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이 지난해 7월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로운질서 제1회 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총리설이 나돈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이 고마워한다며 중용하려는 기류가 있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유 전 총장은 18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국무총리에 박 전 장관, 비서실장에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을 검토한다’는 보도에 대해 “다 인연이 있는 사람들”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윤 대통령이 박 전 장관에 대해 고마워하는 배경과 관련해서는 ‘나는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는 발언이 나온 데 박 전 장관이 큰 역할을 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유 전 총장은 “(윤 대통령이) 지금의 이 자리에 있게 만드는 게, 나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그 말을 하는 자리를 마련해준 게 박영선 법사위원장이었다”라고 말했다.
유 전 총장은 2013년 10월 당시 여주지청장이었던 윤 대통령이 국정감사 불출석 사유서를 냈으나 박 전 장관이 설득하는 바람에 출석해 고마워서 윤 대통령 부부하고 식사도 같이 한 적이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대통령이 박영선 장관 총리하면 안 되나 (라고 하고)… 그걸 누가 이렇게 좀 흘리고”라고 했다.
그해 4월 여주지청장으로 발령 난 윤 대통령은 국정원 댓글공작 사건 수사팀장을 맡았다가 원세훈 전 국정원장 기소 문제로 황교안 법무부 장관 등과 갈등을 빚었다. 이후 10월 17일 수사팀에서 배제됐다.
당시 법사위원장이었던 박 전 장관은 10월 21일 국회 법사위의 서울고검 국정감사 증인으로 윤 대통령을 불렀다. 그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저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습니다”는 발언을 했다.
여당 내에서 두 사람 기용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이 나오는 것과 관련해서는 협치를 한다는 분위기가 무르익지 않고 느닷없이 메시지가 나왔기 때문에 그런 반응이 나왔을 것으로 분석했다. 해당 보도가 ‘오보는 아닐 것으로 보느냐’는 사회자 질문에 유 전 총장은 “좀 그런 기류가 있으니까 그랬겠죠”라며 “국회 동의를 받아야 되는데 갑갑하지 않겠나…야권 쪽에 가까운 사람 중에 이런 사람 하면 어떨까 이런 생각해볼 수 있는 거 아니겠나”라고 했다.
유 전 총장은 22대 총선에서 여당이 대패한 것에 대해선 “정권 심판의 태풍이 분 선거였다”며 “민주당도 참 공천에서 문제도 많고 했는데도 불구하고 그 태풍에 다 묻혀버렸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정권 심판 태풍으로 대거 당선된 민주당 의원들을 17대 총선에서 탄핵 바람으로 대거 당선된 의원들과 비교하며 “윤돌이들이 많이 들어온 거 같다”고 했다. 17대 총선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이후 당선된 열린우리당 초선의원들을 ‘탄돌이’로 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