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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유족 측 재심청구 4년 만에 개시 여부 첫 심문
10·26사건 12일 뒤인 1979년 11월7일 공개된 현장검증. 당시 차지철 경호실장을 향해 권총 한 발을 쏜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이 앞에 앉아 있던 박정희 대통령을 쏘는 모습을 재연하고 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박정희 전 대통령을 암살한 10·26 사건으로 사형이 집행된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 유족이 법원에 재심을 청구한 지 4년 만에 재심 개시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재판이 열렸다.

서울고법 형사7부(재판장 이재권)는 17일 김 전 부장의 유족이 낸 내란목적살인 등 혐의 재심청구 사건의 첫 심문기일을 열었다.

이날 심문은 유족이 2020년 법원에 재심청구를 한 지 4년 만에 열렸다. 김 전 부장의 재판 전 과정이 녹음된 테이프가 언론을 통해 공개된 것이 계기가 됐다. 유족과 변호인단은 해당 보도를 한 JTBC 기자로부터 녹음 테이프를 입수·분석해 재심 근거를 마련했다.

변호인단은 “김재규 재심 사건은 역사적인 것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사법적으로 제대로 된 이름을 붙여줘야 한다”며 “당시 유신독재에 대한 항거, 유신독재에 마침표를 찍기 위한 항거 행위라는 걸 정확하게 사법적으로 평가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김재규의 행동은 민주주의 회복을 위함이었지 내란 목적이 아니었다”고 재심청구 이유를 밝혔다.

또 변호인단은 “재판을 받을 당시 김재규는 변호인 조력권을 침해받았고 피고인 방어권은 철저히 유린됐다”며 “법령에 근거하지 않고 설치된 합동수사본부에 의해 위법하게 수사가 진행됐다”고 했다.

변호인단은 당시 김 전 부장의 국선 변호인으로서 재판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한 안동일 변호사(84)를 증인으로 불러 신문해줄 것을 법원에 요청했다.

이날 재판에 참석한 김 전 부장의 셋째 여동생 김정숙씨(85)는 “큰오빠가 돌아가시고 44년이 흘렀다. 통한의 세월을 보냈고 인고의 시간을 보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재판부의 현명한 판단으로 재심이 속히 재개되길 바란다”며 “무엇보다 이번 재심을 통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어떻게 이뤄졌는지를 온 국민이 깊이 새겨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씨는 중간중간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

재판부는 재심 개시 여부를 결정하기 전에 증인신문을 하기 위해 심문기일을 한 차례 더 열기로 했다. 안 변호사에 대한 증인신문은 오는 6월12일 진행된다.

김 전 부장은 1979년 10월26일 박정희 전 대통령과 차지철 전 경호실장을 살해한 혐의(내란 목적 살인)로 기소돼 12월20일 1심 판결에서 사형을 선고받았다. 이후 대법원에서 상고가 기각된 지 나흘 만인 1980년 5월24일 형이 집행됐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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