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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8일 서울 강동구 강동성심병원에 마련된 고 박종철 열사 어머니 정차순 씨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성동훈 기자


고 박종철 열사의 어머니 정차순 여사 빈소에 18일 여야 정치인들의 추모 발길이 이어졌다. 전날 별세한 정 여사는 전두환 정권 시절 경찰의 고문으로 숨져 6월 민주항쟁의 도화선이 된 고 박종철 열사의 어머니다. 여야는 추모의 뜻을 전한 뒤 민주주의의 의미를 되새겼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인 민주유공자 예우법(민주유공자법) 제정을 촉구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후 빈소가 마련된 서울 강동구 강동성심병원을 찾아 조문했다. 이 대표는 조문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정 여사 별세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그는 “고 박종철 열사는 아시는 것처럼 1980년대 민주화 투쟁의 기폭제가 됐던 분”이라며 “최근 민주주의가 후퇴하면서 수많은 사람의 희생으로 쌓아왔던 우리나라 민주주의가 많은 위험에 처했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조의를 표한 뒤 “고 박종철 열사는 우리나라 민주주의가 다시 부활하는 데 가장 큰 희생을 했던 분”이라며 “1980년대를 살았던 저를 포함한 많은 분들이 고 박종철 열사와 그 가족 분들에게 큰 마음의 빚을 갖고 있다”고 했다. 그는 고인이 민주유공자법을 꼭 통과시켜 달라는 부탁을 했다며 “이번 국회 또는 다음 국회에서라도 민주유공자법이 빠른 시일 내 처리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18일 서울 강동구 강동성심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박종철 열사의 어머니 정차순 씨의 빈소에 노무현 전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보낸 근조화환이 놓여 있다. 성동훈 기자


녹색정의당에선 김준우 상임대표와 장혜영 원내대표 직무대행이 빈소를 찾았다. 김수영 녹색정의당 선임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받아들일 수 없던 아들의 죽음, 그 단장의 고통을 끌어안고 한국사회 민주화를 위한 중단 없는 투쟁의 삶을 살아내셨던 정차순 여사께 한없는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담아 안식과 평안을 빈다”고 말했다.

민주유공자법 제정도 거듭 촉구했다. 장 직무대행은 이날 오전 당 상무위원회에서 “현행법의 한계로 고 박종철 열사는 정작 민주화 유공자로 인정받지 못했다”며 “이제는 군부독재의 국가폭력에 아들을 잃고 싸워온 어머니의 마지막 바람을 국회가 받아안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변인은 논평에서 “여당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셀프 특혜니 운동권 신분 세습이니 비난한다”며 “과연 이들이 정차순 어머님의 얼굴 앞에서도 날조와 비난을 뱉을 수 있을지 궁금하다. 사람의 탈을 쓰고서 그럴 수는 없을 것”이라고 법 제정에 부정적인 여당을 향해 날을 세웠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도 이날 빈소를 찾아 정 여사의 명복을 빌었다. 조 대표는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우리 종철이의 꿈이 이뤄지지 않았는데, 어무이 이렇게 가셨습니까”라고 말했다. 그는 “종철이가 추구했던 꿈, 잊지 않고 있다”며 “종철이에 비해 한계와 흠결이 많은 저지만, 끝까지 해보겠다”고 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조문 뒤 기자들과 만나 “역사 속의 한 페이지가 또 지나가는 느낌이 든다”며 “고 박종철 열사의 안타까운 죽음으로 시작되었던 민주화 운동의 기운이나 이런 것들은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는 것을 확실하게 느낀다”고 했다. 또 “앞으로도 계속 그런 숭고한 인생을 기리고 개혁신당에서도 앞으로 그런 정신이 훼손되지 않도록 저희가 정치하면서 이어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은 빈소에 근조 화환을 보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은 이날 오후 8시 조문할 예정이다. 정희용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4·19 혁명일을 하루 앞둔 오늘 정차순 여사의 안타까운 소식은 더욱 마음을 먹먹하게 한다”며 “숭고한 희생을 잊지 않고 국민의힘은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굳건히 지켜나가겠다”고 했다.

민주유공자법은 4·19혁명, 5·18민주화운동 참가자뿐 아니라 유신 반대 투쟁, 6월 민주항쟁, 부마항쟁 참가자 등으로 민주유공자를 확대하는 내용이다. 현재 국회 법사위에 계류돼 있다. 민주당은 지난해 12월 국회 정무위에서 이 법을 단독으로 통과시켰다. 국민의힘은 표결에 불참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가 18일 서울 강동구 강동성심병원에 마련된 고 박종철 열사 어머니 정차순 씨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성동훈 기자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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