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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우방국, 이스라엘-이란 전면전 반대
자국민 74%도 “우호국 협력 없는 반격 반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로이터 연합뉴스

이스라엘이 이란에 보복 공격을 당한 뒤 즉각적 반격을 하지 않고 나흘째 고심하고 있다. 배경에는 확전을 원하지 않는 미국 등 우방국들의 압력과 이웃 아랍 국가의 도움 없이 이란을 본격적으로 공격하기 쉽지 않다는 사정 등이 겹쳐 있다.

16일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방위군(IDF) 대변인은 기자들을 만나 이란에 대해 “우리는 적기에, 적당한 장소에서 우리가 선택한 방식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13일 이란은 시리아 주재 자국 영사관을 폭격한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 공격으로 300개 넘는 미사일·드론을 발사해 이스라엘 본토를 사상 처음 공격했다. 이후 이스라엘 전시 내각이 소집됐지만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미국은 이스라엘의 반격으로 이번 충돌이 이란-이스라엘 전면전으로 비화하는 것에 대한 부정적 견해를 여러 차례 분명히 밝혔다. 익명의 미국 관료를 인용한 에이피(AP) 통신 보도를 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에게 ‘미국은 이란에 대한 이스라엘의 보복 공격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며 “신중하고 전략적으로 생각하라”고 압박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스라엘이 거센 반격에 나설 경우 최대 지원국인 미국의 지원을 잃을 수 있다.

이스라엘이 이란의 드론 및 미사일 공격을 99% 막아냈으며 대부분은 이스라엘 영토로 들어오기 전에 요격했다고 밝혔다. 배경에는 미군과 영국군이 이란 드론 격추에 참여하고 주변 아랍 국가 도움도 있었기 때문이다. 중동 지역을 관할하는 미군 중부사령부는 이란에 대응하기 위해 요르단, 사우디아라비아 등과 협력하고 있다. 에이피는 익명의 이스라엘 공군 관계자를 인용해 이스라엘이 이란 미사일을 요격하려면 자국 전투기가 동부 지역을 비행해야 했던 상황인데 이 과정에서 동쪽에 있는 요르단은 물론 사우디아라비아의 도움이 필요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스라엘이 독자적으로 이란에 반격하면 곤란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 이스라엘 텔아비브의 싱크탱크 국가안보연구소(INSS)의 요엘 구잔스키 선임연구원은 “(이란에 대해) 거센 보복 공격을 하지 않을 경우 (가자 전쟁으로 국제사회 비판을 받는) 현 상황에서 이득을 볼 수 있고 큰 신뢰도 얻을 수 있다”며 “그런데 보복 공격을 하면 (오히려) 신임을 잃게 된다”고 짚었다.

현실적으로 주변국 도움 없이는 자국에서 2000㎞가량 떨어진 이란에 대한 본격적인 반격도 어렵다. 이스라엘이 이란 영토로 미사일을 쏘려면 사우디아라비아의 영공 통과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사우디가 승인할 가능성은 작다. 수니파 맹주인 사우디에 시아파 맹주인 이란은 눈엣가시이지만 그렇다고 이스라엘 편에 서는 것처럼 비치는 것은 큰 부담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이스라엘이 이란의 지원을 받은 무장 단체를 공격하거나 이란 핵 시설 등에 사이버 공격을 하는 등 기존 ‘그림자 전쟁’ 방식으로 제한된 반격을 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국내에서 우호국과의 협력 아래 대응해야 한다는 여론이 지배적인 점도 이스라엘 정부가 고심하는 데 한몫을 한 걸로 보인다. 예루살렘 히브리 대학이 발표한 16일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의 3분의 1인 약 74%가 우호국과 협력하지 않는 반격에 반대한다고 답했다. 우호국과의 관계를 해치더라도 반격해야 한다는 의견은 26%에 불과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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