 있는 일본 엔화의 달러 대비 가치는 1.86% 떨어졌다. 태국 바트화(-0.99%)·필리핀 페소(-1.15%)·베트남 동(-1.54%) 등 여타 아시아 지역과 비교해서도 원화 가치의 하락세는 압도적이었다.

연초부터로 시계열을 늘려 비교해 봐도 원화 약세가 유독 두드러지는 현상은 마찬가지다. 연초 대비 원화 가치는 7.1% 하락해, 주요 16개국 가운데 튀르키예 리라화(-8.9%)·일본 엔화(-8.6%) 다음으로 낙폭이 컸다. 원화의 ‘프록시(Proxy·대리)’ 통화로 여겨지는 중국 위안화는 2%가량 떨어지는 데 그쳤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16일 장 중 한때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지는 1400원을 돌파했다. 과거 환율이 1400원대로 오른 것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1997~1998년), 글로벌 금융위기(2008~2009년), 레고랜드 사태로 시장이 출렁였던 2022년 하반기 등 세 차례가 전부였던 만큼 이례적인 현상이다.

당일 외환당국이 1년7개월 만의 공식 구두개입을 단행한 데 이어, 이튿날엔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과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장관 등 한일 양국이 사상 처음으로 공동 구두개입을 내놨을 만큼 상황은 긴박했다.

그래픽=손민균

‘美 금리 실망+유가+내수 악화’… 총체적 난국 ‘₩’
최근 연이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들의 발언들로 미국의 금리 인하 시점이 늦어질 것이란 시장의 전망이 짙어지면서, 달러의 ‘초강세’가 나타난 영향이 일차적으로 원·달러 환율의 급등세를 초래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최근 지난 고점(107포인트)에 다다른 106p선까지 치솟았다.

여기에 이란과 이스라엘 간 충돌에 따른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가 국제유가를 끌어올리며 이런 현상을 부추긴 모습이다.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통화 약세’ 현상은 최근 아시아 국가들의 고질적 문제로 자리 잡고 있다. 미국 달러화와 국제유가 간 ‘동조화’ 현상이 최근 들어 강해지면서다.

유가가 오르면 달러 가치가 올라가는 데 더해, 원유 소비량과 수입 의존도가 높은 주요 아시아 국가들은 ‘통화 약세’ 압력에 더 많이 노출될 수 있다. 우리나라도 당연히 예외는 아니다. 유가 상승이 향후 무역수지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데, 이는 한국 내 달러 양 감소를 초래하니 달러 가치는 상승하고 원화 가치는 떨어지는 메커니즘이다.

그래픽=손민균

여기에 한국 내부의 ‘취약한’ 경제 사정들이 원화의 유독 더 큰 약세를 초래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직 해소되지 않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문제, 유가 급등과 물가 자극으로 인한 내수 경기 악화 가능성 등이 그것이다. 여기에 4·10 총선거 이후 정책 불확실성까지 떠안았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일본 엔과 중국 위안화 약세에는 일정 부분 경기 부양 차원의 인위적 통화 가치 약세 정책이 작용하고 있다”면서 “원화의 경우 글로벌 공급망 확대에서 다소 소외되는 현상과 대내적으로 각종 구조적 리스크를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점이 있음은 주목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앞으로 또 다른 악재들이 기다리고 있어 당국자들은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달 국내 상장사들의 배당금 지급 집중이 원화 약세에 기름을 부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기업의 배당금을 받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자국 송금을 위해 원화를 팔고 달러를 사게 되면, 원·달러 환율은 더 치솟을 수 있다.

한편 원·달러 환율은 지난 16일 ‘1400원 터치’를 경험한 이후 잇따른 구두개입 효과로 현재 1370~1380원대로 진정된 모습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미국 통화정책 변화가 신흥 시장의 환율에 주는 영향은 1년 반 전(2022년 중반)에 비해 일시적일 것으로 생각한다”며 “환율 변동성이 계속될 경우 우리는 변동성을 완화하기 위한 개입에 나설 재원과 수단을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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