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 산하의 자연과학연구소인 ‘이화학연구소’가 현생 일본인은 원주민인 조몬계와 한반도에서 건너온 이들이 섞이면서 이뤄진 것이라는 기존 정설과 다른 연구결과를 내놨다. 중국에 살던 고대 한인들까지 포함해 총 3가지 계통의 집단이 일본인의 조상이라는 분석이다.
18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데라오 치카시 박사를 비롯한 이화학연구소 연구진은 전날 3000명 이상의 일본인 게놈(유전체) 자료를 통해 일본인의 기원을 밝힌 연구 결과를 미국 과학지 ‘사이언스 어드밴스’에 게재했다.
연구진은 보고서에서 현재의 일본인들은 3가지 계통의 집단에서 기원해 이루어졌다고 봐야 일본인들의 다양한 유전자 배열을 설명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 세 가지 계통은 일본 원주민으로 오키나와에 주로 분포해있는 조몬계와, 황하 주변에 살던 고대 한인들에 가까운 ‘간사이계’, 한반도 도래인 등을 포함해 다양한 계통이 섞인 것으로 추정되는 ‘도호쿠계’ 등이다.
앞서 학계에서는 조몬계와 한반도에서 건너 온 사람들인 ‘야요이인’들이 섞이면서 현재의 일본인들을 구성하게 됐다는 이중구조 모델이 정설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유적에서 발견된 고대 시신의 DNA 분석을 통해 다른 가능성이 제기돼 왔으며, 이번 연구 결과로 기존 학설의 수정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다.
이번 연구에서는 멸종된 인류인 네안데르탈인과 관련된 발견도 있었다. 고대 인류인 네안데르탈인과 데니소바인의 혼혈로 계승된 것으로 보이는 유전자 배열이 현재의 일본인들에게서 40개소 이상 발견됐다는 것이다. 데니소바인에게서 물려받은 유전자 배열 중에는 신장(키)이나 제2형 당뇨병과 관련된 것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화학연구소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위해 일본인들의 유전정보 데이터베이스 ‘바이오뱅크 재팬’을 이용했으며, 홋카이도에서 오키나와까지 일본 전국 7개 지역에서 수집한 총 3256명분의 유전체 정보를 상세히 분석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