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속도·RPM 변화 등 여러 주행 정보로 국과수 분석 타당성 검증
변호사 "국내 첫 재연 시험"…'도현이법' 21대 국회 종료 시 폐기 위기


2022년 12월 사고 당시 모습
[강릉소방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강릉=연합뉴스) 박영서 기자 = 2022년 12월 이도현(사망 당시 12세) 군이 숨진 차량 급발진 의심 사고와 관련해 차량의 결함에 의한 급발진 여부를 밝힐 '재연 시험'이 진행된다.

국내에서 발생한 급발진 의심 사고 중 현장에서 이뤄지는 첫 재연 시험이다.

사고 차량과 같은 연식의 차량으로 진행되는 이번 시험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의 분석이 타당한지 따져보는 만큼 그 결과에 따라 운전자와 제조사 측 주장의 논리가 강화되거나 약화하고, 재판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운전자 A씨와 그 가족들(원고)이 제조사를 상대로 낸 약 7억6천만원 규모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측이 요청한 '사고 현장에서의 가속페달 작동 시험' 감정이 오는 19일 강릉시 화산로에서 진행된다.

경찰 협조로 이뤄지는 이번 실험에서는 국과수 분석의 타당성을 검증하기 위해 제조사(피고) 측이 제공한 '변속장치 진단기'를 활용해 이뤄진다.

우선 페달 오조작이 있었는지 확인하고자 '풀 액셀' 상태로 도로를 내달린다.

원고 측은 "약 30초 동안 지속된 이 사건 급발진 과정에서 운전자가 가속페달을 브레이크로 착각해 밟는 건 불가능하다"고 주장하는 반면 피고 측은 '풀 액셀'을 밟았다고 기록한 사고기록장치(EDR) 기록과 국과수 분석 등을 근거로 페달 오조작 가능성을 주장하고 있다.

원고 측은 이번 실험을 통해 얻은 속도, 분당 회전수(RPM), 가속페달 변위량, 기어 변속단수 등 주행 정보와 국과수 감정서에 기재된 내용을 비교하면서 국과수의 분석이 틀렸다는 사실을 입증하고, 나아가 제조사 측 주장 역시 근거가 없다는 사실을 증명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번 감정에서는 '처음 급가속 현상이 나타나면서 모닝 승용차를 추돌했을 당시'를 상정한 실험도 이뤄진다.

모닝 추돌 직전과 직후의 분당 회전수(RPM)와 속도 변화 등을 관찰해 국과수의 분석이 타당한지 검증하겠다는 취지다.

또 시속 110㎞에서 5초 동안 풀 액셀을 밟았을 때 RPM과 속도 변화도 관찰한다.

사고 차량의 EDR은 A씨가 사고 전 마지막 5초 동안 풀 액셀을 밟았다고 기록했으나 5초 동안 실제 속도는 110㎞에서 116㎞까지밖에 증가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법원에서 선정한 전문 감정인은 '변속장치에 손상이 없었고 110km에서 풀 액셀을 밟으면 최소 시속 136.5㎞가 넘었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원고 측 소송대리를 맡은 법률사무소 나루 하종선 변호사는 "이번 감정은 '페달 오조작에 의한 급발진이 아니라'라는 사실을 입증할 최초의 감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소비자들이 수천만원의 비용을 감당하면서까지 음향분석 감정, EDR 신뢰성 감정, 사고 현장 주행 재연시험을 실시하기란 쉽지 않다"며 "국과수가 분석 결과를 내놓는 과정에서 당연히 실시했어야 할 시험들"이라고 강조했다.

2022년 12월 6일 강릉시 홍제동에서 60대 A씨가 손자 도현 군을 태우고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몰던 중 급발진 의심 사고가 발생해 도현 군이 숨졌다.

이후 이씨 가족이 지난해 2월 국회 국민동의 청원에 올린 '급발진 의심 사고 발생 시 결함 원인 입증 책임 전환 청원' 글에 5만 명이 동의하면서 도현이법 제정 논의를 위한 발판이 마련됐으나 21대 국회의 임기 종료와 함께 자동 폐기될 운명에 놓여있다.

[email protected]

연합뉴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12428 치과의사 이수진, 스토커 협박에 폐업…치료비 먹튀 논란엔 랭크뉴스 2024.06.10
12427 '교감 폭행' 전주 초등생, '자전거 훔쳤다' 경찰 신고돼 랭크뉴스 2024.06.10
12426 “아들·딸에게 이 주식 사줄까” 삼성전자 미성년 주주 40만명 목전 랭크뉴스 2024.06.10
12425 윤 대통령, 중앙아 3개국 순방‥김건희 여사 동행 랭크뉴스 2024.06.10
12424 우울증·불안장애·ADHD도 AI로 치료한다 랭크뉴스 2024.06.10
12423 설리번 “북·중·러 핵 협력 우려”…핵무기 확대 검토 시사 랭크뉴스 2024.06.10
12422 치과의사 이수진 “스토킹에 폐업…먹튀 아냐” 직접 해명 랭크뉴스 2024.06.10
12421 “흑인이 내 딸과 악수를?” 졸업식 난입해 교육감 밀친 아빠 [잇슈 SNS] 랭크뉴스 2024.06.10
12420 액트지오 체납·선정과정…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혹들 랭크뉴스 2024.06.10
12419 [단독] “‘아빠가 김앤장 소개’, 친구들 놀라”…고위직 자녀 포섭 하나 랭크뉴스 2024.06.10
12418 마크롱, 유럽 선거 참패에 30일 조기총선 전격 발표 랭크뉴스 2024.06.10
12417 점심시간마다 한숨 쉬며 사라지는 김 대리…어디 가나 했더니 '이곳'으로 랭크뉴스 2024.06.10
12416 "100일간 혈세 1조 지출"... 의협 '집단휴진 선포'에 재정당국 고심 랭크뉴스 2024.06.10
12415 70대 택시 기사 향한 무자비한 폭행‥누리꾼들 공분 랭크뉴스 2024.06.10
12414 교감 뺨 때린 초등학생…이번엔 "자전거 훔쳤다"로 신고당해 랭크뉴스 2024.06.10
12413 ‘하나투어’ 인수전 흥행 조짐… 글로벌 여행업체·사모펀드도 관심 랭크뉴스 2024.06.10
12412 "남자로 사는 게 힘들어"… 일본서 '약자 남성론' 다시 퍼지는 이유 [클로즈업 재팬] 랭크뉴스 2024.06.10
12411 ‘밀양’ 피해자 “유튜버의 판결문 공개, 원치 않아” 랭크뉴스 2024.06.10
12410 1560% 이자 못 갚자 가족 살해 협박한 MZ조폭, 징역 5년 랭크뉴스 2024.06.10
12409 "尹대통령 지지율 31.5%…국민의힘 34.5%, 민주당 35.6%"[리얼미터] 랭크뉴스 2024.06.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