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신용점수 ‘뻥튀기’ 변별력 떨어져
자체 평가… 연체 늘자 문턱도 높여
고신용자들도 제2금융권 기웃
게티이미지뱅크

신용점수 900점(1000점 만점)이 넘는 고신용자도 시중은행에서 돈을 빌리기 더 어려워지고 있다. 전체적으로 신용점수가 높아진 ‘점수 인플레’에다 시중은행들이 건전성 관리를 위해 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18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달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 3사(카카오·케이·토스뱅크)의 가계신용대출(신규취급액 기준) 평균 취급 신용점수는 919.5점이었다. 신용점수는 지난해 11월(896.8점)부터 꾸준한 오름세다.

신용등급은 신용평가사 KCB(코리아크레딧뷰로) 점수를 기준으로 1등급 942~1000점, 2등급 891~941점, 3등급 832~890점, 4등급 768~831점 등으로 구분된다. 통상 3등급까지 고신용자로 분류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3등급 차주에게 시중은행 대출은 그야말로 ‘언감생심’이다.

은행 대출 문턱이 높아진 것은 두 가지 요인으로 설명된다. 우선 신용점수 인플레이션 현상이다. KCB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신용점수 하위 50% 기준 점수는 879점 이하로, 1년 전보다 5점 상승했다. 신용점수 950점 이상 초고신용자는 지난해 말 1314만6532명으로 전년 대비 147만명 이상 늘었는데 그 비중이 전체의 4분의 1을 넘었다.

고신용자가 급격하게 늘어난 건 통신비·국민연금·보험료 등 납부 정보를 신용점수에 반영하기 시작하면서다. 퀴즈를 풀면 신용점수를 더 주는 등 신용점수를 올리는 다양한 방법도 생겨났다. 이에 따라 신용점수 변별력이 떨어지자 은행들은 내부 자체 신용평가 모델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은행 관계자는 “대출 심사에 신용점수 활용 비중이 과거보다 줄었다”며 “은행 자체 데이터로 평가한 신용점수를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권이 건전성 관리를 위해 대출 문턱을 높인 이유도 있다. 은행 연체율은 2022년 6월 0.20%까지 내려간 뒤 계속 상승 추세다. 지난 1월 말 은행 원화 대출 연체율은 0.45%로 전월 말(0.38%)보다 0.07% 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기준금리 인하 시점 전망이 미뤄지는 등 고금리 장기화가 예상되자 은행들이 더욱 대출 빗장을 걸어 잠그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렇다 보니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을 찾는 고신용자가 늘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자산 규모 상위 5대 저축은행의 신규 신용대출 중 800점대 이상 차주 비중이 전체의 20.9%에 달했다. 지난 1월 말 기준 신용점수 900점 초과 고신용자가 주요 캐피탈사에서 받은 평균 금리는 연 10.94%~17.79% 수준으로 나타난다.

이러한 ‘풍선효과’에 저신용자들이 불법 사금융 등 제도권 밖으로 밀려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고금리 장기화 상황에서 금융 취약계층 피해가 커지지 않도록 정책금융 역할 확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9618 강릉 자원재생공장서 큰불…3시간 만에 불길 잡아(종합2보) 랭크뉴스 2024.04.27
9617 홍준표, 또 한동훈 저격?… “행성이 항성 이탈하면 우주미아” 랭크뉴스 2024.04.27
9616 “시끄럽게 굴어서” 이웃에 가스총 쏜 60대 랭크뉴스 2024.04.27
9615 尹정부 의료개혁 때린 안철수…"의대 증원 1년 미뤄야" 랭크뉴스 2024.04.27
9614 "엎치락 뒤치락" 주가 영향에 세계 3위 부자 재탈환한 '이분' 랭크뉴스 2024.04.27
9613 홍익표, '판문점 선언 6주년'에 "강경 일변도 대북정책 기조 전환해야" 랭크뉴스 2024.04.27
9612 고속철도·4대강 추진…정종환 전 국토해양부 장관 별세 랭크뉴스 2024.04.27
9611 보잉 여객기 또 사고…이륙 뒤 비상 탈출 미끄럼틀 떨어져 랭크뉴스 2024.04.27
9610 고속도로 택시에서 기사 폭행한 카이스트 교수 불구속 기소 랭크뉴스 2024.04.27
9609 장호진 국가안보실장 "전쟁 끝나면 한러 관계 복원될 것" 랭크뉴스 2024.04.27
9608 축구마저 무너졌다...‘저출생 쇼크’, 한국 스포츠의 예고된 몰락 랭크뉴스 2024.04.27
9607 코인 투자 실패하자 고객 돈 19억 꿀꺽…증권사 직원 철창行 랭크뉴스 2024.04.27
9606 주말 꿀잠 보충은 2시간만···푹 자려면 취침 3시간 전 ‘이것’ 마쳐야 랭크뉴스 2024.04.27
9605 다 태웠다고 애태우지 말아요…달큼한 불맛 타오르는 중이니[정연주의 캠핑카에서 아침을] 랭크뉴스 2024.04.27
9604 나이 제한 없앴더니… 60세 변호사, 아르헨 미인대회 ‘왕관’ 랭크뉴스 2024.04.27
9603 강릉 고물상 큰불로 검은연기 뒤덮여…1시간 반 만에 불길 잡아(종합) 랭크뉴스 2024.04.27
9602 김용태 “채 상병·김건희 특검 해결책, 국민의힘이 먼저 내놔야” 랭크뉴스 2024.04.27
9601 [AI 만난 신약개발]② 구글과 엔비디아가 바꾼 신약개발 ‘A to Z’ 랭크뉴스 2024.04.27
9600 북 "우주정찰 임무 계획대로 결행"… 2호 군사정찰위성 발사 예고 랭크뉴스 2024.04.27
9599 민주 "판문점선언 6주년…尹정부, 北과의 강 대 강 대치 멈춰야" 랭크뉴스 2024.0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