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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국의 유명 음식점, 이른바 맛집들을 대상으로 그곳에서 식사한 뒤 장염에 걸렸다고 협박한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3천여 곳을 협박해 4백여 곳에서 9천만 원을 뜯었는데, 워낙 협박이 잦다 보니 음식점들 사이에선 '장염맨'으로 통했다고 합니다.

김규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달, 경기도의 한 음식점에 걸려온 전화입니다.

[협박범 : "목요일에 식사 왔던 손님인데요. 그 후에 저희 식사했던 일행 중에 네 사람이나 복통에 설사까지 한 일이 있어서."]

확인해 보겠다고 하자, 다짜고짜 협박을 시작합니다.

[식당 직원 : "저희가 그날 담당자하고도 확인하고 다시 연락을 드리려고요."]

[협박범 : "아니 다른 X 소리 X 하지 말고. 사장 전화번호 문자로 지금 바로 보내요. 아니면 나 바로 영업정지 바로 시킬 거니까."]

전북 전주의 유명 음식점 사장도 두 달 전 비슷한 전화를 받았습니다.

그러고는 급한 마음에 치료비로 24만 원을 송금했습니다.

[피해 음식점 사장/음성변조 : "가게 다 힘든데 와서 막 해코지할 것 같고, 아무튼 심장이 벌렁벌렁거려서 그냥 바로 보내주고…."]

이곳을 포함해 협박 전화를 받은 가게는 전국에 3천여 곳으로 파악됐습니다.

지난해 6월부터 지난 3월까지 전국의 '맛집'을 검색해, 하루 10여 곳에 전화 협박을 일삼은 겁니다.

그리고 4백여 곳은 합의금으로 9천여만 원을 건넸습니다.

혹시 신고를 당하면 영업에 타격이 생길까 걱정돼 돈부터 건넨 겁니다.

[심남진/전북경찰청 형사기동대 2팀장 : "신고받고 가게 되면 그 안에 있는 식자재를 다 검사하는 거죠. 식품위생법상 보건소에서 검사도 일정 기간 해야 하잖아요?"]

피해가 잇따르자 음식점 사장들이 자주 이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장염맨' 주의보가 내려지기도 했습니다.

경찰은 탐문 수사 끝에 부산에서 30대 남성을 붙잡아 상습사기 혐의로 구속했습니다.

KBS 뉴스 김규희입니다.

촬영기자:정성수/그래픽:최희태/화면제공:전북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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