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앵커]

초등학생 형제를 상습 학대한 의붓어머니와 친부에게 실형이 선고됐습니다.

생일 선물로 꽃바구니를 사 온 아들을 때리는 등 1년 넘게 학대가 이어졌는데, 모질고 끔찍한 행각에 판사도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김화영 기잡니다.

[리포트]

한 살 터울의 한 초등학생 형제.

이들이 의붓어머니로부터 모진 학대를 당하기 시작한 건 3년 전부터였습니다.

'먹을 자격이 없다'며 밥을 굶기고, 술에 취해 때리는 일이 반복됐습니다.

당시 11살이었던 첫째 아들이 생일 선물로 꽃 바구니를 건네자, 의붓어머니는 '어린 아이가 돈을 함부로 쓴다'며 쇠자로 손바닥을 수차례 때렸습니다.

가족과 함께 보내야 할 성탄절 전날엔 오히려 집에서 쫓겨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1년여 동안 23차례에 걸쳐 신체적·정서적 학대를 당했습니다.

아버지 역시 이를 말리기는커녕 학대를 모른 척했습니다.

결국 친척과 학교의 신고로 수사가 시작됐고, 오늘(18일) 1심 법원은 의붓어머니에게 징역 4년을, 아버지에게는 징역 3년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부모의 절대적 사랑을 받아야 할 어린 나이의 형제가 오히려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며 이 같이 판시했습니다.

재판부는 선고 도중 이들의 학대 행각을 언급하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재판부는 앞서 열린 결심공판에서도 "아이들을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는 말이 있는데, 어떻게 자기 자식에게 이럴 수 있느냐"면서 "너무 화가 나 기록을 읽을 수가 없었다"며 이들을 꾸짖기도 했습니다.

초등생 형제는 아버지의 용서를 구한다는 편지를 재판부에 냈지만, 친척의 종용일 가능성이 크고 진지한 반성도 없어 보인다며 중형이 불가피하다고 밝혔습니다.

[공혜정/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대표 : "부모에 대해서 관대하게 봐왔던 법원이 이 정도의 형을 내린 것은 그래도 그나마 법원 자체가 부모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하겠다는 의지가 보인다는 거죠."]

현재 초등생 형제를 돌보고 있는 할머니는 수사 이후에도 손자들을 보듬어 준 검사와 수사관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기도 했습니다.

KBS 뉴스 김화영입니다.

영상편집:이소현/그래픽:고석훈

■ 제보하기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email protected]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네이버, 유튜브에서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KB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12755 필리버스터 돌입 與 "채상병특검법, 대통령 탄핵 교두보" 랭크뉴스 2024.07.03
12754 ‘토일월’ 몰아 쉬자… 정부 ‘요일제 공휴일’ 추진 랭크뉴스 2024.07.03
12753 [속보] 국립중앙의료원에 차량 돌진… 2명 부상 랭크뉴스 2024.07.03
12752 내일밤 하늘 구멍 뚫린다..."시간당 50mm, 차운행 힘들 정도" [영상] 랭크뉴스 2024.07.03
12751 “퇴근하고 집에 돌아가던 길에…” 시청역 참사 손글씨 추모 랭크뉴스 2024.07.03
12750 한미 송영숙·임주현 모녀, 신동국 회장과 의결권공동행사 약정 체결 랭크뉴스 2024.07.03
12749 [속보] 신동국 회장, 한미 모녀 손잡았다…경영권 분쟁 다시 시작 랭크뉴스 2024.07.03
12748 "탄핵해 보시라, 수사할 검사는 차고 넘쳐"… 민주당 앞에서 뭉친 검사들 랭크뉴스 2024.07.03
12747 또 고령 운전자? 국립중앙의료원 택시 돌진… 3명 부상 랭크뉴스 2024.07.03
12746 [속보] 국립중앙의료원에서 택시 돌진‥1명 중상·2명 경상 랭크뉴스 2024.07.03
12745 해병대원 특검법 상정·필리버스터 돌입…내일 표결할 듯 랭크뉴스 2024.07.03
12744 채상병특검법 필리버스터 대치…내일 野단독처리·與거부권 수순(종합) 랭크뉴스 2024.07.03
12743 “발암물질 걱정, 영향 있었다”…고급 생리대에 돈 40% 더 써 랭크뉴스 2024.07.03
12742 北 이번엔 물 폭탄?... 장마철 '묻지마 방류'에 임진강이 위험하다 랭크뉴스 2024.07.03
12741 급발진이냐 아니냐, 회피기동 안했나 못했나···시청역 돌진 사고 쌓이는 ‘왜’ 랭크뉴스 2024.07.03
12740 최순실, 수감 중 치매? 정유라 "지인도 못 알아봐" 랭크뉴스 2024.07.03
12739 국립중앙의료원 응급실에 택시 돌진…보행자 2명 부상 랭크뉴스 2024.07.03
12738 [단독]관내 ‘아리셀 참사’ 일주일 만에···권순정 고검장, 간부들과 관광지 술자리 랭크뉴스 2024.07.03
12737 용인 수지구 아파트서 공동현관 지붕 붕괴…인명피해 없어 랭크뉴스 2024.07.03
12736 채 상병 특검법 상정…민주, 필리버스터 내일 종료시키고 표결 수순 랭크뉴스 2024.07.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