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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거대 야당 입법폭주”
소병훈 국회 농해수위위원장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사봉을 치며 ‘양곡관리법 개정안’과 ‘농산물 가격 안정법 개정안’을 국회 본회의에 직회부하는 안을 야당 단독으로 가결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더불어민주당이 18일 ‘제2양곡관리법’(양곡관리법 개정안) 등 5건의 법안에 대한 국회 본회의 직회부(부의 요구안)를 단독 의결했다. 양곡관리법은 윤석열 대통령이 처음으로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법안이다. 제2 양곡관리법은 양곡관리법 폐기 후 민주당이 새롭게 발의한 양곡관리법 두 번째 버전이다. 민주당은 4·10 총선 결과로 민의를 확인했다고 보고 21대 국회 내에서 다시 처리하겠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은 “국회법을 무시한 거대 야당의 입법폭주”라고 반발했다.

민주당 소속 소병훈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 위원장은 이날 농해수위를 열어 법안 5건을 재석 12인, 찬성 12인의 만장일치로 처리했다. 농해수위는 전체 19명의 위원이 있고, 직회부에는 12석(재적 위원 5분의 3 이상)이 필요하다. 민주당 의원(11명)과 윤미향 무소속 의원이 참석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불참했다.

직회부는 국회 상원격인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를 우회하는 제도다. 국회법은 법사위가 이유 없이 60일 이내에 심사를 마치지 않으면 담당 상임위원회에서 재적위원 5분의 3 이상 찬성으로 본회의 부의를 요구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

기존 양곡관리법은 쌀 수요 대비 초과 생산량이 3~5%이거나 쌀값이 전년 대비 5~8% 하락할 때 정부가 초과 생산량을 의무적으로 전량 매입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민주당 주도로 지난해 3월23일 본회의를 통과했다. 윤 대통령은 같은 해 4월4일 거부권을 행사했고 재표결을 거쳐 폐기됐다. 윤 대통령은 당시 “쌀 생산이 과잉되면 오히려 쌀의 시장가격을 떨어뜨리고 농가 소득을 더욱 불안정하게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이 이날 직회부한 제2양곡관리법은 쌀값이 폭등하거나 폭락했을 때, 정부가 그 기준을 정해 초과생산량을 의무 매입하거나 정부가 보유한 양곡을 팔아 공급을 늘리도록 했다. 또한 함께 직회부한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법 개정안(농안법)은 쌀 등 주요 농산물에 대한 기준가격을 정부가 정하도록 했고 기준가 밑으로 가격이 떨어지면 그 차액을 정부가 일부 보전해주는 내용을 담았다. 법에 기준을 규정하지 않고 정부가 기준을 정하도록 했고, 정부 매입 외에도 생산비를 일부 보전해주는 방안도 선택지로 담은 것이 기존 양곡관리법과 차이점이다.

제2양곡관리법과 농안법 외에도 4·16세월호참사 피해구제 및 지원 등을 위한 특별법, 지속가능한 한우산업 지원법, 농어업회의소법도 직회부됐다. 소 위원장은 표결 전 “(법안 본회의 직회부에 대해) 양당 간사 간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며 “이의가 있으므로 무기명 투표로 표결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농해수위 소속 의원들은 의결 후 국회 기자회견을 해 “21대 국회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조속한 통과를 위해 국회법에 따라 본회의 부의 요구를 하게 됐다”며 “윤석열 정부와 여당인 국민의힘은 대안 없는 반대만 하지 말고 21대 국회 임기 내에 농산물 가격 안정법 등 4개 법안을 본회의에서 의결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위성곤 민주당 의원은 “지난번 양곡관리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한 이유는 의무 조항이 있어서”라며 “개정안은 그와 다르게 최저 가격을 보장하는 방식이라 충분히 국가에서 시행할 수 있어 거부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농해수위 소속 의원들은 이날 입장문에서 “민주당은 의사일정과 안건에 대한 협의 없이 본회의 부의 요구를 일방적으로 처리했다”며 “국회법을 무시한 거대 야당의 입법 폭주”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남는 쌀 강제 매수’는 과잉 생산 유발, 쌀값 하락, 재정부담 증가 및 형평성 문제 등 농업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정부뿐 아니라 전문가와 농업인 단체도 큰 우려를 나타냈다”며 반대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어 “민주당은 입법 독주를 중단하고, 신중하고 합리적인 대안을 함께 만들어 갈 것을 요청드린다”고 밝혔다.

양곡관리법이 21대 국회에서 처리될지는 미지수이다. 여야가 합의하면 다음달 2일 예정된 본회의에서 부의 및 상정 절차를 거쳐 표결 처리가 가능하지만 입장차가 크다. 직회부 이후 여야 합의가 30일 이내에 이뤄지지 않으면 이후 본회의에서 부의 여부를 무기명 투표로 표결한다. 5월17일 이후 본회의에서 부의 여부를 표결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부의가 되더라도 상정이란 별도의 절차가 남아 있다. 상정은 여야 합의, 국회의장 직권상정, 의사일정 변경안 의결을 통해 가능하다. 우여곡절 끝에 5월말 본회의가 추가로 열려 법안이 통과되더라도 윤 대통령이 또다시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크다. 대통령은 법안이 정부에 이송된 후 15일 이내에 결정을 하면 되기 때문에 그 사이 21대 국회는 종료된다. 21대 국회의 임기는 오는 5월29일이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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