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급차. 해당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서울경제]

경남 김해시에서 쓰러진 60대 심장질환 환자가 6곳의 병원으로부터 응급실 이송을 거부당한 뒤 부산까지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의료계와 정부의 갈등이 심화하는 가운데 의료 공백에 따른 환자 피해가 속출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7일 경남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오후 4시 9분께 경남 김해시 대동면에서 밭일을 하던 60대 A 씨가 가슴통증을 호소하며 119에 신고했다.

당시 현장에 출동한 구급대원은 경남 일대의 병원 6곳에 10여 차례 문의했지만 모두 거절당했다. 이후 A 씨는 부산 소재의 한 종합병원에서 “수술은 어렵지만 진료는 할 수 있다”는 연락을 받고 오후 5시 25분께 병원에 도착했다. 해당 병원은 검사를 실시한 뒤 A 씨에게 대동맥박리를 진단했다. 대동맥박리는 피가 대동맥 중간 계층의 막 사이로 흘러들어가면서 발생하는 질환이다.

응급수술을 받아야 했던 A 씨는 재차 수술이 가능한 병원을 알아보기 위해 30분가량을 허비한 뒤 오후 7시 45분께 부산의 한 대학병원으로 이송됐다. 수술을 기다리던 A 씨는 병세가 악화돼 심정지 상태에 빠졌으며, 의료진이 심폐소생술(CPR)을 실시했지만 119 신고 6시간 만인 오후 10시 15분께 끝내 사망했다.

유족 측은 A 씨가 의료 공백으로 인해 시간이 지체됐으며 제대로 된 처치를 받지 못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유족들은 보건복지부 피해 신고 및 지원센터에 사례를 제출했다. 부산시 또한 현장 조사를 거친 뒤 결과를 보건복지부에 전달했다.

한편, 의료 공백이 장기화하면서 병원을 찾지 못해 환자가 숨지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앞서 지난달 26일에도 부산에서 50대 급성 심장질환 환자가 병원 15곳으로부터 거절을 당해 울산으로 이송됐으나 끝나 숨진 사례가 발생하기도 했다. 지난달 22일에는 충주시에서 전신주에 깔린 70대가 병원 3곳으로부터 거절당한 뒤 사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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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민석 기자([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