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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시백의 고려사’ 4년 만에 완간
“저마다 자신이 맞다고 하는데
정치지도자, 국민이 평가할 것”
현 정치에 배울 만한 점 언급
차기작, 해방 후 역사 다룰 예정
만화가 박시백이 17일 서울 마포구 휴머니스트 출판사에서 <박시백의 고려사> 완간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어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휴머니스트 제공


만화가 박시백이 고려사 500년을 정리한 <박시백의 고려사>를 4년 만에 완간했다. 조선 역사 500년을 담은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부터 따지면 한국사 1000년을 그리는 데 꼬박 20년을 바쳤다. 그간 박시백이라는 이름은 역사만화가로 확고히 입지를 굳혔다. “역사는 나라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도리이자 기본 소양입니다. 시대의 요구를 받아들여 기꺼이 헌신하는 사람도, 자기 이익만 챙기는 사람도 있죠. 후손은 선조를 가려서 기억하고 재평가를 계속 이어가야 합니다.”

박시백은 17일 서울 마포구 휴머니스트 출판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역사의 소개서를 만드는 것이 나의 몫”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2001년부터 12년간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을 그렸던 그는 일제강점기를 다룬 <35년>을 펴냈다. <박시백의 고려사> 완간에 이어 그의 역사 천착은 해방 이후 역사를 다룰 차기작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박시백은 고려를 “작지만 강한 나라”라며 최근 KBS 드라마 <고려거란전쟁>으로 유명해진 양규 장군을 예로 들었다. “고려 시대에는 굉장히 국란이 많았습니다. 양규 장군은 고려의 특징을 보여주는 인물이죠.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싸워 죽음을 맞이하는데, 비슷한 인물들이 외침 때마다 등장합니다. 여러운 상황에서도 나라를 지켜내는 힘이야말로 고려가 우리에게 물려준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박시백이 전체 5권으로 완간한 <박시백의 고려사> 표지. 휴머니스트 제공


그는 철저히 정사(正史) 중심의 역사 만화를 그린다. <박시백의 고려사>는 ‘고려사’ 139권 75책과 ‘고려사절요’ 35권 35책의 기록을 한줄 한줄 뜯어보며 그렸다. 때문에 대중의 통념과 다른 부분도 다수 나온다. 후삼국시대 승려 군주인 궁예가 대표적이다. 대중의 뇌리에는 안대를 찬 궁예가 각인돼 있다. TV 드라마 <태조 왕건>의 영향이다. 하지만 <박시백의 고려사>에 그려진 궁예의 얼굴에는 안대가 없다. 궁예가 안대를 찼다는 역사적 기록을 찾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박시백은 재평가하고 싶은 인물로 김부식을 꼽았다. 독립운동가이자 역사학자인 신채호는 묘청의 난을 진압한 김부식을 ‘사대주의자’로 평가했다. 하지만 박시백은 김부식을 “정치가로서나 학자로서나 탁월했던 인물”이라고 지지했다. “김부식에 대한 부정적 평가는 신채호 선생의 이분법에 기초한 것이죠. 김부식이 ‘삼국사기’를 편찬할 때 중국에서 벗어나 삼국 중심의 시각을 유지하려 애쓴 흔적이 보입니다. 묘청의 난을 진압할 때도 군사와 백성이 피해를 최소화했어요.”

현재 한국 정치가 고려사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박시백은 한국사를 정리하며 떠올린 ‘시대의 요구’라는 표현을 썼다. “고려의 건국자인 태조 왕건은 삼한 통일이라는 시대의 요구를 정확하게 파악했던 그릇 큰 리더였습니다. 어느 시대건 시대의 요구에 부응해야 훌륭한 지도자겠죠. 지금 정치지도자들은 저마다 자신이 맞다고 하는데, 과연 시대에 부응했는지는 국민이 평가할 것입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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