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8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4·10 총선에서 압승한 더불어민주당 안에서 22대 국회의 국회의장은 물론, 법제사법위원장과 운영위원장을 모두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이 거세지고 있다. 22대 국회 개원(5월30일)이 아직 40여일 남은데다, 원 구성 협상 상대인 국민의힘이 총선 참패 이후 당을 수습하느라 제대로 대거리를 못 하는 상황에서 다소 앞서 나가는 모양새다. 비례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을 포함해 모두 175석을 차지한 민주당이 국회 운영과 정국의 주도권을 틀어쥐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친이재명계 좌장 격인 정성호 민주당 의원은 18일 문화방송(MBC) 라디오에서 “법사위원장과 운영위원장은 다수당이 맡는 게 맞지 않는가 생각한다”며 “소수당이 법사위원장을 맡아서 입법 기능을 사실상 마비시키는 역할을 하게 되면 문제가 있다. 운영위원장도 여당 원내대표가 하는 것처럼 돼 있는데, 국회 운영 전체를 관할하기 때문에 재고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전날엔 홍익표 원내대표가 “법사위와 운영위는 이번에는 민주당이 갖는 게 맞는다”고 주장했다.

법사위는 다른 상임위가 통과시킨 법안의 체계·자구 심사권을 가진, 모든 법안의 최종 길목이다. 운영위는 국회 운영 전반을 관장할 뿐만 아니라 대통령실을 피감기관으로 두고 있어, 행정부 견제·감시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쟁점 법안을 처리하거나 막으려 할 때, 대여 공세의 수위를 올리거나 차단할 때 반드시 필요한 게 두 상임위인 셈이다. 이 가운데 법사위원장은, 국회의장을 제1당(주로 여당)에서 내고 운영위원장을 여당이 맡아온 만큼, 견제와 균형의 원리에 따라 제2당(주로 야당)이 맡는 게 그간의 국회 관례였다.

하지만 민주당은 ‘총선에서 확인된 민심은 국정운영 기조와 방향을 바꾸라는 것’이라는 논리로 법사위·운영위 위원장을 모두 제1당인 민주당이 가져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으로선, 특히 법사위를 지켜야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해 폐기된 ‘김건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특검법’ ‘대장동 50억 클럽 특검법’을 재추진할 길이 평탄해진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다른 쟁점법안, 국무위원 탄핵소추안 같은 민감한 법안·안건들도 마찬가지다. 앞서 지난해 민주당이 두 특검법을 추진했을 땐 법사위원장(김도읍 의원)을 맡은 국민의힘이 반대해, 법안을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한 뒤 법사위 논의를 건너뛰고 본회의에 직회부하는 우회로를 이용했다.

이에 더해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정조준한 운영위 회의가 여당 반대로 열리지 못하거나 난항을 겪는 것을 막으려는 의도로 운영위원장까지 챙겨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희용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법사위원장은 2당이 맡아서 1당의 독주를 저지하고, 운영위원장은 여당이 맡아 대통령실과 협의 속에 국회를 운영해야 한다는 취지의 관례”라며 “이 두개를 다 가져가겠다는 건 (민주당이) 국회를 일방적으로 운영하겠다는 얘기”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당헌·당규상 5월 둘째 주에 열리는 원내대표 선거를 한주 앞당겨 5월3일에 열기로 했다. 국민의힘도 5월 초 새 원내대표를 선출한다. 하지만 이런 이견 때문에 22대 국회 원 구성 협상도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민주당이 여당으로서 180석을 얻었던 21대 국회 전반기엔 ‘과반 정당이 상임위원장을 모두 갖고 책임 있게 운영하는 게 민주주의 원리’라고 주장해 원 구성이 47일 늦어졌다. 당시 민주당은 법사위 등 모든 상임위를 가져갔다.

한겨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11348 한동훈 "정치인이 배신 안해야 하는 건 국민뿐"...'尹배신론'에 반박 랭크뉴스 2024.04.21
11347 테슬라, 美서 모델Y 등 가격 2천달러씩 인하…"재고 증가 탓" 랭크뉴스 2024.04.21
11346 바이든, 23일 '트럼프 본거지' 플로리다서 낙태 연설 랭크뉴스 2024.04.21
11345 "이스라엘 무기, 탐지 안 당한 채 이란 방공망 손상" 랭크뉴스 2024.04.21
11344 이커머스 업체, 쿠방발 가입자 모시기 경쟁 치열 랭크뉴스 2024.04.21
11343 "부모·전 남친 죽여주세요" 의뢰했다가…돈 뜯기고 협박당한 10대女 랭크뉴스 2024.04.21
11342 ‘의대 자율 증원안’도 걷어찬 의협…전공의들도 "소송 준비" 랭크뉴스 2024.04.21
11341 폴크스바겐 美공장 산별노조 가입투표 가결…바이든 "축하" 랭크뉴스 2024.04.21
11340 '파묘' 돼지사체 5구 칼로 난도질…대살굿 장면 실제 동물이었다 랭크뉴스 2024.04.21
11339 김정은 찬양 신곡 공개…본인 업적 내세우며 ‘홀로서기’? 랭크뉴스 2024.04.21
11338 한동훈 “시간 가지고 공부하고 성찰하겠다” 당대표 불출마 시사? 랭크뉴스 2024.04.21
11337 웹툰작가에서 화가로 탈바꿈하는 기안84…개인전 '기안도' 랭크뉴스 2024.04.21
11336 美, 정보당국의 국외 외국인 도·감청법 2년 연장 랭크뉴스 2024.04.21
11335 “먹핑족을 잡아라” 600만 캠핑족 향한 유통업체 경쟁 본격화 랭크뉴스 2024.04.20
11334 마스크팩 붙이고 잔다고? 20분 이상 팩 붙이면 짓무를 위험 랭크뉴스 2024.04.20
11333 ‘G7 정상회의’ 초청 무산…대통령실 “올해 G7 초청국은 아프리카 이슈 관련국” 랭크뉴스 2024.04.20
11332 채권자 흉기로 찌른 뒤 집에 불지른 60대 구속 랭크뉴스 2024.04.20
11331 1116회 로또 1등 당첨번호 ‘15, 16, 17, 25, 30, 31’···당첨금 각 27억 랭크뉴스 2024.04.20
11330 이란 “이스라엘 공격은 애들 장난 수준, 추가 공격엔 최고 대응”…확전 자제? 랭크뉴스 2024.04.20
11329 조국 "윤석열·이재명 회동, 다행이지만 형식적 만남 안돼" 랭크뉴스 2024.0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