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번 4·10 총선에서 투표지 분류기가 한 건의 오작동도 일으키지 않았다고 17일 밝혔다. 그간 선거 결과 조작을 주장해온 일부 세력은 분류기를 의심해왔다. 선관위는 이를 불식하고자 이번 총선에 1만2000여명을 동원해 30년 만에 수검표를 실시했다.

지난 10일 대전 중구 한밭체육관에 마련된 개표소에서 개표 사무원들이 유권자들이 기표한 투표용지를 분류작업 하고 있다. 김성태 기자
선관위에 따르면 일부 개표소에서 분류기가 작동하지 않아 예비 분류기를 사용한 사례는 있지만, 후보 기호를 섞어서 분류하는 오류는 없었다. 이번 총선에선 비례대표 투표용지 길이가 분류기의 수용 한도를 초과해 지역구 투표 개표 때만 분류기를 사용했다.

2002년 제3회 지방선거에서 처음 도입된 분류기는 기표 모양과 위치를 인식한 뒤 후보자별로 투표지를 분류하는 보조 기기로 활용돼왔다.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은 유튜브와 SNS를 통해 “분류기를 해킹해 개표 결과를 조작할 수 있다”는 의혹을 꾸준히 제기해왔다.

4년 전 21대 총선 때 충남 부여지역 개표소의 분류기 오작동으로 기호 2번 표가 1번 후보의 득표함에 섞여 들어가 선관위 직원이 고발되는 일도 있었다. 21대 총선에서 미래통합당으로 출마했다가 낙선한 민경욱 전 의원이 분류기와 서버 등을 이용해 개표 결과를 조작했다며 선관위를 상대로 선거 무효소송을 냈지만, 대법원은 2022년 7월 “구체적 증명 없이 의혹 제기에 그친다”고 기각했다.

대법원의 판단에도 조작 의혹이 이어지자 선관위는 이번 총선에서 수검표를 도입했다. 투표함을 연 뒤 분류기를 거쳐 기호별로 분류된 투표용지가 심사ㆍ집계부로 넘어가기 전에 수검표 단계를 추가했다. 이를 통해 개표 사무원들이 일일이 기호별 투표용지 분류가 정확한지, 무효표가 없는지 등을 확인했고, 이후 심사계수기를 거쳐 득표수를 계산했다.

수검표 끝에 분류기에 문제가 없다고 결론내렸지만 인력과 예산 낭비는 피할 수 없었다는 게 선관위 입장이다. 수검표가 추가되면서 개표 사무원은 4년 전 총선보다 1만2000여명이 늘어난 7만6000여명이 동원됐다. 8년 전과 비교하면 2만9000여명이 늘었다. 10~11일 이틀 근무를 기준으로 개표 사무원의 수당 15만원을 계산하면 인건비로만 최대 18억원이 추가됐다.

개표 사무원을 충원하는 것도 난관이었다고 한다. 통상 선거 업무 경험이 많은 지자체 공무원들이 투ㆍ개표 사무원으로 동원됐지만, 전국공무원노조는 “공무원 희생을 강요하는 강제노동”이라며 공개적으로 반발하기도 했다. 이번 총선 개표 사무원 중 공무원은 약 3만2000명으로 절반 이상을 대학생과 공기업 직원ㆍ은행원 등 민간인으로 채웠다.

김용빈 선관위 사무총장이 지난달 7일 경기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선관위는 부정선거 의혹이 해소될 때까지 수검표를 유지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김용빈 선관위 사무총장은 지난달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사람의 눈과 손으로 하는 것보다 투표지분류기가 더 정확하다”며 “국민이 분류기를 의심하지 않을 때까지 계속 보여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24551 [단독] "메모리 슈퍼사이클 온다"…SK하이닉스, 추가투자 검토 착수 랭크뉴스 2024.04.28
24550 ‘철근 없는’ 자이, 이번엔 중국산 KS 위조 유리 사용 랭크뉴스 2024.04.28
24549 윤상현에 총선 두 번 진 민주당 남영희, 내일 선거 무효소송 제기 랭크뉴스 2024.04.28
24548 안철수 "2선 후퇴하라"…차기 원내대표 부상 이철규 '직격' 랭크뉴스 2024.04.28
24547 박대령 모친 인터뷰 본 이준석 "무죄시 정권 내놔야" 폭발 랭크뉴스 2024.04.28
24546 ‘범죄도시 4’ 마동석 또 통했다···개봉 5일차에 400만 돌파 랭크뉴스 2024.04.28
24545 윤상현에 두번 패배한 남영희, 선거 무효소송 제기 랭크뉴스 2024.04.28
24544 수술 4번 받고 교실 왔는데…‘눈물 버튼’ 눌러버린 선생님 [현장영상] 랭크뉴스 2024.04.28
24543 '여름처럼 무더운 4월 주말'…월요일 비로 한풀 꺾인다 랭크뉴스 2024.04.28
24542 정국 ‘최대 분수령’ 첫 尹·李 회담…25만원 민생회복지원금·채상병 특검법 의견 좁힐까 랭크뉴스 2024.04.28
24541 李, 尹과 회담서 “가족 문제 공정”…에둘러 김여사 문제 거론 가능성 랭크뉴스 2024.04.28
24540 與윤상현에 '1025표차'로 진 민주 남영희, 선거 무효소송 제기 랭크뉴스 2024.04.28
24539 與김도읍, 차기 원내대표 불출마…당내 출마 선언자 '0명'(종합) 랭크뉴스 2024.04.28
24538 난폭운전 50대 고속도로 추격전…바퀴에 실탄 쏴 검거(종합) 랭크뉴스 2024.04.28
24537 4월인데 32도…벌써 찾아온 한여름 더위, 내일 비가 식혀준다 랭크뉴스 2024.04.28
24536 '범죄도시4' 400만 돌파…마동석 "재미 걸맞은 스코어 나올 것" 랭크뉴스 2024.04.28
24535 안철수 "2선 후퇴하라"…차기 원내대표 부상 이철규 '저격' 랭크뉴스 2024.04.28
24534 현직 부장검사 "0.1% 정치사건으로 검찰 악마화... 조기퇴직 부추겨" 랭크뉴스 2024.04.28
24533 민주 "175석 당이 12석 당을 의식해야 하나"... 조국혁신당과 선 긋기 랭크뉴스 2024.04.28
24532 대통령실 “가감없이 듣겠다”…민주 “듣는 자리 아니라 답하는 자리” 랭크뉴스 2024.04.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