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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경기도 안성시 경부고속도로를 달리던 화물차 바퀴가 빠져 반대 방향 관광버스 앞 유리를 덮치며 2명이 숨졌습니다. 사흘 뒤 부산시 강서구 남해고속도로 제2지선에서는 8중 추돌사고로 화물차 사이에 낀 승용차 운전자 등 3명이 숨졌습니다.

화물차 사고는 났다 하면 대형 인명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지만, 운전자들의 안전 불감증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중앙고속도로 대동요금소 인근에서 화물차 불법 행위 집중 단속을 벌이는 모습

■ 단속 2시간 만에 61건 적발…도 넘은 화물차 안전불감증

오늘(18일) 오전 중앙고속도로 대동요금소 앞. 경찰이 화물차 한 대를 불러 세웠습니다. 쇳덩이를 고정도 하지 않은 채 짐칸에 싣고 달린 겁니다. 차가 조금만 덜컹거려도 주변 차량으로 날아가 인명 피해를 낳을 위험이 큽니다.

고정하지 않은 쇳덩이가 화물차 짐칸에 실린 모습

또 다른 차량에서는 '도로 위 흉기'로 악명높은 적재물 보조 지지대, '판 스프링'까지 발견됐습니다. 이 밖에 각목이나 비닐, 빗자루 등을 별다른 고정 장치 없이 짐칸에 얹고 다니는 화물차도 심심치 않게 눈에 띄었습니다.

바퀴 무늬가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닳은 채 방치한 화물차도 발견됐습니다. 이럴 경우 빗길에 미끄러지기 쉽고, 마찰열로 인해 바퀴가 터질 위험도 있습니다.

화물차 뒷바퀴가 마모된 모습

차량 짐칸을 임의로 높여 운행하거나, 짐칸 밖으로 삐져나올 정도로 짐을 과도하게 실은 화물차도 줄줄이 단속에 걸렸습니다. 단 2시간 진행된 단속에서 61건의 화물차 불법 행위가 적발됐습니다.

■ "재수 없어서" 불만 품는 운전자들…경찰 "단호하게 단속 방침"

단속에 적발된 화물차 운전자들은 대체로 불쾌한 감정을 드러냈습니다. "이 정도면 충분한 것 아니냐"며 짐을 고정한 쇠사슬을 내던지거나 단속 경찰관을 향해 언성을 높이는 운전자도 있었습니다.

적재 중량이 적정한지 확인하려면 이동식 저울을 각 바퀴 아래에 넣어 무게를 잰 뒤 적재 중량의 110%를 초과하는지 계산해야 하는데요. 한 운전자는 바쁜데 차를 오래 세워둔다며 짜증을 내기도 했습니다.

이동식 저울을 바퀴 아래에 넣어 적재물 무게를 재는 모습

취재진이 한 화물차 운전자에게 어떤 점이 불만인지 물었습니다. 운전자는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화물차 운전자들에게 단속이 지나치다"며 "지나가는 화물차 중에 단속에 걸리지 않는 차는 거의 없을 거다."라고 토로했습니다. 대다수가 '법규를 어겨서'가 아닌 '재수가 없어서' 단속에 걸린다고 생각한다는 겁니다.

화물차 운전자들의 이 같은 불만에도 경찰은 단호한 입장을 보였습니다. 화물차의 안전 부주의는 다른 사람의 안전까지 위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 지난해 전국에서 발생한 고속도로 교통사고 사망자는 187명으로 이 가운데 46%가 화물차 사고로 발생했습니다.

이현경 부산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장은 "지금까지 아무 문제가 없었더라도 사고는 장담할 수 없다. 언제든 단속될 수 있으니 화물차 운전자들은 차량 점검을 꼼꼼히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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