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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사장님이 만든 음식 먹고 배탈 났어요. 보상해 주세요.”
식당 음식을 먹은 뒤 “장염에 걸렸다”며 다수의 자영업자를 협박해 합의금 9000만 원을 뜯어낸 이른바 ‘장염맨’이 경찰에 붙잡혔다.
전북경찰청 형사기동대는 상습사기 혐의로 A(39)씨를 구속해 조사 중이라고 17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6월부터 올해 3월까지 전국 음식점에서 418차례에 걸쳐 9000만원 상당을 빼앗은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불특정 다수의 음식점에 무작위로 전화를 걸어 "일행과 식사했는데 장염에 걸렸다"며 합의금을 요구하는 수법으로 범행했다.
A씨는 업주가 합의를 거부하면 "구청에 전화해 영업정지 시키겠다"고 협박까지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겁에 질린 업주들은 A씨의 요구에 따라 수십만∼수백만원을 합의금 명목으로 이체했다.
경찰은 피해 업주들의 진술을 확보하고 지난 12일 부산시 한 숙박업소에서 A씨를 붙잡았다.
조사 결과 A씨는 휴대전화로 '전국 맛집'을 검색한 뒤 매일 10∼20곳의 음식점에 협박 전화를 건 것으로 드러났다. A씨의 전화를 받은 음식점은 3000여 곳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이미 자영업자 사이에서 유명한 속칭 ‘장염맨’이다. A씨는 과거에도 비슷한 수법으로 범행했다가 처벌받고 지난해 출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소상공인 커뮤니티에는 ‘장염맨이 다시 활동하고 있다’, ‘저희 가게에도 장염맨 전화 왔다’ 등의 글이 올라와 있다.
그는 자영업자로부터 뜯어낸 합의금 대부분을 "생활비와 인터넷 도박 자금으로 사용했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는 주로 낮에 범행하고 밤에는 휴대전화 전원을 꺼 경찰의 추적을 피했다"며 "또 다른 피해 사례 등이 있는지 수사를 진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